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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는 회복불능 국면, 북미 막후협상마저 깨진다면...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6/06/19 09:05
  • 수정일
    2016/06/19 09:0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남북대화는 회복불능 국면, 북미 막후협상마저 깨진다면...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6/19 [01:0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김정은 당위원장은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에서 "이 땅 우에 기어이 존엄높고 번영하는 통일강국을 일떠세우고야말 것"이라고 말하며 조국통일을 향한 자신의 확고한 의지와 결심을 천명하였다. 특히 지금처럼 군 당국 사이의 모든 대화가 중단된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시급히 남북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와와 안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이 7차대회 이후 북은 즉각적으로 여러 부문에서 연이어 남북대화를 제의해왔다.     ©자주시보

 

북이 "대화 상대는 얼마든지 있다"며 그간의 전략을 바꿀 가능성을 내비쳤다.

 

1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의 민족화해협의회 대변인은 같은 날 담화를 통해 "박근혜가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고 앙탈을 부린다면 굳이 대화를 청할 생각이 없다"면서 "박근혜가 아니더라도 우리와 손잡고 나갈 대화의 상대는 얼마든지 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고 한다.

 

대변인은 "우리의 대화 제의가 제재와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면전환용'이라는 것은 온 겨레가 염원하는 북남관계개선을 끝까지 기피하려는 대결광증의 집중적발로"라고 덧붙였다.

 

민족화해협의회 대변인은 또 "우리의 핵 개발이 북남관계 개선을 근본적으로 가로막고 있다는 것은 가장 파렴치한 흑백전도의 극치"라며 "우리의 핵 보유는 자기의 존엄과 자주권, 운명과 미래를 사수하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자위적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핵 능력을 질적, 양적으로 강화하고 태평양 건너의 미국본토까지도 날려 보낼 수 있는 최첨단 전략 핵 타격 수단들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면서도 "이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에 대한 응당한 자위권행사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이것이 도발로 매도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는 북은 전날에도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세계 최대의 열점 지역인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수호하는 가장 최선의 방도는 우리의 자위적 핵 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것"이라며 핵 개발의 당위성을 강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북의 핵억제력은 미국의 핵위협에 대응하여 북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남측이 반대한다고 포기할 문제가 아니며 이것을 문제 삼아 남측이 북과 대화를 거부한다면 더는 박근혜 정부와 대화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 2011년 2월 8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군사당국회담을 위한 실무회담 모습, 문상균 대령(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리선권 대좌(대령급, 왼쪽에서 두 번째) 북은 최근에도 군사당국자 회담과 그 준비를 위한 이런 실무회담을 하자며 날짜까지 제안하는 등 연속적인 대화제의를 해왔었다.    ©

 

하지만 연합뉴스 인용보도만으로는 '박근혜 정부가 아니어도 대화 상대는 얼마든지 있다'는 말의 의미가 남측의 차기정권을 의미하는 것인지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를 의미하는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없어 인터넷을 검색하여 그 전문을 살펴보니 차기정부가 아니라 남측이 아니어도 북이 교류협력을 진행할 나라들은 많이 있다는 의미, 더불어 박근혜 정부가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남측은 대화에서 완전히 배제한 채 미국 등과 직접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풀겠다는 의미로 보였다.

 

특히 미국과 결산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었다.

 

[박근혜가 아니더라도 우리와 손잡고 나갈 대화의 상대는 얼마든지 있다.   

희세의 대결*녀가 날로 숨이 꺼져가는 제 처지도 모르고 분별없이 날뛴다면 우리 역시 미국과 침략의 한배를 타고 반민족적망동에 광분하는 반역의 무리들과 최후의 계산을 할것이며 다시는 이런 얼간망둥이들이 머리를 쳐들지 못하게 매장해치울것이다.   

박근혜는 세치 혀로 불러들인 화가 얼마나 엄청난것인지 머지않아 몸서리치게 깨닫게 될것이다.]-17일 북 민화협 대변인 담화 중에서

 

북의 민화협이라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시절 남북교류행사를 진행하는 북측 기관의 한 축이었는데 그런 기관에서 극단적인 어투로 가장 수위가 높은 비난 단어들을 선택하여 시종일관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고 있었다. 너무 극단적이어서 일부 단어는 삭제해서 인용하였다.

그리고 남측에 대한 북 기관의 담화 치고는 그 길이가 거의 비망록 수준으로 길었다.

 

최근 북이 연이어 남측에 대화를 제의한 배경과 의도가 무엇인지 구구절절히 설명하면서 그것을 거부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문제점도 북의 입장에서 매우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었다.

 

특히 북은 박근혜 정부가 기어이 대화를 거부하고 북에 대한 강경대결정책 일변도로 나간다면 미국과 최후의 계산을 할 때 함께 계산할 것이라는 경고도 담았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통일을 위한 자체의 시간표와 계회표를 만들어놓고 그 실현을 위해 하나하나의 과정을 밟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북이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에 남북대화 필요성을 역설하고 대회가 끝나자마자 연이어 대화제의를 했던 것도 시간표 구현의  일환으로 제기한 것이지 꼭 남측이 받아줄 것이라고 확신해서가 아니었던 것 같다.

 

전문에서는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은 미국과의 대화로 보고 있지만 남과 북이 서로 힘을 합쳐 한반도 위기 문제를 히결하고 통일을 이루어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또 세계 앞에 가장 떳떳한 방법이기에 그를 위해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보겠다는 차원에서 제기했음을 암시하고 있었다.

 

이미 북미 막후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해외언론과 전문가들의 의견도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 북미 대화마저 깨진다면 그 다음 시간표가 무엇일지는 그간 북의 행보를 놓고 보면 어렵지 않게 짐작된다. 이번 북 민화협 담화에서도 밝혔듯이 강력한 대미 핵억제력 과시가 아닐까 생각된다.

 

연합뉴스의 관련 보도에서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앞으로 우리 정부를 배제한 채 국제사회와 더욱 적극적으로 대화를 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면서 "조심스럽긴 하나 저강도의 무력 시위나 대남 심리전을 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는데 일리가 있는 분석으로 판단된다.

 

다만 과연 저강도에서 끝날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이미 올해 초 보여준 북의 무력시위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이었으며 전례없이 강력한 것이었다. 문제는 그보다 약한 후속 무력시위가 과연 무슨 효과를 가져올 것이며 다음 수순, 다음 시간표로서 의미가 있겠는지 하는 의문이다.

 

남북대화는 이대로라면 사실상 물건너 가고 있다. 막후에서 진행 중인 북미대화라도 잘 풀리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것마저 결실없이 끝난다면 그 다음 수순은 생각하기조차 두렵다. 올해 초 공개한 북의 핵억제력만 해도 그 내용을 따져보면 정말 무시무시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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