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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뎡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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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5/05/20 03:38
  • 수정일
    2015/05/20 03:44
  • 분류
    우울한일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힘 하는 부분이 제일 예쁜데 쓸데없는 걸 붙여놔가지고 사진이 없어졌네 지가 붙임 지 이쁘다고

 

혼자 있으면 별로인 것 같다.

요즘 잠을 잘 못 자서 너무너무 졸렸는데 나 자신이랑 대화 좀 해볼까 하고 뭐 좀 쓰다가 겁나 우울해져서 다시 도망나왔다. 우울함을 달래줄라고-_- 사진들을 봤다. 고등학교 때 친구가 붙여준 스티커 사진도 찾았다. 사진 올려도 괜찮겠지 이젠 너도 아줌마가 됐겠지 애기도 있을라나. 살면서 폭풍 같은 미친 것 같은 사랑을 퍼부어준 처음 만나는 타인이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이렇게 예쁜 소녀가 날 좋아했었다니 흐뭇해지고< 이 때의 맥락들이 떠오르면서. 이십년 가까운 시간을 넘어 지금의 나에게 위안을 줄 줄이야. 게다가 20년 가까이 스티커 사진집을 보관할 줄이야-ㅁ- 어떨 때는 이때의 감각이 생생한데 어떨 때는 아무 의미 없고. 요즘 이상하게 얘가 많이 생각난다. 길거리에서 마주칠까 눈을 크게 뜨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기도 한다. 혹시 만나면 서로 실망할라나. 너는 나를 어떻게 기억할라나. 나의 뭐가 좋았던 건지 궁금하다. 그 때를 기점으로 나는 엄청 변했는데. 애를 낳았을지 애도 너처럼 예쁠지. 힘들어했던 문제들을 어떻게 소화했는지. 어른이 됐는지. 마지막 통화했을 때 어른이 됐구나 생각하긴 했었는데. 좋았던 일들도 괴로웠던 일들도 대체로 단편적으로만 기억하는 편인데 얘하고 있었던 일들은 워낙 강렬해서 대부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이렇게 보고싶은가 너무 강렬한 기억이라서. 우리가 이성애자가 아니었다면 아니면 남자 여자로 만났다면 서로 구원하는 관계가 될 수 있었을까. 누구랑도 안 되는데 우리 둘이 될리가 없지 아 똥같은 소리 그만하고 잠을 자야 내일 일을 하지 ㅜㅜㅜㅜㅜㅜㅜㅜ 야근해야 되는데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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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 FOUND

  • 등록일
    2014/11/27 04:11
  • 수정일
    2014/11/27 04:11
  • 분류
    우울한일기

(아직 안 왔지만) 팔레스타인에 다녀오며 여러가지를 잃어버리거나 놓고 왔다.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귀걸이 한짝을 잃어버리고, 2유로 동전을 잃어버렸다. 빌린 잠바와 빌린 모자와 스포츠타월을 두고 왔다.

 

돌아오기 삼일 전인 월요일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단다. 오기 전에 아빠가 너 없는 동안 할머니 돌아가실 거라고 찾아뵙고 가라고 했다. 많이 약해지셨지만 내가 찾아뵀을 때는 나도 알아보시고 우리 시어머니 안부도 물으시는 등 생각만큼 심각하게 안 좋지 않으셔서 아빠가 오버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비행기를 당겨도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어서 일정대로 나왔다. 멀리서 집중이 다른 데 쏠려서 그런지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다. 다른 손주들 회사에서도 다녀간다는 얘기를 듣고 진보넷에도 말해야 하나 고민하다 우리 규정상 조모상도 챙기는지 기억이 안 나서 바리한테 물어봤다. 고맙게도 말한 당일에 네 명이 다녀갔단다. 인천 장례식장에 가기 위해 사람들이 메세지를 주고받는 걸 보니 약간은 실감이 났다.

 

가까운 이들의 노병사를 겪을 때마다 인간의 삶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왜 살아서 왜 살아가는 건지 정말로 더 모르겠다. 할머니의 삶은 무엇이었을까.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육이오를 겪고 어린 자식을 잃고 남편을 떠나보내고 자식들 우애 좋기로 마을에서 칭찬이 자자하다가 같이 살게 된 자식 며느리랑 파국을 맞고 말년을 상상도 못해봤을 도시 속 무능한/쓸모 없는 인간으로 보내고 일정 때 일본 선생이 추켜세웠다던 그 총명함 다 사라지고 사지육신 늙어 병들고 뼈에 금이 갔는데도 아픈 줄 모르고 끙끙 앓다가 늙은 몸 회복되지 않고 끝내 죽어버린. 할머니라는 인간의 삶과 죽음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나마 그를 기억하던 인간들이 사라진 뒤에 의미는 커녕 존재 자체도 알 수 없을... 왜 태어나서 왜 그런 고통을 겪고 왜 죽어야 하는지 

 

역시 이런 글을 쓰니까 너무 슬프다. 한국에 돌아가서 생각해야지. 금요일 삼오제에 참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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