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빛

  • 등록일
    2007/08/24 01:05
  • 수정일
    2007/08/24 01:05
  • 분류
    기타 감상
모네전 보고 왔다.
그가 그린 2000점 중 65점이 왔다... 입장료 만원... 쒯트

얼마나 비싸고 유명한 그림이 왔든 안왔든 모네의 빛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다. 그래도, 시간별로 같은 장소가 다른 그걸 보려면 작품이 더 많이 왔어야 한다. 그점이 몹시 실망이다.


<시간이 있는 수련>
다른 제목이었던 것도 같은데...-_-;;
이 그림만 해도 검색하면 시리즈가 잔뜩인데 딱 두 점 왔다.
연작인 거 최대 개수가 2개다. 너무해


자신의 관점을 그릴 요량이면 아틀리에에서 그려도 충분할텐데 그는 밖으로 나가서 그렸다고 한다. 선배(?)들이랑 달리. 그러나 밖에 풍광을 그대로 그린 것은 아니고 잘 그렸다< 사물과 내 시선의 타협점은 어디인가?? 그걸 잘 모르겠다.

죽기 전 몇 년간은 집 정원에 있는 수련만 그렸다고 한다. 수련 시리즈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린 것 같다. 눈을 가늘게 뜨면 모든 경계가 희미해지는 건 아니지만 어떤 경계들은 희미해진다. 사라지기도 한다. 그때는 백내장이었다네. 그러니까 사물이 본연의 모습대로 안 보이고 훨씬 더 자기식으로 보였을 것 같다. 연보라나 에메랄드의 불투명하고 모호한 색은 자연에는 없다. 그래도 모네는 수련잎이랑 그렇게 교감했다. 나무랑도.

예전에 만화가지망생들 까페에서 굉장한 실력자들의 그림을 구경해댔는데 기억에 남는 한 작품이 여자를 녹색으로 명암 넣은 거였다. 그게 녹색인간인 게 아니고 명암을 녹색으로 넣은 것이다. 어찌나 신기하던지... 그거 모네가 다 한 거구나-_- 정말 알 수 없는 명암을 마악 넣어놨다. 빛이 반사될 때 모든 각도가 다른 색을 뿜는다는 듯이...

나는 굉장히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고 본인도 극단적인 편이라서 이런 빛은 이해가 안 간다. 보면서 무엇을 느껴야 하나... 아무것도 못 느끼고 생각만 잔뜩 했다. 나에겐 왜이렇게 우울하게 느껴질까? 그건 저녁 어스름의 회색빛을 내가 이해 못해서가 아닐까. 빛은 반짝이는 것이 아니라 색을 입히는 것이다. 그러나 반짝이거나, 어두운 톤=어두운 마음밖에 모르는 내게는 느낌이 안 온다. 수련이 부족한 나이기에.


전시회는 2층에서 수련 등 후기 그림을, 3층에서 완전 젊을 때는 아니고 수련 그리기 전, 아직 덜 추상화된 장년 시기의 그림을 배치했는데 청년 시절의 그림은 아예 없다. 사실은 내가 모네를 기억하는 건 청년 시절의 그림이다. 반짝반짝하는 어떤 그림을 기억한다.

그리구 그렇게 장년->노년으로 그림 스타일이 직선적으로 발전하는 건진 몰라도, 수련 시리즈의 그 터치를 보고나서 장년 시절의 그림들을 보니까 정말이지 전부 습작으로 보였다. 그런 어떤 완전한 추상이 아닌 거기(어딘지 모름)로 가기 위한 도상.이라고 자꾸 생각돼서 짜증났다.


이 그림 좋더라. 자화상. 뭐가 좋냐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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