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from 단순한 삶!!! 2005/01/01 23:22

1. 나이를 당연히 한 살 더 먹었다.

   40이 넘어가고 50이 가까워 오니까 정확하게 몇살인지 세지 않는다.

   아직 20대라거나 30대라는 느낌이나 생각은 들지 않지만,

   여전히 45살쯤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2. 새해 각오가 없다.

   새해가 되면 수첩도 따로 하나 만들고, 나름대로 한해를 정리해보기도 하고

   새해에는 무엇은 하고, 무엇은 하지 말고... 뭐 이렇게 각오라도 가져 봤는데..

   (비록 그 각오가 3일을 가기도 하고 한달이 가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도 없어졌나 보다...

   그래서 나이 먹어가는 표시가 나나 보다.



3. 새해 첫날 정발산에서 주민들에게 차 한잔 나눠주는 해맞이 행사가 올해로 몇번째인가? 해가 거듭될 수록 참가하는 당원도 늘고 있고, 또 준비하는 수준도 높아져서 이제는 제법 체계적으로 움직인다. 젊은 당원들이 나서서 일하니까 나이 많은(?) 당원들은 그저 뒤에 서 있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한다.

7시 50분쯤 해가 떠 올랐는데, 오늘 일출은 멋졌다. 서울, 그리고 일산에서 멋있는 해돋이를 본게 언제쯤이든가?

 

4. 자유로를 한참 달리다 보면 산 위에 커다란 배가 하나 붙어 있고, 그 뒤에 또 큰 목욕탕이 하나 있다. 아쿠아랜드 인가 뭔가 그렇다. 처갓집 식구들이 집에 놀러 왔다가 그곳에 가면 물이 좋다면서 목욕이나 가자고 하더니 아침에 모두들 자기집으로 되돌아가고 처남 하나 달랑 남았다. 아침에 추위에 떨기도 해서 목욕이나 가자고 해서 갔더니, 이건 목욕이 아니라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아비규환'이라고 해야 할거 같다.

휴일이 되어도 갈곳이 없는 사람들은 이렇게 멀리까지 목욕하러 모여드나 싶다. 탕마다 내몸뚱이 하나 비벼 넣을 곳 없고, 샤워기 물좀 뒤집어 쓰려 해도 줄을 서야 했다.

군대 훈련병 시절 물한바가지 끼얹고 비누칠하고 있으면 '동작그만'해서 밖으로 내쫓기던 그 목욕장면이 떠올랐다.

'노는날은 목욕탕도 멀리 가지 말자' - 새해 지켜야 할 것 한가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1/01 23:22 2005/01/01 23:22
Tag //

아내의 선물...

from 나홀로 가족 2004/12/28 17:40

회사로 복귀하고 휴가 내고선 홍성 친구집에 가서 2박 3일간 추위에 떨기도 하고,

오서산에도 한나절 올랐다가 내려왔다.

그 집에 있는 동안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가 타고 다니는 차가 몇년식이며, 상태가 어느정도냐는 등 이것 저것 물어왔다.

 



아내는 자기가 타고 다니는 차를 바꿔야겠다고 계속 말해왔다.

휘발유차라 기름값이 비싼데다, 올해가 지나면 할부가 다 끝나기 때문에 경유차로 바꿔야 겠다고 몇번이나 말해 왔다.

그래서 나는 아내가 경유차로 바꾸기 위해서 아내차이든, 내차이든 어느 것 하나는 처분해야 할 것이기에 내 차의 상태를 파악해서 가격을 알아보려는 것이려니 했다.

 

그리고 토욜에는 어머니 생신이라 식구들이 우리집에 모여서 정신이 없었고,

일요일 밤에야 아내와 테레비 앞에 같이 앉게 되었는데...

아내가 내 차를 내 놓으란다. 그리고 차에 실려 있는게 있으면 모두 아내의 차나 집으로 옮기란다. 

나는 내 차를 팔기 보다는 아내의 차를 팔아서 그나마 부담을 좀 줄여 보자고 생각했고,

또 나는 별로  차 쓸일도 없기 때문에 지금의 차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금 아내가 타고 다니는 차도 이제 겨우 할부가 끝났는데, 굳이 차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느냐? 기름값 아끼기 위해 경유차를 사는 거 까지 인정한다 해도 왜 내차를 꼭 팔아야 하느냐? 당신 차를 팔지 못하는 무슨 사연이 있는 거냐고 목소리 높여가며 따졌다.

 

그랬더니 아내는 이미 차를 사기로했고, 내일 차가 나온다는 거였다.

더구나 그 차를 아내가 타려고 산 것이 아니라 나한테 주기 위해 샀다는 거였다.

'당신 새차 한번 타 보지도 못했는데, 당신한테 차 한대 사주기로 했다'면서...

 

아이구...

아내가 덜컥 차를 살때면 내가 그런 말 한 적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새차 못 타서 한맺힌 것도 없는데다 무슨 새차는, 또 그럴 거면 한마디 물어보기라도 해야지, 또 과감하게 차부터 사고나서 나한테 그걸 타고 다니란다. 새차 사주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게 모두 빚일텐데, 그렇게까지 하면서 새 차를 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아내도 애당초 그럴 생각이 거의 없었단다.

그런데, 아내 회사의 사장이 영업 하는 직원에게 이번에 차를 사도록 돈을 좀 대 주었단다.(영업직원이 너무 꼬진 차를 타고 다녀서 거래처에서 빈정거리는 말들이 들렸단다) 그러면서 사장이 아내에게도 '퇴직금 미리 줄테니까 차한대 사는 건 어때?'라고 물었고, 아내는 몇번 사양하다가 차를 사기로 했다는 것이다.

사장은 차 파는 영업을 하는 후배를 도와주기 위해서 두 대의 차를 사 준 셈이다. 똑 같은 것으로...

 

어쨌거나 아내는 집안 살림 가운데 상당히 많은 것을 그렇게 샀다.

에어컨, 냉장고....

그때 마다 사장은 몫돈을 일시에 지불해주고 아내의 월급에서 이자를 계산하지 않고 떼어 왔다. 아내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살림장만이 어려울 거라고 항상 말한다. 그러면서 사장같은 사람도 보기 어렵다고...

 

그것까지는 좋다, 어찌 되었건 그건 다 우리가 갚아야 할 돈인데, 힘들게 돈 벌어서 그렇게 써 버리자는 건 너무 대책이 없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아내는 '당신이 버는데, 내가 번 건 좀 쓰고 살면 어때요?' 이런다.

 

더 얘기 해도 별 소용이 없다. 아내는 이미 일을 저질렀고, 나는 그걸 감사하게 받을 뿐이지. 그래서 산오리는 아내로부터 연말 선물로 산오리 수준으로는 평생 타보지 못할 차를 한대 선물 받았다...

 

그러고 나서 드는 생각.

1) 아내는 정말 과감하다.

2) 산오리는 창녀촌에서 성을 파는 여자에게 붙어 사는 기둥서방 같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2/28 17:40 2004/12/28 17:40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