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리님의 [왜 안닮았지??] 에 관련된 글.

화욜은 당 사무실에서 저녁에 작업할 게 좀 있다고 해서

퇴근하자 마자 바로 집에 가서 저녁 먹고 자전거 타고 당사무실로 가려 했는데,

현관문을 열자 문 앞에 신발들이 가득하게 들어서 있다. 운동화에 슬리퍼에, 제멋대로 뒤죽박죽인채로...

동명이 방문을 열자 방안 가득 친구들이 모여서 화투치고 놀고 있다.

아내는 부엌에서 열심히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비빔밥 해 주느라고 이것저건 나물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친구들 집에 와서 놀면 그놈들 무쇠라도 먹어치울 때라 집에 남아 날게 없을 만큼

주는대로 다 먹어 치웠다. 그러니 아내는 불평을 하면서도 '오지 말라'고 하지 못하고

그 바쁜 와중에도 밥을 챙겨 주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산오리도 고등학생때는 아니지만, 대학다닐즈음부터 해서는

친구들 집에 불러서 자주 놀았다. 형제들 많아서 친구들 모여서 놀 방도 없었는데,

형이라는 권력을 이용해서 동생등 다 쫓아 버리고 친구들과 모여서 화투도 치고 술도 마시고 놀았다.

그 와중에 엄마는 우리 먹을 거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았는데,

친구들 가득 데려와서 밤새워 놀아도 싫은소리 하시지 않고,

먹을 거 잘 챙겨 주셨다.

요즘 만나는 친구들은 '그때 산오리네 집에서 놀던 생각이 난다'고 말하곤 한다..

결혼하고 나서도 친구들이나 직장동료들한테 '우리집에 가자'고 해서 데려가서는

아내한테 밥해 달라 해서 민폐를 끼치기도 많이 했는데,

요즘은 아내가 무서워서(?) 그짓은 못하고 있다.

 

놀만한 집안 사정이야 되든 말든, 엄마나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친구들 집에 데려와서 놀고, 먹이는 것은 산오리와 동명이도 좀 닮았나 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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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4 13:31 2007/06/1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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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두기 2007/06/15 13:2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추운 겨울에는 방문 닫고 담배피면 옛날 카시미론 이불천에 구멍 뽕뽕 뚤리고..그랬죠?!친구들 가고 나면 방구석에 10원짜리 동전 몇개 굴러 다니고.
    엄마가 주는 100원으로 호떡집으로 달려가면 23개 봉지에 담아 왔는데..
    아~~그립다!

  2. 산오리 2007/06/18 13:0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바두기 /올겨울에 추운 방으로 한번 모여 볼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