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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 등록일
    2004/08/31 16:12
  • 수정일
    2004/08/31 16:12
  • 분류

삼성출판사 간 3부, 전 9권짜리로 읽고 있다. 아아ㅠ_ㅜ

지금 2권 읽는데 용이와 월선이 때문에 미치겠다. 월선이 니 어디서 뭐하노.

1권 뒤에 붙은 가계도 보고 용이 임이네한테 애 놓는 거 보고 불같이 화나서

집아치고 보기도 싫었는데 귀녀년이 어떻게 하나 궁금해서 2권을 보다보니..

용이 왜 그런지 알긋네.

사랑도 사랑이지만은 외곬이 참.. (어렸을 때 엄마가 나보고 외골수라 그래서

사전 찾아보니 외골수란 단어가 없었징. 비슷한 단어로 외곬이 있었던 듯..

그 단어 뜻에, 내가 외골수란 걸 전혀 수긍할 수 없었음... 이 얘기 왜 하냐-_-;;)

인력으로 어쩌지 못 하는 것도 있나배. 이거야 박경리 선생의 숙명론에 물들었나..

아으 용이가 임이네 강청댁 휘두르매 주모 영산댁이 하넌 말 듣고 알았네.

 

귀녀는 결국 죽었다. 예나 지금이나 재물과 권세가 뭐간디.. 또라이같은 요새 드라마에나

나오는 얘긴 줄 알았건만.. 실제로도 그런 일이 횡횡하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표독스럽게 살아지노. 내사 마 서희한테 해꼬지 할까봐 귀녀한테

오만 욕 다 하며 봤지만도 죽고나니 허무하네. 불쌍타 인생.

 

부평도서관 가서 뒷권 빌려와야 쓰겄네.. 거의 다 읽었는뎅.. 못 참아>_<

 

 

 

<월선이 죽다>

 

2부 5편 세월을 넘고 7장 벌목장의 오두막.

 

어매가 죽을 위기에 처해 여러 모로 연락을 취해도 안 오는 아버지 만나러

벌목장에 온 홍이. 증오심만 가득 안고 떠난다. 영팔 아제도 욕설을 그냥....

 

 

용이는 길섶에 선바위같이 미동도 않고 서 있었다. 홍이의 울음소리, 죽인다고 소리 소리치는 영팔의 고함, 그러나 목소리도 모습도 사라졌다. 나무 위에 실린 눈이 바람따라 날아내리고 일출의 장엄한 광경이 빛과 그늘을 부각하듯...... 사방은 태고적 같은 침묵이 쌓여간다.

 

토지를 읽다가 처음으로 울었다. 살만큼 살았네라...

 

 

4장 사랑

 

"임자."

"야."

"가만히,"

이불자락을 걷고 여자를 안아 무릎 위에 올린다. 쪽에서 가느다란 은비녀가 방바닥에 떨어진다.

"내 몸이 찹제?"

"아니요."

"우리 많이 살았다."

"야."

내려다보고 올려다본다. 눈만 살아 있다. 월선의 사지는 마치 새털같이 가볍게, 용이의 옷깃조차 잡을 힘이 없다.

"니 여한이 없제?"

"야. 없입니다."

"그라믄 됐다. 나도 여한이 없다."

머리를 쓸어주고 주먹만큼 작아진 얼굴에서 턱을 쓸어주고 그리고 조용히 자리에 눕힌다.

용이 돌아와서 이틀 밤을 지탱한 월선은 정월 초이튿날 새벽에 숨을 거두었다.

 

 

용이 따라죽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굳이 그럴 필요없음을 이제 알겠다. 괜, 찬, 타.

 

 

 

<소백정과 인간백정>

 

상민들이 백정을 모욕하는 장면이 있다. 양반에 상민 괄시하는 것보다, 상민이 천민 괄시하는

게 더 심하다. 그들은 잔인하다. 예전에 임꺽정에서 이휘향이 개처럼 목에 밧줄걸려 끌려다니는

걸 봤는데... 그 때는 대충 봐서 잊고 있었는데 책을 읽다가 문득 떠올랐다.

책에도 잠깐 언급한다. 상민들이 백정의 딸 하나를 기어다니게 하면서 뒤에 올라타 겁간한

얘기를 즐겁게 술안주 삼아 나눈다.

백정은 인간이 아니라고 한다. 백정은 마구 때릴 수도 있다. 그렇게 억압하지 않으면

손에 든 칼로 찌를 것이라고... 와 이거 완전 양반이랑 사고구조가 같구나.

 

이때 백정 사위지만 백정이라고 욕을 먹은 관수는 구조를 탓한다. 이런 구조가 아니었으면

저 사람이 백정이라며 이렇게 행패부릴 수 없다고, 한 명에게 복수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맨위-일본의 수탈로부터 시작되는 착취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장애인 내부에서도 장애여성은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현실을 보고 도통 납득을 할 수 없었는데.

