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달 학원 잘 다니던 동명군이

학원에서 '더 배울게 없다'면서 혼자 공부하겠다고 나섰다.

동명군 모친이 말려 보려 했지만,

"선생들이 가르쳐 주는게 없다"(고등학교때부터 해 온 소리다)

면서, 그만두었고, 산오리는 하고픈대로 하게 냅두라고 했다.

 

학원 그만두고서는 독서실을 끊었고,

집에서 인강을 듣고 있었다.

근데, 독서실 끊었다고  며칠 가더니,  독서실 가는 날도 뜸했졌다.

당연히 모친의 잔소리는 늘었고,

동명군의 핑계도 여전했다.(중딩들이 기말고사 본다고 와서는 떠든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주말이면 힘든(?) 공부를 했으니까 좀  쉬어줘야 했고,

그래서 주말엔 집밖으로 나가서 집안으로 되돌아 오는걸 잊어버리곤 했다.

 

어느 날  모친은 다시 열받아서,

그놈의 휴대폰을 끊어버리겠다고 선포했고,

(동명군이 사고를 칠때마다 전화기를 끊겠다는 위협을 가했다 - 그러니 약발도 다 떨어졌다.)

동명군은 자기도 휴대폰 필요 없고, 공부하려고 휴대폰 해지하려 생각했다면서,

앞서서 휴대폰 해지 해 달라고 했다나 어쨌다나...

 

그리고 며칠이 지났나?

 

답답한건 동명군이 아니라, 모친이었다.

휴대폰은 주인이 받기 싫으면 통화가 안되기도 하고, 문자를 씹기도 하지만,

그래도 연락할 곳이라도 있다는,

혹시 동명군이 동하는 게 있다면(예를 들어 점심은 짜장면으로 시켜 먹어라..)

동명군에게 지시를 내리기도 하고, 반응이 오기도 했지만,

그거마저 끊어져 버리고 나니까, 

모친이 완전히 '미아'가 되어 버린거다..

도대체 집에 있기나 한건지, 밥이나 먹은 건지...  머라도 시켜 먹어라고 할 방법도 없고...

 

참다 못한 모친은 다시 집전화를 부활시켰다, 

그 전화를 동명군이 잘 받을 지 어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 유선으로라도 아들과 선을 연결하고 있다고

자족하고 있는 지도 모를일이다.

 

그러고선 '무자식이 상팔자' 타령에

하나 더 붙여서

'저 놈  걱정에 잠을 못잔다'는

노래가 하나 더 생겼다... 모친에게

 

뭔일만 있으면, 

휴대폰 끊었다, 붙였다 하고

그것도 모자라,

유선전화도 끊었다 붙였다 하고,

도대체 전화가 무슨 죄가 있다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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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3 13:47 2009/07/1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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