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들이가 최고다.
나간다고 해서 들고 있는 무거운 것들이 가벼워 지지도 않고,
가지고 있는 아픈 것들이 얼른 나아지지도 않겠지만,
잠시나마 무거움도 아픔도 잊어버릴수 있는 환각이란게
나들이에는 있으니까 말이다.
도피가 될 수 도 있고,
한가한 외면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마저도 없다면 살아가는게 더 힘들고 아프게 느껴지겠지.
통영으로 갔다. 16일과 17일에.
서울서 KTX를 타고 대전에서는 승용차로..
통영으로 몇 차례 가기는 했지만, 어시장에서 활어회 싸게 사서 먹는걸 빼고 나면
머릿속에 남아 있는게 없다.
동양의 나폴리라고 하던가, 작은 항구가 이쁘기는 하지만..
빼 놓을수 없이, 회와 멍게를 사서 먹고, 어딘가 고갯마루에 올라가서는 일몰을 구경하고,
다음날엔 케이블카를 타러 갔더니, 만원이라 포기하고,
한산섬 제승당이란 곳엘 갔다.
마침 날씨 따뜻하고, 봄놀이 하기 좋은 날씨라
어딜 가나 사람들 엄청 많다.
봄 구경은 사람구경이다.
오가는 이틀동안 술을 꽤나 마셨는데,
내가 이렇게 마시기도 하는구나 싶더라
그저 나이드신 어른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행락 관광이
이제는 내 차지가 되어 간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게 편하고 쉬어가는 여행이 아닐까...
언젠가 이 공원마루에서 보면 통영항이 다 보였던거 같았는데, 착각이었는지..
나무들때문에 다 안보였다..ㅠㅠ
산양읍 어딘가에 숙소 앞인데,
한가한 바닷가가 조용하니 맘에 들었다.
일몰은....
한산섬에는 약간의 푸르름이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