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행복해 보이는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도 오늘 시리아를 보면서는 그리 행복하지 못했으리라.
시리아와 북한 문제는 오바마 행정부를 거치면서 제대로 된 해결을 보지 못하고 악화일로를 걸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사드의 시리아 정부군은 2013년에도 화학무기를 사용하여 국제적인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중동전문가인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당시 오바마가 '레드라인'을 수차례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군사행동을 취하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협상의 달인'을 자처하는 트럼프가 이러한 상황을 시진핑과의 정상회담에 레버리지로 활용할 생각을 안했을 리 없다. 시리아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하는 트럼프의 메시지는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우회적'으로 요구하는 트럼프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물론 북한에 대한 선별타격은 시리아에 대한 공격과는 차원이 다른 결심을 필요로 한다. 북한의 핵전력은 철저히 요새화돼 있어 토마호크와 같은 정밀유도무기로도 타격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북한은 또다른 초강대국 중국과 국경을 연하고 있어 공격을 할 경우 그 여파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간 국제사회가 머뭇거리고 있던 시리아 문제에 놀랄만큼 신속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이번에 보여주었다. 같은 결정을 북한에 대해 결코 내리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인남식 교수의 평가다:
"그동안 수위를 높여오며 자기 백성 학살을 지속했던 아사드를 미국이 이렇게 신속하게 타격한 것은 놀랍다. 물론 아사드 정부 전복에 직접 나선 군사작전은 아니지만 트럼프의 전격 군사공격은 지난 몇년간 경험하지 못한 일이다. 오바마는 물론 국제사회가 손놓고 보고 있었던 지난 6년이었는데... 어떻든 행동하는 미국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트럼프 행정부를 다르게 볼 여지가 생겼다."
트럼프는 이미 수차례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이 돕지 않으면 미국 혼자서도 한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명분만 쌓이면 북한에 대해서도 군사적 옵션을 택할 수 있다는 것을 트럼프는 시진핑과의 첫 만찬과 시리아 공격을 동시에 치르면서 보여준 셈이다.
아마도 시진핑은 만찬장을 떠났을 때쯤 방금까지 만찬을 같이 하고 있던 사람의 지시로 그간 미국의 속을 썩이고 있던 국가에 대해 최초로 대규모의 공격을 개시했다는 보고를 받았을 것이다. 그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이것이 북한을 두고 앞으로 미국과 중국이 벌일 협상의 과정에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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