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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당선, 국민에 의해 ‘삼성X파일’ 무죄 확정 받은 것”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67]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지난 2005년 검찰과 삼성의 유착 관계를 폭로한 ‘삼성X파일' 사건 때문에 2013년 의원직을 상실한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경남 창원 성산을 지역구로 해 지난 4.13총선에서 당선, 국회 복귀에 성공했다.

20대 국회 정의당의 첫 원내대표로서 노회찬 의원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그는 국회 청소노동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우선적으로 대변해야 할 분들이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라면서 “국회 청소노동자들의 현실과 그에 따른 어려움을 함께 풀어나가자는 취지에서 그 분들을 우선적으로 만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분들은 내가 일하는 직장 동료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노회찬 의원은 3당의 원 구성 협상에 대해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날짜만 당겨졌을 뿐 원 구성을 이루는 과정은 원내교섭단체들끼리 자리를 나눠 먹는 방식으로 이뤄졌고 국회의 운영이나 구성에 필요한 국회 개혁이나 혁신은 하나도 다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원연설에 대해서도 “국회와 소통하고 협치 하겠다는 내용 자체는 좋은 얘기다. 하지만 그 내용을 실천할 수 있는 첫 번째 단추는 대통령이 꿰어야 한다”면서 “‘노동법 개악’을 ‘노동 개혁’이란 이름으로 추진하려는 시도가 선거를 통해 평가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추진하려는 점은 실망스럽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음은 지난 15일 정의당 노회찬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 이영광 기자

“총선 당선, 국민에 의해 ‘삼성X파일’ 무죄 확정 받은 것”

- 국회에 3년 만에 돌아오셔서 2주가 지났어요, 어떻게 보내셨어요?

“지역구가 창원 성산이라 서울과 창원을 오가다보니 열흘 동안 비행기를 10번 타기도 했어요.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아주 바쁘고 분주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 19대 때와 달리 20대 국회, 달라진 게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19대 국회 때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의원직을 대법원 판결로 박탈당했기 때문에 저는 이번 당선이 대법원에 의해 유죄 선고 난 ‘삼성X파일’ 사건이 국민의 선고를 통해서 무죄로 확정되었다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 하나 20대 국회는 19대와 달리 여소야대기 때문에 제가 19대 때에도 당선됐지만, 여소야대 국회에서 일 하게 되어 훨씬 상황이 다르고 많은 걸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 17대는 비례대표였고 19대는 서울 노원병이었지만 20대는 경남 창원으로 멀어졌는데 어떠세요?

“아무래도 19대 때는 서울 노원병이었지만 20대에서는 경남 창원이다 보니까 멀리 떨어져 있어서 오가는 어려움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19대 때나 20대에 지역 활동과 더불어서 전국적 사안을 다룬다는 점에서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17대에서는 비례대표로 4년 동안 법사위에서 활동했는데 이번에도 상임위가 법사위라는 점에서 17대 때의 국회 활동을 조금 더 발전적으로 연장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식당에서 국회 청소노동자들과 만나 오찬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회 청소노동자들은 직장 동료…어려움 해결 앞장설 것”

- 개원하자마자 국회 청소부 노동자를 만났는데.

“어느덧 전통이 돼버렸어요. 제가 17대 국회 때도 국회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국회 내의 청소노동자를 만났거든요. 저는 노동자들은 전국 어디에나 있지만, 국회라는 같은 공간에서 제가 일하는 직장 동료기도 할뿐더러 또 제가 늘 우선적으로 대변하고자 노력하는 분들이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예요.

그렇기 때문에 17대 국회에서도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청소노동자들과 같이 간담회와 식사를 같이 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앞장서겠다고 다짐했어요. 19대 때도 마찬가지였고 20대 국회에서 원내대표가 되어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이 청소 노동자들과의 간담회였고 그분들이 부딪힌 현실 속에서 어려움을 함께 풀어나가자는 취지로 만났습니다.”

- 방을 같이 쓰자고 제안하셔서 화제가 되었어요.

