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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이 새어나가

  • 등록일
    2013/07/19 16:50
  • 수정일
    2013/07/19 16:51
  • 분류
    우울한일기

저런 가사가 있는데 그건 아름답지..

 

현직 전애인(=ㅁ이=새신랑)은 날보고 위선자라 말한다. 티비 보며 운다고. 나는 너는 공감 능력이 대애-단히 떨어진다고 말한다. 나의 지적을 좀 신경쓰는 것 같다 가끔 자기는 결코 공감능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싸워옴ㅋ

 

티비 보고 우는 건 위선잔 아니야 그거 말고 나의 평소 생활은 위선자다< 20대에는 솔직함이 최고 미덕인 냥 자신을 그리고 자신의 공격성을 드러내는 데에 서슴 없었지만 운동을 하는 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낸 뒤로, 특히 사람들과의 관계를 내가 주도적으로 엮고 책임져야 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면서 화가 나도 화 안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왔다.

 

화는 좀 극단적인 거고 뭐 만나서 흥미도 없는데 막 대화를 내가 주도해야 하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리고 어처구니 없고 뭐야 이거 싶을 때도 잘 참아내고< 가끔은 코스프레하는 느낌이 든다.

 

근데 계속 참다보니까(?) 짜증이 예상치 못한 때에 비죽 새어나간다. 막 랜덤으로, 진짜 폭발할 것 같을 때는 잘 지나갔는데, 아주 사소한 것에 불쑥 짜증을 낸다든가. 종로에서 뺨맞고 인천에서 화풀이하는 그런 이어진 행위가 아니고 그냥 물컹거리는 걸 손에 쥐었을 때 손가락 새로 빠져나가는 걸 못 막듯이 예기치 않은 순간에..

 

사실 이렇게 감정적으로 과잉인 사람은 가까운 사람이 제일 힘든데, 나의 짜증과 화는 어느날은 매우 정당하지만 전혀 정당하지 않은 경우도 없지 않아 많다< 그걸 아니까 더 참는 거고. 그러니까 나는 애초에 남들은 화날 만한 상황이 아닌데 나만 -_- 모르지 다들 코스프레< 그런 나의 성정 자체도 짜증난다.

 

마이웨이로 살아가는 것도 정말 싫지만, 내가 지금 나자신을 얼마나 억제하고 있는지 아십니까(by 차인표 in 하얀거탑)도 싫당. 아이참... 지금 햇빛은 따사로운데 사무실은 한적하니 시원하고 기분이 삼삼해서 역시 글쓰는 데에 흥이 안 나네. 그냥 짜증이 새어나간다는 걸 느끼면서 그 표현을 잘 써보고 싶었어

 

 

나는 나랑 비슷한 사람을 귀신같이 알아보기 때문에 그런 사람이 나타나면 매우 싫어한다< 하지만 이젠 뭐... 근데 이거 다 잘 모르겠어 어떨 때는 내가 정말 유해졌구나 므흣하기도 한데 어떨 때는 이건 다 가짜야 짜증나 하면서 거짓 미소를 짓고 있긔...ㅜㅜㅜㅜ 거짓된 녀성으로 진화>>>>>>>>

 

+ 뭐 물론 뭐 그렇게 대단한 짓꺼리를 저질렀다고 위선자까지야 싶긴하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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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구리고 앉아서..

  • 등록일
    2012/10/22 19:22
  • 수정일
    2012/10/22 19:22
  • 분류
    우울한일기

나는 어릴 때 외할머니랑 많이 같이 살았다. 엄마 돌아가시고 나서도 몇 년은 같이 살다시피 했다. 고등학교 때는 나 불쌍하다고 매일같이 고기를 해먹이고 그래서 나랑 참 잘 지냈지만-_- 이십 살 넘으니까 왠지 할머니가 사사건건 맘에 안 들고 할머니도 나를 금쪽같이 이뻐하던 자세는 어디 가고 맨날 짜증내고... 기억도 안 나는데-_- 갈등이 디게 심했다. 내가 막 나가라고 개지랄 떨고......;;;; 존나 사과했었음;;;;

 

내가 초등학교 때 운동회를 따라다닐 때 할머니는 50대 초반이었다. 이 생각을 하면 우리 할머니는 왜 그렇게 빨리 늙기 시작했을까 서글프다. 내가 모르는 할머니의 여러 생활이 있었음을 알지만... 아니면 당시 사회상이 여자를 빨리 늙히는 것이었을 수도 있고. 드라마 감독들이 여자 배우를 너무 빨리 늙힌다는 비판은 옛날에 들었었는데.

 

할머니는 혼자 사는 게 편하다고 오랫동안 혼자 살다가 최근 몇 년 사이 외삼촌이 모시게 되었다. 삼촌은 말할 것도 없고 외숙모의 고생은 이루말할 수 없다. 할머니는 아무데나 막 막 막 가 버린 뒤 길을 잃고는 경찰차를 타고 온다고 한다. 나는 그 얘기가 퍽 재미있고 유쾌하게 들렸지만 매일 경찰과 대면해야 하는 동거가족들에게는 웃을 일이 아니었다.

 

정말 매일매일 그렇게 돌아다니며 길을 잃어도 저녁에는 경찰차를 타고 돌아오던 할머니가 어젯밤에는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모두 많이 걱정했다. 나도 걱정이 너무 되면서도, 괜찮을 거라고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불길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길래. 그래서 마음이 계속 무거우면서도 괜찮을 것 같았다. 가족들도 할머니가 연락처가 적힌 목걸이같은 걸 갖고 있어서, 무슨 일 생겼다면 오히려 연락이 빨리 왔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모두 불안해했다.

 

암튼 손녀의 삘로 왠지 괜찮을 것 같았는데 매우 늦었지만 부천까지-_- 대체 어떻게 간 건지, 부천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걸 누군가 발견해서 신고했다고 무사히 돌아왔다고 한다. 2시 가까이 된 시각이었다. 이 얘기를 듣고 쪼그리고 앉아서 무슨 생각을 했을지 불안하지 않았을지 오히려 더 걱정이 되고 슬펐다.

 

할머니는 약간씩 치매 증세를 보이고 있다. 치매는 정말이지 할머니의 가장 고집스럽고 그악스러운 점이 극대화되게 증세를 드러내고 있다. 매우 약해졌는데도... 할머니가 보는 세상은 예전이랑 많이 다른 걸까? 부천까지 가서 뭘 한 걸까? 파출소를 찾다가 실패해서 쪼그리고 앉아 있던 걸까? 길가는 아무한테나 자기 파출소 데려달라고 말하는 철판 깐 할머닌데, 왜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거기 있었던 건지... 그 오랜 시간 동안 무슨 생각을 했을지 상상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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