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멍처럼 푸른 귀가 / 황지

 저 끝의 공장으로부터

 푸른 곰팡이가 쏟아지듯이

 포자처럼 집으로 간다 하아하아

 입김이 서린 하늘은 차갑도록 하아하아

 무사한 하루도 좋다 무사할 내일도 좋다

 

 포장마차나 함바집엔 고기굽는 냄새가 새어나오고

 뱉어내었던 작업장 굴뚝이 마냥 하늘로 올라

 시장통이나 한 번 뒤적이며 생선의 푸른 등을 찔러본다

 장난감 가게의 불은 구멍뚫린 주머니처럼

 할 수 없거나 잃어버리거나 없는 것은 그 불처럼

 빛나라 시시덕이는 여인네의 짧은 치마

 분칠한 얼굴이 고와 입맛 한 번 다셔도 보고

 가래침 타악탁 뱉으며 자꾸만 만지작 거리는 인형은

 작고 예쁜 집에 잘도 사는구나 양과자 가득

 쌓인 과자가게를 지나 정육점 두어근의 돼지고기

 빠알갛게 코로 들이치는 바람 무사할 내일 이야기

 달랑이며 잠시 실내포장마차 훈기어린 순대국에 낱잔 소주

 곁들이었다 지칠 때까지 익힌 그 순대같은 이야기

 푸욱 퍼져 달랑이는 모든 것을 꿰어 들고

 검정비닐봉지 우리 집에 간다 집으로 간다

 아무 할 말 없이

 포자처럼 부유하는

 푸른 곰팡이

 멍이 든다

 

-- 그렇게 찾아도 찾을 수 없었는데, 백석의 시집과 여승, 그리고 이 시까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리처드를 찾아서 / 알 파치노


뉴욕 광시곡이 이 영화였단 말야? @.@

 



셰익스피어광인 알 파치노,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셰익스피어에 대해 묻는다. 학자들에게도 묻는다. 어렵기만 한 셰익스피어. 결국 그는 동료들과 함께 리처드 3세 공연 준비를 하면서, 배역에 대한 토론과 자신의 생각, 대화 등을 담아 한 편의 다큐를 완성한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고, 당연하게도, 편집이 재미있었다. 이것과 저것 사이를 시청각적으로 효과적인 방식으로 오가는. 때로 강조하고 멈추고 침묵하고 사라지고. 그런 리듬.

 

도입부의 흥미가 2시간 내내 유지되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봤다. 그리고 계속되는 고민.

앵글도 그렇고 카메라 움직임도 그렇고, 내가 하는 것들은 뭐랄까, 너무 단선적이다. 안정적이지 않다는 게 첫번째 문제겠지만, 재미가 너무 없어. 흘러가는 움직임이나 우연성 같은....

 

광고프로덕션에서 일하는 후배의 미니홈피에 우연히 들렀다가, 여전히 독특한 그 아이의 시각에 많이 웃고 감탄하고 자극 받고 그랬다. 그것은 타고난 감각, 혹은 감성, 취향 같은 것이어서 내가 부러워 한다 한들 내 것이 될 수는 없다. 다만 그렇다면 내가 가진 감각, 감성, 취향은 무엇인지. 그것으로 나는 어떻게 다른 세상을 보거나 세상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지. 그러한 방식이 내용과 괴리되지 않은 채로.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괜찮아요,

그래도 가고 있거든요.

 

나도, 그래, 당신들처럼, 타박타박..

 

나도 괜찮았을거야.. 그치? 나도 할 수 있었을 거예요..

 

후회없이, 가고 있는 거라고 믿어요..

 

... 오늘은 완전 실패. 이 새벽에 포스팅이라니. 꾸엑. 안 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자신이 없어요.

자신이 없어요, 자신이 없어.

 

사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있잖아, 일하는 거든 뭐든.

 

이러는 게 답답해서 괜히 센 척 하기도 하는데, 어설퍼.