“처음에 저는 몰랐지만 국회 내 청소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는 과정에서 그분들이 쓰던 노조 사무실과 휴게소가 국회 내의 정당들이 많아져서 방을 배정하는 과정에서 방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안 좋은 소식을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그분들에게 ‘공간이 옮겨지는 한이 있더라도 공간이 공간대로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설령 여의치 않아서 잘 안 풀리면 그때는 정의당이 쓰는 국회 내 공간이라도 함께 쓰겠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어요. 그리고 ‘정의당 국회의원은 여러분을 직장 동료로 생각해서 정의당이 국회에 있는 한 청소하시는 분들이 어려워하는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씀드렸습니다.”

- 반응은 어땠나요?

“어찌 보면 사소한 일이고 너무 당연한 일인데 작은 일에서도 정의가 실현되지 못하는 일이 많고 권력이나 재산이 많거나 갑의 위치에 있는 경우에 그런 횡포가 아직까지 심하잖아요. 정의당도 국회 내에서는 자기 사무실도 제대로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만큼 얻지 못하는 약자의 위치에 있어요. 그래서 정의당이라는 약자가 노사관계에서 약자인 청소노동자들과 연대하는 의미도 있어서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신 것 같아요,”

“기득권 타파, 국회 개혁의 첫걸음”

- 정의당 원내 대표를 맡으셔서 어깨가 더 무거울 것 같아요.

“힘없는 정당의 원내대표를 맡다 보니 어깨가 무거울 정도가 아니라 부서질 정도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러나 또 지금 국회가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은 20석 이상이기 때문에 2백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의 지지를 받은 정당이 원내 주로 문제를 다루는 데에 참가도 못 하는 상황이예요.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국회 내에서 기득권을 타파하는 것이고 국회개혁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그럼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세요?

“지금 3% 이상의 지지와 5석 이상의 의석을 가진 당들에게는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국고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원내교섭단체도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지난주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되었잖아요. 어떻게 평가하세요?

“원 구성이 빨리 이뤄진 것은 다행입니다, 그러나 날짜만 당겨졌을 뿐 원 구성을 이루는 과정은 원내교섭단체들끼리 자리를 나눠 먹는 방식으로 이뤄졌어요, 또한 국회의 운영이나 구성에서 필요한 국회 개혁이나 혁신은 하나도 다뤄지지 않은 채 문제가 많다고 지적된 국회를 자리만 나눠서 개원이 빨라졌다고 생각합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전 제20대 국회 개원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으로 개원연설을 위해 입장, 의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소통과 협치? 박근혜 대통령이 첫 단추 꿰어야”

-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개원 연설을 했는데.

“ 국회와 소통하고 협치를 하겠다고 하셔서 말씀 자체는 좋은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실천할 수 있는 첫 번째 단추는 대통령이 꿰어야 한다는 거죠. 그동안 대통령은 소통을 제대로 못 하고 말로만 협치 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안팎에서 많았는데 대통령이 변하지 않고서는 그동안의 불통 대통령 이미지는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에서 한 얘기가 실천될 수 있도록 대통령이 먼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죠.

두 번째는 그날도 ‘노동악법’을 이른바 ‘노동개혁’이란 이름으로 ‘노동법 개악’을 하려고 하는 시도가 이번 선거를 통해서도 냉혹한 평가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 부분에 대해서 추진하려는 의지를 가진 점은 몹시 실망스러운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朴 거부한 상시청문회법, 20대 국회서 재의결 가능”

- 19대 마지막에 상시청문회법이 통과됐지만,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잖아요. 이 문제는 끝난 건가요?

“전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문제는 19대에 통과된 국회법 개정안, 이른바 상시 청문회 법이 국회에서는 의결이 됐지만, 대통령에 의해 거부 됐기 때문에 20대 국회에서 재의결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 하지만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19대 국회 임기가 끝났기 때문에 자동폐기 된다고 하던데.

“그렇지 않습니다. 19대 국회에서 의결되지 못한 법안은 20대 국회로 넘어가지 못하지만 19대 국회에서 의결 되었는데 공표하지 않은 법안들은 20대에서 대통령이 공표하면 됩니다. 이건 과거에도 전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19대에서 의결됐지만, 대통령이 거부해서 재의결을 기다리는 법안은 재의에 부쳐서 상임위로 갈 필요 없이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하면 됩니다.”

