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지고 눈이나 비가 내린다고 하는데,

오가는 길이 걱정되기도 했는데, 오히려 눈이 쏟아진다면 산은 더 좋을 거라 여겼다.

아니나 다를까 현등사 입구에 도착해서 식당에서 모자란 아침으로

두부를 먹고 있는데, 창밖은 함박눈이 쏟아지고 있고,

텔레비전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렸다고 자막이 지나가고 있었다.

식당집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위험하다면서 정상은 가지 말고 조금만 가다 오란다.

눈 속에 산을 올라 본지가 얼마만인가?

그냥 눈 속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황홀하고 행복했다


 

 



 

 

카메라를 꺼냈을때는 이미 눈발이 잦아들고 있었다.. 이게 뭐야?

그래도 흙이나 바위를 직접 밟을수는 없을 만큼 눈은 쌓였다.

만경능선을 올라서 정상으로 향한다.

 

바위를 많이 올라야 했는데, 쇠밧줄을 달아두어서 그걸 잡고 오르는 데는

그리 불편이 없었다.

그러나 산등성이를 따라오르는데,

저 봉우리가 정상일까 하고 올라보면 아니고, 다음 봉우리도 가 보면 아니고..

오르다 내려보면 멋진 바위도 보이고.

 

눈이 멈추면서 가평쪽으로 내려다 본 전경도 희뿌옇지만 볼만했다.

 

나무가지마다 눈이 살짝 살짝 업혀 있었고,


정상에서 서봉쪽을 바라다 보니 눈꽃이 제법 피었다.

 

절고개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남근바위라 있었는데..

 

현등사에는 보물이라는 종이 있다고 쓰여 있었는데, 그게 어디 있는지 모르겠고,

눈을 약간 덮어쓴 작은 탑은 귀여웠다(?)고나 할까?


정상에서 다행이 반대쪽에서 올라온 한팀을 만나 서로 사진도 찍어주었고,

 

정상임을 확인하는 돌을 붙잡고도 한장.

 

내려오다 만난 작은폭포도 고스란히 얼은 채 눈을 뒤집어 쓰고 있었다.

 

내려와서 다시 올려다 보니 하늘은 맑게 개고, 언제 눈이 왔었냐 싶은데,

산 꼭대기는 여전히 눈이 보인다.

 

운악산에 혼자 가서 빗속을 헤메던 것만 기억에 남는데,

그 이후에도 셋이서 갔던 적이 있었구나. 그때도 주변 경치는 구경못했고..

 

http://go.jinbo.net/commune/view.php?board=산오리-1&id=101&page=1&s2=subject&s_arg=운악산

 

당초에는 '게으른 산행'(우종영)이 추천한 겨울산행으로 청평사 계곡을 가려 했는데,

일행들이 지난가을에 갔다 왔다고 해서 바꿨다.

같이 산에 가기로 했던 한 친구가 다른 일정이 있어서 못간다고 하는 바람에 날자까지

바꿨는데, 그바람에 눈 속에 산행을 하게 되었다. 전화위복인가?

그래도 같이 가기로 한 다른 한 친구는 일정을 바꾸는 바람에 같이 못갔다.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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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30 12:16 2005/01/3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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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술라 2005/01/30 15: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생각하니 약오르네..흑흑..눈 보니까 일정바꾼 모시기가 갑자기 미워지려 합니다..ㅜ.ㅜ

  2. underground 2005/01/30 23:2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혹시 전문적으로 사진술 배우셨어요? 구도며 초점이며 너무너무 사진 잘 찍으셨네요...저두 사진은 한 번 배우고 싶은데...나중에 시간되면 기술 좀 전수해주시길......사진만 봐도 산에 오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3. 자일리톨 2005/01/30 23:2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부럽네요. 저도 등산에 취미를 한번 붙여볼까 심각하게 고민중이랍니다.

  4. 두꺼비 2005/01/31 02:1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술라형 미안해. 술 안사주니까 저주받은거야.
    난 그래도 그날 운전시험 합격해서 원도 없고, 아쉬움도 없지. 히~

  5. azrael 2005/01/31 08: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재밌었겠네요^^ 1월에는 빠지지 말고 산에 가자 다짐했는데..결국 마지막주는 못가고 말아서..더욱 부럽네요~

  6. sanori 2005/01/31 08: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술라/산오리를 미워하세요..다시 시간 한번 맞춰 보지요.
    underground / 에구... 전문적이라뇨. 카메라 지난 가을에 사서 그냥 자동으로 되는 대로 찍는 걸요.. 맘에 든다니 기쁘네요.
    자일리톨 / 톨미커플은 진보넷 블로그를 지켜야죠.. 가긴 어딜가요?ㅋㅋ
    두꺼비 / 아직도 술 마셔요? 운전시험 합격 축하해요. 빨리 차 사라니까요..

  7. 꿈꾸는 애벌레 2005/01/31 10:2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언제 다녀오신거예요? 저는 어제 정선가리왕산 다녀왔어요.
    바닥에만 눈이 있고.. 다른데는 눈은 없던데..사진보니..눈이 정말 많네여..부럽당~~~... 이크..간만에 긴 산행을 했더니.. 허벅지가 한짐이네여^^..쉬고싶은 마음에.. 얼마남지 않은..설명절만 바라보고 있답니다..

  8. sanori 2005/01/31 17:2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애벌레 / 하튼 산오리보다 훨 열심히 산에 가시네요. 갈때 연락좀 하세요, 저도 그냥 따라가게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