 

다들 어떻게 사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피로.

어떻게 견디어 왔을까.

그만큼 걸었다고 죽은 듯이 쓰러져 있어야만 했고,

그만큼 뛰었다고 여지껏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지친 것은 몸뿐만 아니어서 가능하면 다른 생각은 하지 않으려 애썼다.

그새 9월도 열흘 밖에 남지 않았다.

다시, 마음이 조급해진다.

 

요리책을 사러 들른 책방에서, 습관적으로 길을 잃었다.

김인숙에 손이 갔다가 공선옥에 손이 갔다가 가만가만 접는다.

머리를 짧게 친 아르바이트 학생의 손글씨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문득 발길을 돌려 나의 미카엘을 찾아냈다.

 

미카엘, 그것은 천사의 이름.

지금 너는 나의 위안인가.

슬픈 경계심.

계속되는 피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당분간 생활계획표.

0800 일어나서 아침을 먹지요.

0830 약을 먹구요.

0900 낙산 공원 올라가서 운동해요.

1000 물 마시고 샤워 하고 한숨 자요. ^________^

1100 머리 감고 점심 준비 하면서 책을 보든지 아무튼 조용하게.

1230 점심 먹어요.

1300 약 먹고 물 마시고 조용하게 쉬어요.

1330 오후. 뭐든 한다.

1830 저녁 먹어요.

1900 약 먹고 물 마셔요.

2000 집앞 헬스장에 가서 운동해요.

2100 물 마시고 샤워 하고 이것저것 해요.

2400 불 끄고 누워서 자도록 노력하기.

 

* 수요일은 병원 가는 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하하! 여성군주형.

심리테스트 오랜만에 해 봤다. 여성군주형이라....

초중고 11년 부회장 생활도 모자라 대학에 와서도 부학생회장을 했던 나로서는,

재미있는 결과로군..



관계지향성 : 42 점 감성지향성 : 84 점
사람들에게 당신은 약간 신비한 인물로 비춰질 수 있다. 당신은 여성적이면서도 여성적이지 않은 사람. 혹은 남성적이면서도 남성적이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객관적인 사실보다는 당신만의 느낌과 감각을 중요하게 여긴다. 세련된 감각과 취향은 당신을 부드럽고 여성적인 사람으로 보이게 한다. 하지만 당신은 어떤 문제를 발견했을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과감한 결단을 내릴 줄도 아는데, 이런 추진력과 공격성은 남성적 측면이다. 어떤 사람은 당신의 이 양면성을 이중성으로 해석하고 비난하기도 한다. 남자든 여자든 당신은 그 집단의 전형적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고달프다. 당신이 남자라면 당신은 지나치게 까다로움을 피운다고 핀잔을 받은 적이 많을 것이다. 반면에 당신이 여자라면 대인관계에서 너무 둔하고 냉정하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점도 있다. 여자인 당신은 다른 여자들에 비해 과감하게 일을 추진할 수 있으며, 남자인 당신은 다른 남자들에 비해서 섬세하고 세련된 감성을 자랑할 수 있다.

 

당신은 여성적 감수성과 남성적 합리성을 고루 갖추고 있다. 그 결과 남들이 사실에만 집중할 때 당신은 그들이 보지 못하는 미래를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당신의 직관은 옳다. 그래서 당신은 현재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으로 한발 앞서 유행을 예측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잇다. 또한 당신은 남들의 느낌이나 생각에 대해서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할 때는 그런 것을 무시할 줄도 안다. 즉, 당신은 보통 감각적인 사람들에겐 없는 추진력이 있다. 즉, 당신은 미래를 예측하고 그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선구자라 할 것이다.