- 19대와 20대 의석수가 다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19대에서 의결된 법안이고 공표를 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1차 거부권 행사가 있었기 때문에 그 거부권에 대해 19대 국회는 이미 해산되어 없으니까 지금 국회에서 처리하면 되죠.”

   
▲ 무소속 윤종오 의원(울산 북구)이 1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최근 상임위 배정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한 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의 농성장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언론 전문가로 국회에 들어온 추혜선 의원의 상임위가 외통위로 결정 나서 문제가 되는데 어떻게 풀어갈 생각이세요?

“추 의원이 이틀째 농성 중이고 비교섭단체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 권한을 가진 국회의장이 상임위 정수를 늘려서라도 추 의원이 원래 희망했던 그리고 어떤 경합도 아닌 상황에서 미방위를 신청했는데 미방위에 배속되도록 촉구하고 있어요.”

“세월호‧백남기‧역사교과서 국정화 중지에 역점 둘 것”

- 20대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이 많잖아요. 그래서 우선순위를 두고 순차적으로 해결해야 될 것 같은데 정의당은 어디에 중점을 두실 생각이신가요?

“정의당은 무엇보다도 19대 국회가 해결하지 못한 여러 현안, 세월호 특조위나 백남기 농민 문제에 대한 청문회 실시,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지에 역점을 둘 것입니다. 그리고 20대 국회에서 새롭게 고용문제를 비롯한 구조조정과 관련된 실업으로 내몰리고 있는 노동자들과 많은 자영업자 등 민생문제에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정의당 위기? 젊은층 지지율 상승…가능성 보여준 것”

- 지난 총선에서 정의당은 의석 6개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정의당의 위기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정의당이 원내 3당에서 4당으로 밀린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정의당이 목표했던 의석에 한참 미달하는 의석을 얻어서 선거 결과가 몹시 실망스러운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정의당이 위기나,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보진 않아요.

선거 후 정의당의 지지율이 8%를 넘어서고 젊은 층에서 정의당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상황도 정의당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고 정치혁신을 위해 정의당의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19대와 마찬가지로 20대에서도 여전히 원내 제4당과 유일한 진보정당으로서의 위치를 저희가 무겁게 받아들이고 정치 발전과 혁신을 위해서 정의당이 해야 할 몫을 제대로 찾고 무엇보다도 민생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정의당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야권공조 통한 공약실현, 야권연대 기반 다지는 것”

- 야권 연대라는 말은 선거 때 많이 나오잖아요. 하지만 20대 국회에서 의정활동이야말로 야권 연대가 절실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난 선거에서 야당들이 20대 국회가 열리면 어떤 일을 할지 공약한 일이 많아요. 그중에는 공통적인 부분도 꽤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세월호 특조위 문제라거나 여러 가지 공통으로 공약한 부분이 많아요. 야권연대는 구체적으로 야당들이 국민에게 자신들의 입으로 직접 약속한 내용에서 공통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선거 때만 약속하고 선거 후에는 나 몰라라 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 있게 그것을 실현해 내는 모습을 야권 공조를 통해 해내겠다는 겁니다.

야권이 공조하면 여소야대 국회에서 그런 약속들을 실제 가시화시켜서 현실로 만들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야권연대가 옳고 그름을 따질 필요 없이 공통으로 공약한 부분이라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야권공조를 통해 공약을 실현하는 것부터 야권연대의 기반을 다져 나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 울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이 있잖아요.

“울산에서 윤종호 의원과 김종훈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다행스러운 결과고 저는 그분들과도 여러 차례 만나고 당연히 공조를 같이해야죠, 야권 연대 차원에서 힘을 모아야 할 때 함께 모아야 하고 특히 그분들은 진보적인 노선을 가진 분들로서 앞으로 정책적으로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GO발뉴스> 독자 여러분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리고 이상호 기자님 힘내시고요. 열심히 해서 <GO발뉴스>가 추구하는 바와 정의당이 추구하는 바가 더 많이 실현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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