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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추가배치에 흔들리는 국내기업들

 
윤정헌 기자 yjh@vop.co.kr
발행 2017-09-09 17:25:51
수정 2017-09-09 18: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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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잔여발사대의 추가 배치를 위해 관련 장비를 실은 미군 차량들이 사드기지로 진입하고 있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잔여발사대의 추가 배치를 위해 관련 장비를 실은 미군 차량들이 사드기지로 진입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한국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설치에 따라 그동안 중국의 ‘사드보복’에 피해를 입어 온 국내 기업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드 추가 배치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올해 중국 시장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조차 접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정부는 7일 경북 성주에 사드 잔여발사대 4대를 추가 설치했다. 앞서 설치한 2대와 함께 사드 1개 포대가 완성됐다.

이에 중국 정부는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는 사드가 추가 설치된 7일 “사드도 북한 핵무기와 마찬가지로 악성종양”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실제 주중한국대사관은 “중국인과의 접촉시 불필요한 논쟁을 삼가라"라는 내용의 공지를 홈페이지에 게재, 중국 현지의 불안한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양국 간 긴장 상태가 고조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실제 중국에 진출한 화장품 업계와 중국 관광객(유커)들을 상대로 하는 호텔업계 등은 손쓸 방안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7 대만 한류상품박람회(KEBB)’ 자료사진
‘2017 대만 한류상품박람회(KEBB)’ 자료사진ⓒ뉴시스

정치·외교 문제 '사드보복'... 대응책 마련조차 어려워

국내 화장품 업계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사드 추가 배치 전부터 중국 내 반한 감정과 중국인 관광객 급감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1위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의 피해는 한마디로 ‘반토막’이었다. 중국 시장에 집중했던 아모레퍼시픽이었기에 2분기 영업이익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2분기 매출 1조4130억원, 영업이익 1304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8%, 57.9% 감소한 수치다.

매출 감소는 LG생활건강 역시 마찬가지였다. 화장품 부문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 올 2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812억원, 148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4.7%와 2.7%씩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과 비교해 감소 폭이 적은 편이지만 양쪽 모두 화장품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감소했다는 얘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사드가 추가 배치되자 화장품 업계가 바라보는 중국 시장에 대한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앞선 '사드보복'으로 발생한 피해에 비해 얼마나 더 큰 피해가 발생할지 짐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 “국내 추가 배치된 사드로 인한 향후 여파에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자세한 언급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드 배치가 국가의 정치·외교적인 문제인 만큼 회사가 나설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한정적”이라며 “대책 마련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이 또한 사드에 대한 대책이라기보다 현지에 맞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일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에서 북적이던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 쇼핑을 하고 있다.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에서 북적이던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 쇼핑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중국 관광객 감소 이미 ‘최악’... 
“사드여파 지속시 영업포기 저가 호텔 속출할 것”

이번 사드 추가 배치는 중국 관광객 급감으로 흔들리던 호텔업계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드 추가 배치 전부터 한국 여행상품 판매금지 즉, '금한령' 조치로 급감한 유커들로 인해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호텔업계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3월 전년대비 38.9% 줄어들었다. 4월 65.1%, 5월 61.5% 등이 감소하며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중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추가 사드 배치로 ‘사드 사태’의 장기화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국내 대형 호텔들의 경우 단체가 주를 이루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영향이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저가의 중·소규모 호텔들의 경우 주 고객층의 이탈로 큰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장기화될 '사드보복' 사태에 대해 '버티기' 밖에 방법이 없다는 것이 호텔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3월부터 이어진 '금한령'으로 중·소규모 호텔들의 자금 사정이 한계에 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저가용 호텔들의 경우 기존 사드 여파로 인해 이미 최악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추가 사드 배치로 인해 현 상황이 지속되면 사실상 영업을 포기하는 곳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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