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험악해서 그런지, 믿을 사람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한 두번 그런 경험 해 보고 나면 역시 똑 같은 말을 하게 된다.

 

1) '부동산'이라는 곳에서 여성분이 전화를 한다. 목소리도 약간 특이해서

전화를 받으면 금새 알 수 있다.

"여기 부동산인데요.." 머 이렇게 시작한다.

첨에는 전화해서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이 힘들게 일하는데,

매정하게 끊을 수도 없어서 대충 대답은 했더랬다.

근데, 이게 오히려 그들에게 더 빌미를 제공한 듯 싶다.

전화가 너무 자주 오는 거다. 그래서 어느날은 자세하게 사정을 설명했다.

 

"사실은요, 제가 가지고 있는 집도 팔지 못해서 생활은 빚으로 하고 있어요

그러니, 아무리 좋은 곳에 좋은 부동산이 있다 해도 꿈도 꾸지 못해요."

"그럴수록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셔야 해요..."(이건 또 뭔소리)

대충 이런 대화가 오가다가 나중에는 열을 받아서 한마디 했다.

"아니, 그렇게 좋고, 돈도 벌수 있는 땅이면 당신들이 다 가졌겠지,

 나한테 왜 팔겠어요?"

무슨 소리를 들어도 다시 전화가 온다. 나중에는 좀더 짜증이 나서..

"네, 좋아요, 아줌마, 그럼 우리 만나서 데이트라도 하면서 얘기할까요?"

이랬더니, 그 이후에는 전화가 안오는 거다. 효과가 좀 있었나?

 

몇 달 동안 조용하더니, 또 전화가 온다.

'여보세요'소리만 듣고 부동산 아줌마 목소리이면 그냥 끊어 버린다.

그게 그를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좋은 것이겠지 싶다.

 

2) 길거리를 가다 보면 찌라시를 나눠주는 학생들이나 아줌마들도

요즘에는 산오리에게 잘 건네지 않는다. 약간 험상궂은 얼굴에다,

인상까지 쓰고 다니니까 그런 모양이다.

그래도 그들이 종이를 나눠 주면, 잘 받는다. 비록 몇 발자국 가서 버릴지라도..

그들도 어렵게 그 종이 한장씩 나눠 주는게 벌어 먹고 사는 일일텐데,

쌀쌀맞게 외면하거나, '됐어요'하고 뿌리 치는게 너무 매정한 일인듯 싶다.

 

엊그제는 일산 동구청 앞에 나갔는데, 신호를 기다리며 네거리에 섰더니,

왠 젊은 남자가 다가와서는 '여기 B교회 전도사인데, 우리 교회 한번 들러 주세요'

하면서 종이 한장 주길래, 부담없이 받았다.

길 건너서 미관광장에서 시간이 좀 남아서 긴 의자에 앉았더니, 한 아줌마가 지나가면서

또 종이를 주고 간다. 그것도 또 받았다. 같은 교회 거다...

좀 지나니까 다른 아줌마가 앞에서 오더니, 자기와 얘기좀 해 보잔다.

뭐 별로 할 얘기 없다고 했는데, 옆에 좀 앉아 도 되겠냐 해서 그러라고 했다.

앉으면서 자기 눈을 똑바로 보고 마주 앉아 달란다... 나 참, 좀 센 아줌마한테 걸렸나?

그리고는 이 교회에 나와 보란다.

본격적으로 시비를 거는 듯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산오리도 반격을 하기 시작했다.

"근데요, 아주머니, 다 좋은데, 교회가 저렇게 큰 궁궐 처럼 지어놓고 사람들 수만명이 모여서

예배 보고, 그러는데, 예수님이 그렇게 하라고 시켰나요?"(산오리)

"예수님은 고난 받으면서 어려운 사람들 위해서 사셨다고 아는데, 저렇게 하는게

무슨 어려운 사람들과 사는 건가요?"(산오리)

"잘 모르셔서 하는 말씀인데, 우리 교회가 어려운 사람들 얼마나 많이 돕는데요.."(아줌마)

 

뭐 이렇게 말 붙여 놓으니 끝날 기미는 안보이고, 자기네 교회에 가서 커피나 한잔 하잖다,

처음에는 커피 사주겠다더니, 이제는 아예 사달라고 한다,

얻어 먹고 나면 괜히 마음 안편할 거 같아서 사주겠다고 하고 그 교회에 갔다.

