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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5

  • 등록일
    2020/04/15 08:53
  • 수정일
    2020/04/15 14:26
  • 분류
    우울한일기
이십년이 다 돼가는데 여전히 도돌이표로 왜 그런 건지 모르겠다 왜 그랬을까 내가 아는 모든 남자가 성폭행범이더라도 유이하게 절대 아닐 사람이었는데 왜 그랬을까
잘못의 시효는 언제까지지 언제까지 배척했어야 하는 거지? 영원히라는 형벌은 너무 가혹했을까 왜 그랬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간다
내가 읽고 싶은 모든 책을 다 읽은 사람. 군대 다녀온지 얼마 안 된 남자선배들이 추억담 늘어놓을 때 군대의 해악에 대해 처음으로 말해 준 남자선배. 순정만화를 읽고 강경옥 선생님을 좋아한다는 남자는 처음 봤었다. 순정만화를 소년만화보다 높게 평가하는 남자도 처음이었다. 이라크 파병 반대 집회 때 영풍문고 앞에서 마주치자 뿌듯한 표정으로 인사를 하는데 그런 뿌듯한 표정을 본 건 처음이었다. 후배들을 후배라기보다 각 인간으로 대해 왔기 때문에 그런 아랫사람한테나 지어보일 표정을 본 게 생소했다. 다른 학교로 대학원 간 후라 추억 돋았나. 이미 문제제기 이후라서 내가 똥씹은 표정이었을 그 상황이 두고두고 떠올랐다. 괴롭다기보다 그냥 영풍문고 앞을 지날 때마다 그냥 그 상황이 떠올랐다
성추행범들의 개개별 사정 따위 알 필요도 없고 아무 중요성이 없지만, 이 사람만은 지금도 궁금한 것이다. 왜? 그니까 이 사람이 대체 왜? 물어볼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묻고 싶다.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냐고. 그때는 너무 싫어서 말도 섞지 않고 가까운 친구들도 못 만나게 하고 그랬는데. 어떻게 생각해보려 해도 도무지 모르겠다.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도 아니고 폭력적인 건 더더욱 아니고 남성문화에 무비판적으로 젖어있는 구석이라곤 조금도 없는 사람이 왜. 세상을 등져서 물어볼 수도 없고 아무도 답해줄 수 없는데 가끔씩 생각나는 것이다 너무나 알 수 없어서. 논리도 성립할 수 없고 정당화할 수도 없다. 그런 게 하고 싶은 게 아니고 그 사람이 왜 그랬는지 모르니까 영원한 난제야 뭐야 이 생각만 하면 생각이 붙들려서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겠다. 해결하고 싶다. 궁금증을 풀고 싶다. 나랑 제일 가까운 애들이랑 친하면서도 나하고만은 서로 무관심했는데 결국 죽음이 아니었다면 내가 이렇게 궁금해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당시 함께 겪은 사람들이랑은 제대로 얘길 못했는데 지금이라도 해야 할까? 얘길 꺼내면 상처만 후벼파고.. 그냥 전문가 상담? 뭐 이런 거 받아보고 싶음 영원히 언제까지 궁금하냐고..
사건 전까지 나랑은 정말 데면데면 했고 그래서 좋아한 것도 싫어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그 사람 나이를 한참 지난 지금도 그 사람이 읽었던 책을 내가 다 못 읽었다고. 그런데 나는 그 사람이 읽을 수 없었던 좋은 책을 많이 읽었다고. 살아있었으면 물론 다 읽었겠지만 살아있질 않으니 다 놓치지 않았냐고. 원망도 한탄도 안타까움도 아니고 이건 뭘까 나름 책이란 매체를 좋아하는 만큼 어느 정도 선망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책과 관련해서 가끔 떠오르곤 하는데 그냥 정리되지 않은 이 상태가 이렇게 계속될 줄 몰랐다. 어느 순간 20대의 그를 추월하는 순간이 오긴 할까? 그런 잡다한 생각들이 끊임 없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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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이

  • 등록일
    2019/11/16 19:52
  • 수정일
    2019/11/16 19:54
  • 분류
    우울한일기

여러 번 썼던 건데 누구나 읽을 수 있지만 아무도 읽지 않을 공간에 내 얘기를 적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오를 때가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 여러 군데를 생각하다 이제 가까운 사람들이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을 때 방문하는 공간이 블로그가 아니게 된지 오래됐음을 새삼 떠올렸다. 블로그에서 알게 된 친구들도 다른 공간을 통해 소통한다. 그래서 지금 내 블로그는 내게 가장 필요한 공간이 되었다. 누구나 읽을 수 있지만 가까운 누구도 오지 않는 자유로운 공간. 그 자유로운 공간에서조차 관음당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하는 게 재밌기도 하고 솔직히 이해가 안 가기도 하지만.

이렇게 적고나니 뭘 참을 수 없이 적고 싶었는지 까먹었다. 어이가 없네..ㅎ 이른 저녁에 반주를 하고, 조금 취한 상태로 혼자 술 한 잔 더 마시면서, 아니 술 한 잔이라는 게 그거임 우유에 타먹는 베일리스 ㅇㅅㅇ 베일리스나 외국 맥주나 한국 양조장 맥주 아니면 혼자 술 안 마심 암튼 그 술을 마시면서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더 취해서 나를 통제하지 못하게 되면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새벽 두 시 감성으로 이불킥할 짓거리를 하거나, 아무한테나 전화해서 개수작 떨거나. 뭐.. 만취했을 때의 나는 예상 반경 외의 행동을 하곤 해서 너무 이상하다. 그게 솔직한 나일 때도 있고, 전혀 생각도 못한 나일 때도 있고.

한때 내가 쓰는 모든 글은 한 명의 수신자를 전제하고 있었다. 너만 보면 된다고, 너만 읽으라고 쓰는 글은 아니지만 너만 읽으면 된다고. 그 한 명의 수신자를 잃자 더이상 글이 재미없어졌다는 평을 들은지도 십년이 되었다. 요즘은 글 쓰는 것보다 비디오 편집하는 게 재밌다. 처음 어색하게 편집을 해보자마자 편집이 적성에 맞는단 걸 깨달았다. 하지만 지금 나의 수신자는 누구인가? 그걸 모르겠다.

어제 어떤 소설에 대해 간단평을 남긴 트윗에 마음이 찍혔다. 5달 전 트윗이다. 사람을 좋아할 때 하지만 상대방은 나를 좋아하지 않을 때 내가 초라하게 느껴지고, 비참해지는, 그런 걸 잘 다룬 소설이라는.. 사실 그런 마음이 너무 사랑스럽지만, 그리고 그럴 순간조차 느끼는 행복함도 알지만 삶은 언제나 일방통행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여전히 비참하다. 이러면서도 글 다 쓰고 라텍스 장갑 끼고 오늘 온 소설책 확인할 거지만. 삶은 복잡하잖아. 그럴 수밖에. 이젠 물리적으로 물릴 수도 없는 복잡한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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