 

당신은 남성과 여성의 장점을 고루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당신이 가진 감수성이 평소에 지나치게 발휘되면 너무 까다롭고 변덕스럽다는 평판을 얻게 된다. 게다가 그 감수성과 일 처리를 할 때의 냉정함이 결합되면 당신은 무자비한 괴물로 변신한다. 당신은 반대파를 만났을 때 논리적으로 이치를 따지기 보다는 상대의 감정을 긁고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행동하기 쉽다. 결과적으로 적을 많이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다.

당신은 섬세하고 감수성이 풍부하면서도 동시에 냉정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당신의 섬세한 면만 보고 다가섰다가 숨겨진 냉정함을 발견하고 놀라거나 상처를 입기도 한다. 당신에게 적절한 전략은 따라서 평소에는 냉정한 모습을 주로 보여주다가 가끔씩 섬세한 배려를 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합리적이면서도 마음이 따듯한 사람으로 존경 받을 것이다. 당신은 말을 줄이고 행동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당신의 말은 여러 가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통찰력에 따른 당신의 행동은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언젠가는 그 가치를 인정 받게 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자정향 / 정진규

모든 사물들을 실물크기로 그리고 싶다

내 사랑은 언제나 그게 아니 된다

실물크기로 그리고 싶다  

사랑하는 자정향(紫丁香) 한 그루를 한 번도 실물크기로 그려낸 적이 없다

늘 넘치거나 모자라는것이 내 솜씨다

오늘도 너를 실물크기로 해질녘까지 그렸다  

어제는 넘쳤고 오늘은 모자랐다

그게 바로 실물이라고 실물들이 실물로 웃었다

 

p.s "클라인씨의 병" 같은 너의 이상한 사랑에 고마움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신종욱 선생.

03년에 가장 자주 만났던 사람이다. 주치의 선생.

2년 만에 만났는데, 많이 늙어 있었다.

- 그간 힘드셨나봐요?

 

내가 만난 의사들 중에 가장 따뜻한 사람.

그래서 무척 좋아하는.



내시경을 시작하기 전, 초록색 천으로 눈을 가린 상태였는데,

선생은 내 어깨를 가볍게 주물러줬다. 긴장하지 말란 뜻이었겠지. 곧이어,

- 금방 끝날 거야. 그런데 힘들긴 힘들어, 솔직히 말하면.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피냄새와 그 소리,

내 것이 아닌 것 같았던 기침 소리,

숨막히는 고통을 호소하는..

 

같이 있던 사람이 '숨 쉴 수 있어요, 입으로'라고 나를 타박하는 동안에도 선생은

- 잘 하고 있어, 다 되어 가

라고..

 

결국 예정돼 있었던 조직검사는 하지 못 했다.

아프진 않았지만 무척 괴로웠던 몇 분이 지난 뒤,

입안에 고인 피와 침을 뱉어내고.. 훌쩍훌쩍 눈물을 삼키며 일어섰다.

 

선생은 엘리베이터까지 나를 바래다 주고,

- 열 나거나 아프면 참지 말고. 알았지? 그래, 내일 보자.

 

아픈 건 싫지만, 신종욱 선생을 보는 건 좋다. ^^

이번에 치료가 끝나면 정말 무슨 선물이라도 해야겠다.

03년에 하지 못 했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근황이랄까?

마지막 포스트를 덜렁, 남겨두고 입원을 했었어. 미안.

나도 입원할 줄 모르고 갔던 터라...

 

병에 대해 먼저 말하자면,

이태 전 앓았던 폐결핵 합병증으로 기관지확장증이란 게 온 상태고....

폐결핵 재발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는군...

일단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면서 기관지확장증 치료를 해야 하고,

결핵 치료는 재발이 확실시되면 시작하게 되는 것이고...

 

일과 휴식을 어떻게 조율할 지, 일단은 그게 문제.

난, 내 일과 그것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공간들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인 까닭에.

하지만 이 상태로는 어떤 일도 해 낼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는 까닭에.

과로와 불규칙한 수면은 어떤 병에나 쥐약이다보니...

 

뭐, 이 정도가 내 근황이라면 근황이겠지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