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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집회 사진에서..

우리과 깃발을 봤다. 내가 학교 다닐 땐 없었던, 새로 제작된...

이럴 때 감회가 새롭다는 표현을 쓰는 모양이다.. 훗.

 



스크린쿼터 논쟁은 사실 해묵을대로 해묵은 것이어서 별로 말하고 싶지도 않다. 약속은 문광부 장관이 철썩같이 해놓고, 불과 몇 달 사이에 경제부총리가 뒷통수 친 것에 대해서도, 뭐 정부에서 하는 짓이 그렇지 한다. 장동건 1인 시위 해프닝이나 그가 들고 나온 피켓에 쓰인 문구를 보면서도 (... 전세계에 태극기를 휘날리겠습니다...) 씁쓸하니 웃고 만다.

 

그닥 분노하지 않고, 애써 관심을 두지 않으려 하는 내 심리에는, 뭐랄까, 꼬인 게 있다. 설명은 생략.

 

암튼지간에... 오랜만에 과 게시판에 가봤다. 영화노조도 생긴 지금, 영화인을 꿈꾸는 젊은 영화학도들은 스크린쿼터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실은 영화노조에 대한 반응도 궁금해서 관련글을 좀 찾아봤는데 그 쪽으로는 나오는 게 없고, 이번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집회에 가자는 학생회장의 글 정도가 눈에 띄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새내기들이 5명이었다는데(울과 정원은 35명이다), 별다른 교육없이 버스 대절해서 김밥 먹으며 집회에 참가했던 내 새내기 시절이 떠오르면서,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저래 검색해보니 학생회 명의의 성명서가 떴다.

 

2004년에 발표된 대학 영화과 연합 성명서

 

이들의 성명서는 다음의 주장으로 끝맺는다.

 

'하나, 우리는 신자유주의와 자본의 세계화에 맞서는 사회 운동들에 지지를 보내며 적극적으로 연대하고자 한다. 스크린쿼터 운동은 단지 영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투쟁의 일부이다. 이러한 연대를 통해서 스크린쿼터는 대중들의 지지를 받는 사회적 의제가 될 수 있다.'

 

스크린쿼터 투쟁은 나에게 자유무역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하고, '세계화의 덫' 같은 책이나 문화다양성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영화자본이야 스크린쿼터 축소를 기정 사실화하고 살 길 모색하고 있겠지만, 예비/영화노동자들에게는 스크린쿼터 투쟁이 어떤 교육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그들이 영화판 내부를 바꾸는 동력이 되길 바라고, 사회운동에 연대하는 동지가 되길 바란다. 오늘밤도 배고프고, 춥고, 고통스럽겠지만... 그러므로 더더욱...

 

덧. 씨네 21에서 스크린쿼터 기사 목록을 보니, 2000년 1월 스크린쿼터감시단 문화부 표창이 첫 기사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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