구조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나는 요새 바보가 되고 있다. 답답하다.

 

 

 

<지삼만>

 

'환장한 놈, 하기사 모두 친일파로 탈바꿈을 해가는 세상인데 지삼만은 잡신의 교주로 탈바꿈한 것인가, 그렇게밖에 갈 수 없었던 길까. 미칠 수밖에 없었던 길까. 사방이 첩첩, 길이 맥힜인께 그 모지고 독한 놈이,'

휘청휘청 걸어 올라가는 강쇠의 얼굴에 옛날 동지였던 지삼만의 변신과 배반과 죽음에 대한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린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환이 죽은 뒤 지삼만은 더욱더 깊이 주색에 빠졌다는 것이며...(생략)

 

 

이에 대하여 숭디는 얼마나 분노하며 박경리 선생의 운명론을 비난하였던가!!

하지만 나는 스토리에 굉장히 치중하고 특히 인물들의 흥망성쇠와 마음마음에 온몸이 따라가는 만큼-_- 이 부분도 너무 슬펐다.

강쇠 등 20 년대에 중장년들인 이들은 우리가 독립을 해내기는 글렀구나, 우리 다음 세대에나 되겠구나, 느끼면서 깊은 상실감과 허무함에 빠진다. 온 생을 다 바쳤건만.

그것이 지삼만이 개쐐러처럼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넘때문에 환이가 죽었이니 아이고 쌍녀러, 그러나 그 넘은 나름대로의 괴로움을 표현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패악질을 하면 안 되지만 이왕 죽었이니 슬퍼지는 것이다.

살아생전 나의 분노를 먹고 죽어 나의 눈물을 받을 자들을 대표한다고도 볼 수 있겠다.

다 악인은 아니잖아~~

 

 

========

14권 읽은지 오래 되었다. 장편은 역시 내게 무리여... 학교 가끔 가서 빌려와야겠다.

읽는 와중에 격렬한 느낌을 준 것만 써놨고 나중에 총체적으로 감상문을 써보고 싶었는데

과연 앞에를 기억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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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의 아리랑

  • 등록일
    2004/08/31 14:41
  • 수정일
    2004/08/31 14:41
  • 분류

아리랑은 조선왕조의 압제 시절 사형 선고 받은 자들이 교수대로 쓰이는

나무에 걸어가기까지 고개를 넘어가면서 부르던 노래라고.

 

어떻게든 살아서 혁명 과업을 수행할 것이냐, 의롭게 죽을 것이냐.

절대로 보통 사람에게 죽을 것을 강요할 수 없다. 나로서는 살아서, 살아내서

하나라도 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옥 속에서의 죽음은 개죽음일 뿐이다.

사실 유명한 자가 아니라면 그 청렴한 죽음은 대중에 알려질 수 없고, 자기네 활동가만

알 뿐이며, 발화점이 될 수도 없다. 어느 궁극에 다다르지 않은 이상은 개죽음이다.

지금 현실만 봐도 그렇잖은가. 나조차 분신자살한 분들의 성함과 배경을 일일이 알지 못한다.

 

하지만 최일선에서 먼저 나아가는 자들- 그것은 선민의식은 아니다-에게는 기대해도 될 것이다.

스스로 목적의 정당성을 파괴하는 짓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생각에 종지부를 찍어준 고마운 책이다.

 

김산의 정의로움은 타고났다 할 수밖에 없다. 같은 시대를 살아도, 비슷한 처지에 있어도

선택은 다르다. 개인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책은 김산의 개인적인 얘기에도 할애하고 있지만 나는 이것이 싫지 않다. 어느 혁명가의

인간적인 모습 개뿔따구를 보려는 것이 아니고, 김산이 본 항일투쟁과 중국혁명 등

김산의 시각에 한 번 걸러진 사실들에 대해 생각해보려면 그의 관점이 어느 지점에서

생긴 건지 아는 데에 개인적인 얘기들이 크게 도움되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가 없는 것이다.

 

중국혁명에 대해 무관심했는데 책을 한 번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아직 30대의, 이론이 덜 영근(레닌주의자라니.. 하긴 당시 상황이 그러니까. 하지만 로자 언니는

레닌주의의 패망을 훨씬 더 전에 예견했건만..ㅠ_ㅜ), 하지만 늙을대로 늙은 그래도 순수한.

신기한 모습이었다, 김산은.

 

아 이름 까먹었는데... 오.. 누구더라. 생사를 같이 한 친구. (읽은지 며칠 되서-_-)

둘 다 서로 죽은 줄 알고 있다가 중국의 어느 거리에서 딱 마주쳤을 때.

죽은 줄 알았다고 소리치고. 둘이 굳게 끌어안은 순간. 헉, 하고 눈을 쳤다.

아참 그 이후의 이야기도 읽어봐야겠담. 아내랑 자식은 어찌 되었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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