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from 단순한 삶!!! 2009/04/03 12:47

지난주에 전화가 왔었다.

통화하기 괜찮냐고 해서, 지금은 바쁘다고 했더니, 나중에 전화하겠다면서 끊었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국시모, 맞나?)이라고만 했다.

그러고는 잊어 버렸는데, 어제 다시 전화가 왔다.

어쩐일이냐고 했더니,

그동안 후원해 줘서 고맙다고, 인사 드리려고 전화했단다.

고작 매월5천원 후원하고 있는데...

행사에도 참여하고 싶은데, 한번도 못가봤다고 으례적인(?) 인사말만

했는데, 앞으로는 좋은 프로그램 많이 만들거니까 꼭 한번 오시란다.

이 단체에 후원하게 된 것은

연하천에 가 있는 병관옹이 소개 하고, 강요(?)해서 들었던 것이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그 전화가 참 정겹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랬다.

 

가장 돈을 많이 내고 있는 노동조합을 비롯하여, 진보신당,

그리고 사회진보연대, 전태일기념사업회....

그리고 통장에 '민주노총' 이름으로 찍히는 데 

이제는 어딘지도 언제 가입했는지도 잘 모르는 후원회, 기념사업회...

 

어느 한 곳도 매년 회비나 후원금 내 줘서 고맙다는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없었던거 같다)

항상 전화가 오면, 돈 더내면 안되겠냐? 무슨 집회 오면 안되겠냐? 머해라, 머해라..

 

언젠가 운동단체가 회원관리를 너무 못한다고 얘기한 적도 있고, 들은적도 몇번 있었다.

환경단체만 해도 회원 가입만 하면, 친절하게 이런저런 안내에다,

항상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확인한다는 것이다.

근데, 내가 들어 있는 단체나 후원하고 있는 단체는

그저 문자 한개로 끝이다. 그놈의 문자....스팸이 난무하는데 그게 무슨 정이 있을까.

 

물론 회원 소식지도 보내주고, 메일도 보내주고 한다.

그러나 너무 삭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화 한통 받고서는....

 

사람들은 요란한 구호보다는 사소한 감상에 이끌려서 나서기도 하고,

따라가기도 하고, 강요받지 않는 자유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종교가 사기성이 농후한데도 사람들이 마구 몰려 가는 것이 그렇고,

온과 오프를 넘나들며 모르는 사람들끼리 만나서도 따뜻하게 유지되는 동호회들이 그렇다.

 

운동단체들은 이런 마케팅 좀 해 보면 안될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4/03 12:47 2009/04/03 12:47
Tag //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sanori/trackback/973

  1. [은하철도] 2009/04/04 11:2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안됩니다.

  2. 연부네 집 2009/04/04 16: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안됩니다. 활동가들 죽어나요.

    •  address  modify / delete 2009/04/04 21:42 산오리

      쓰잘데기 없는 계획이다, 평가다 하면서 회의횟수와 시간만 줄이면 됩니다.
      회의자료 만들고 회의하는 거 보다 훨 편하고 효과적일걸요..
      활동가들 살아나요.ㅎ

  3. 연부네 집 2009/04/05 02:2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칫. 회의가 얼마나 중요한데요? 평가도 얼마나 중요한데요? 대중조직에서 대중들의 총의를 묻고, 수렴하는 회의를 제대로 하지 못하니깐 문제죠. 평가도 그래요. 뭘 잘했고, 뭘 잘못했는지를 되돌아 보는 평가 없이 어케 계획을 제대로 잡아요? 다 중요하다구요.

  4. [은하철도] 2009/04/05 19:2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산오리, 연맹으로 올라오세요. 저랑 같이 한 번 해봅시다.

    •  address  modify / delete 2009/04/05 23:27 산오리

      헉!!
      노동조합과 당에서 멀어져 가는 만큼 행복수치가 높아 지는데, 제가 왜 그걸??ㅋㅋ
      그봐요,,, 연맹이 높은 곳인지, 꼭 올라오라고 하잖아요.
      연맹으로 내려오라고, 총연맹으로 더 내려오라고... 마음부터가 중요한데,
      다들 높은 곳에 있는 거라구요.ㅋ

    •  address  modify / delete 2009/04/06 08:03 [은하철도]

      높기는 개뿔. 연맹 사무실이 4층에 있으니 올라오라고 하죠! 이렇게 꼭 멀어져 가는 사람들이 이러쿵 저러쿵 해달라는 건 많고 불만은 더 많고 ㅠ

  5. 산오리 2009/04/06 09:0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은하철도/해달라는 것도 없고, 불만도 없어요...
    조합원이든 회원이든 그들을 존중해 주는거,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아 봐 주기라도 하면
    조직에 도움이 될 거라는 산오리의 생각을 썼는데, 왠 이상한 곳으로 몰아가는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앞으로 수십년은 죽지 않고 잘들 살아 있을거 같으니까, 걱정도 안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