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고래>라는 제목이 맘에 들어 샀다.

막상 사 놓고 보니까, 책 두께도 만만치 않게 두꺼운데다,

면마다 박힌 글자도 작고 촘촘한 편이라 쉽게 읽혀질까 하는 두려움이 들었다.

마침 을지훈련이라 하루내내 지하실에 박혀 있어야 했는데,

책을 펼쳤더니, 어라, 이거 너무 재밋네...

 

무협지를 거의 안봐서 모르겠는데,

무협지 수준의 이야기 전개가 아닌가 싶다.

3대를 걸친 여자들의 무모한 도전과 사랑, 야욕과 성공, 그리고 인간적인 모습 등...

일제와 한국전쟁, 그리고 군사정권에 이르는 주변의 상황과 맞물려

재미와 잔혹함이 함께 그려져 있다.

너무 쉽게 잔인하게 죽이는 것들은 무협지를 떠올리게 하고,

수많은 반전과 수많은 주인공들의 등장은 간단한 코미디를 떠올리게 한다

글을 썼지만, 말로 하는 거 같은 글쓰기도 읽기에 편하고,

그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면서

한순간도 끈을 쉽게 놓지 못하도록,

몰입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물론 뒤로 가면서, 허황된 얘기들이 더 늘어나고,

그래서 오히려 재미가 반감되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말 재밋고 우습고,눈물난다.

 

특별한 재능이나 전문지식을 끌여대지 않고서도

이렇게 쉽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도 좋다.

 

이런 이야기 하나 써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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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2 23:45 2006/08/2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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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머프 2006/08/23 16:5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보고싶었던 오리가 돌아왔군여...반갑3~~ ^^

  2. 산오리 2006/08/25 17:2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머프 / 반갑3... 돌아오기 싫어도 돌아와야만 하는 서글픔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