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저녁엔 자전거로 잡아 놓으니까

다른 약속에 빠지는 것도 별로 미안하지도 않다..

노동조합에서 저녁이라도 먹자 하는데,

저녁먹고 어쩌고 하다보면 빠질 거 같아서 저녁은 짬밥으로 때우고..

 

챙긴다고 챙겨서 나왔건만, 물통을 안가져 나오는 바람에

다시 사무실 올라갔다 내려오고,

출발하려고 후래쉬 켰더니,  한개는 약이 닳았는지 켜지지도 않고..

 

그러거나 말거나, 연구원 앞으로 다가오는 불빛들 바라보니 흥분이 살짝.

후미에 따라 붙었는데, 정말 샤방샤방 간다.

모내기 하려고 물 담아 놓은 논에서 개구리가

시원한 밤노래를 불러주고, 자전거 바퀴 돌아 가는 소리가 장단을 맞추고..

 

공사구간의 흙언덕이 좀 높아졌다.

올라갔더니, 여럿이 엉키고, 끌기도 하고..

그리고 다시 도로에 올랐더니, 벌써 앞이 멀어져 보인다.

출판단지를 지나는 동안에 겨우 앞의 불빛을 따라 잡았다.

이렇게 따라 붙는 것이어디냐... 오늘은 살살 가고 있구나..ㅎㅎ

 

군 초소도 돌고, 마을도 지나고, 주유소도 지나면서,

다시 앞의 불빛이 멀어져 간다.

유승아파트 들어가기 전에 큰 도로로 올라서면서 다시 따라 붙었다.

그런데, 이건 또 머람..

큰 도로로 올라 서면서 기어를 높은 곳으로 올렸더니

체인이 빠졌다.....으이그..

 

자전거 멈추고 체인 다시 끼려니까,

후미 보던 두 양반이 다가와서 도와준다..

그러고 나니까 다시 앞의 불빛은 보이지 않고.

유승아파트 오르는 길에 저멀리 깜박 거림이 보였지만,

그걸 따라 갈수느 없고,

두양반이 붙어서 코치도 해주고, 함께 호흡도 느리게 맞춰 준다.

 

그래서 헤이리 돌아 편의점 앞에 갔을때는 꼴찌...ㅠㅠ

 

돌아 오는 길에도 뒷쪽에 붙었더니,

출판단지 지나는 길에는 다들 날라가 버리고 휑하니 혼자다.

혼자서 열나 밟아보지만, 30키로를 넘기지 못한다.

 

마지막이라도 열에서 뒷처지지 않으려고 선두에 붙어서 따라왔더니,

겨우 그것만 뒤쳐지지 않았다는 것.

 

뒷풀이로 맥주 한잔 마시고 와서 잤는데,

맥주도 그리 개운하지는 못했나 보다.

아침에 다시 자전거로 출근하는데, 다리에 힘이 붙지 않는 걸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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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8 09:00 2009/05/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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