진짜 으리으리하게 크더라...

1층엔 카페인데, 커피도 5백원 하기에 두잔 사서 그 아줌마와 마셨다.

잠시 커피 마시는 동안에 그 아줌마 얘기는,

"저도 늦게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지만, 왜 어릴때 부터 교회에 안나갔는지 후회가 되요"(아줌마)

"저는 나이 60 넘으면, 교회도 다니고, 성당도 다니고, 절도 다니고 다 다닐거에요,

  그럼 어디 한곳이라도 동아줄 하나 걸리겠죠..ㅎㅎ"(산오리)

 

그러다가 일어 났더니, 전화번호 내놓으라고 앞을 막고 나섰다.

됐구요, 아줌마 명함이나 있으면 달라고 했더니, 막무가내로 전화번호 달랜다..

(진짜 교회 다니는 아줌마들의 믿음은 무섭다.)

겨우 뿌리치고 나오니까, 안되겠는지, 교회 예배안내 종이 한장을 주는데,

그기에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물론 밖에 나와서 버렸지만...)

 

밖에 나와서 드는 생각은

그렇게 좋은게 있으면 너네들이 다 가졌겠지, 나한테 줄게 있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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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9 13:03 2012/04/0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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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욜 오전에 간만에 목욕탕엘 갔다.

전 주부터 시작된 피곤이 가실 줄을 모르고, 낮에는 내내 졸립고,

저녁에는 술을 마셨기에 목욕도 좀 귀찮기는 했지만,

집에서 샤워하고 나면 때가 보일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몸을 불리고, 때밀이 아저씨한테 때를 밀어 달라고 했다.

생전 처음으로 돈주고 때를 밀기로 한 것이다.

목욕탕 가서 내몸 에 있는 때를 내가 밀지 못한다면,

이미 살아있는 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혼자서 때를 밀었다. 요즘 목욕탕에서 옆에 사람 등밀어 주는

풍속도 사라져서, 긴 타올로 등도 혼자 밀었다.

등이 개운하지 못한게 아쉽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돈주고 때를 밀고 싶지는 않았다.

 

어쨌거나,

바로 누웠더니 따뜻한 물 한바가지 퍼붓고는

아저씨가 손부터 때를 밀기 시작했다.

근데, 이거이..

피부에 닿는 때수건의 강도가 예사롭지 않다.

누르는 힘이 센거야 때가 잘 밀려서 괜찮을 거 같은데,

쇠수세미로 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살을 다 긁어 버리는 듯한...ㅠㅠ

 

몸으로 오면서 그 강도는 더 심해진 듯하고,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는데,

차마 소리를 지르지도 못했다.

다들 그렇게 밀고 있을 텐데, 소리 지르고 아프다고 하면

쪽팔릴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특히나 가슴이나 배는 더 아팠는데,

근육도 없는 가슴은 뱅뱅 돌려가면서 진짜 세게 밀었다.

하마 끝났나 했더니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서는 또 문지르고...

 

물한바가지 붓고서는 뒤집고,

등으로 엉덩이로 내려가는데도 따겁고 아픈건 여전했다.

 

이제 끝났나 했너디, 어깨와 손에 안마도 해 주신다.

"그냥 때만 밀어주세요" 했더니,

"이렇게 해야 시원합니다." 하신다. 고맙기야 하지요..

 

비누칠해서 마무리까지 해주시고는 끝났다고 해서 앉아서는

오른쪽 가슴을 쳐다 봤더니

"아파요?" 하신다. "네~~"

 

오른쪽 젖꼭지가 너무 쓰라리고 아프다,

껍질 벗어진 표시가 나는 것도 아니고, 피가 나는 것도 아닌데..

 

집에 와서 상처에 난 연고를 계속 발라주고 있다.

이틀 지나면서 오늘 아침에야 겨우 조금 나아졌다.

 

움직이지 못할때 까지 다시는

사람 사서 때밀지는 말아야겠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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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9 10:38 2012/04/0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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