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총천연색 5파전’ 평택을…“새 인물에 솔깃” “뜨내기들 마뜩잖아”

김채운기자

  • 수정 2026-04-30 06:24

6·3 경기 평택을 재선거 현장

왼쪽부터 김용남(더불어민주당)·조국(조국혁신당)·김재연(진보당)·유의동(국민의힘)·황교안(자유와혁신)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후보. 김용남 후보 페이스북, 연합뉴스, 진보당, 연합뉴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유의동씨 아니면 김용남 그분도 괜찮은 거 같아. 이젠 선거라는 게 당하고 상관없는 거 같아요. 인물 위주로 보고 뽑아야죠.”(60대 ㄱ씨)

진보부터 극우까지, 당대표부터 전 국무총리까지 ‘총천연색 5파전’ 구도가 만들어진 6·3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29일 평택을 지역에서 만난 시민들은 선거 구도만큼이나 다양한 반응을 나타냈다.

평택을에서는 지역구 의원이었던 이병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 당선무효형을 확정받으면서 재선거가 열린다.

이곳은 2012년 19대 총선부터 내리 3차례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승리했다. 이곳에는 세계 최대의 해외 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가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공장 준공과 고덕국제신도시 개발로 젊은이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보수세가 희석됐다. 그 결과 2024년 22대 총선에서 이병진 전 의원이 당선됐다.

민주당은 지난해까지 보수 정당에 몸담았던 김용남 전 의원을 후보로 내세워 중도·보수 민심을 공략하려 하고, 국민의힘은 이미 평택을에서 3선을 한 유의동 전 의원을 전략공천했다. 조국혁신당에서는 조국 대표가, 진보당에서는 김재연 상임대표가 나섰고,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도 뛰고 있다.

이곳에서는 아직 어느 후보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꽃’ 발표(지난 26~27일 조사, 무선 자동응답 방식)를 보면 김용남 민주당 후보는 27.5%,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21.8%,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는 18.9%로 나타났다.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10.3%)와 김재연 진보당 후보(6.9%)의 지지율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 27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선 조 후보가 23.4%, 김용남 후보가 21.4%, 유 후보가 21.2%였다.(지난 25~26일 조사, 무선 자동응답 방식.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29일 경기 평택시 안중읍 안중오거리 주변 건물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6·3 국회의원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대형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류우종 선임기자 wjryu@hani.co.kr

‘토박이’ 유의동이냐, ‘여당’ 김용남이냐, “인물론” 조국이냐

선거 쟁점 중 하나는 이미 평택을에서 3선을 한 유의동 후보가 유일한 평택 출신이라는 점이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 김용남 후보는 “일 잘하는 이재명 정부와 발맞출 여당 후보”를, 조국 후보는 “인물론”을 강조하고 있다.

시민들 반응은 다양했다. 보수 우세 지역인 팽성읍 안정리 로데오거리에서 40년 동안 잡화점을 해온 60대 여성 ㄱ씨는 “평택 출신도 아닌 사람들이 너도나도 들어오는 게, 솔직히 ‘평택을 호구로 아나’ 싶어 기분이 좋진 않다”며 유 후보의 우위를 점쳤다. 하지만 구제 옷가게를 하는 이경숙(61)씨는 “토박이냐 아니냐는 전혀 상관없다. 지금은 능력을 보고 뽑는 시대”라며 “대통령이 잘하면 그 밑에 있는 사람들도 잘할 수밖에 없다. 김용남 후보가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물론”을 내세운 조 후보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이씨는 “그분도 탄핵 때 노력을 많이 했던 분이고, 진실성 있어 보였다. 일을 잘할 거라 본다”고 했지만, 고덕국제신도시에 사는 손남주(30)씨는 “다른 사람은 모르겠는데 조국은 자녀 입시 비리 논란도 그렇고, 애초에 이 지역도 잘 모르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는 지역 현안 때문에 기성 정치에 회의감을 느끼는 시민들도 있었다. 안중읍에서 24년째 휴대전화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장혜숙(60)씨는 “그동안 지역 발전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솔직히 누가 나와도 기대가 없다”고 했다. 그 틈을 ‘새 인물’이 파고들 여지도 엿보였다. ㄱ씨는 “30대인 아들이 김재연 후보를 좋게 평가하더라. 젊은 청년들은 새 인물인 김 후보도 좋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교안 후보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인사가 적었다. 다만 국민의힘 내 친한동훈계를 지지한다고 밝힌 포승읍에 사는 김아무개(69)씨는 “황교안씨는 안 된다. 고성국이하고 손잡고 나라 개판 만들어놓은 게 황교안”이라며 “맨 부정선거만 외쳐서 나라가 이 꼴이 됐다”고 말했다.

29일 경기 평택시 안중읍의 김재연(진보당)·황교안(자유와혁신)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소 모습. 류우종 선임기자 wjryu@hani.co.kr

‘5파전’ 난전, 막판 단일화 가능성도

진보와 보수 후보들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접전을 벌이는 만큼 ‘막판 단일화’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조 후보는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김용남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관해 “항상 열려 있다”며 “선거운동 개시일인 5월21일쯤 돼야 단일화 이야기가 비로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용남 후보도 한겨레에 “지금 단일화 논의를 하긴 이르지만, 상황을 봐서 보수 쪽으로 세가 넘어갈 것 같다 싶으면 그때 가서 논의를 시작해 볼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시민들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민주당 지지자로 40여년 자영업을 해온 박아무개(68)씨는 “단일화는 끝까지 상황을 봐야 알 것 같다. 뒷짐 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