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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과 공부? 투쟁 공부?
어쩌다가 네팔에 있는 미누 사진을 보게 되었다. 그는 한국인 취재팀을 보고는 마치 가족을 만난 것마냥
반갑다고 말했다. 나는 눈물이 난다.
요며칠 계속 용산 기사를 읽으며,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그 속에서 통곡하는
유가족들의 얼굴을 보며 또 눈물을 흘린다.
내가 원래 이렇게 눈물이 많았었나..
공부를 시작한 건 정말 잘한 일이다. 내 투쟁과 공부는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다. 공부를 하며 자본주의,
불평등을 생각하고, 억압받는 이들의 현실을 공부하게 되니 말이다. 특히 요즘 기말 보고서를 쓰며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다만, 핍박받는 이들의 아픈 이야기를 쓰려니 눈물이 많이 날뿐.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야지.
어느 누구와 싸우든 당당해질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해.
기말 페이퍼를 쓰고있다.
이 과목은 처음부터 내 논문 주제(이주노동자, 이주노조)를 가지고 계속 글 쓰고 수업때 발표하던
거라,다른 과정에 비해페이퍼 쓰기는 더 친숙한데... 그렇다고 수월한 건 아님.
계속해서 개인과 기관(? 정부)의 관계에 관한 사회학 이론을 들여다보고 그걸 내 프러포절에
적용하고있는데, 방금 마친 한 문단은, 개인이 상황을 인식하고, 가치를 고려한 다음 목표 설정 하고
행동에옮긴다. 혹은, 목표 설정 후 상황을 인식하여 행동에 옮길지를 결정하기도 한다.이게 노조 설립
및가입이 될 수도 있고, 집회 참가 등 집단 행동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는 이론.
이것 저것 쓰다보니, 문득 드는 생각이...
정부의 탄압이 계속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어떤 행동을 하고 이주노조는 또 어떤
관계에 있나? 계속 되는 탄압 속에서도 이주노조는 새로운 지도부를 세우고 또 계속 투쟁을 이어간다.
양측의행위가 서로에게 매우 공격적(challenging)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이주노조나
이주노동자들만 느끼는 도전이 아닌 것이다. 정부도 깜짝 놀라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더한 탄압을
준비하는 것이다.
수업 시간에 contingency에 대해 얘기를 하던 중, 이주노조에 대해 얘길 했다. 정부의 expected action
(제도 추진 및 그에 이어진 단속)에 이주노동자들이 contingent action(농성, 집회)를 열고, 이주노조의 expected action(지도부 설립)이 정부의 contingent action(단속, 강제 출국)을 야기한다.
이것저것 섞여서 그다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개인과 기관의 관계, 이어지는 사회운동의
행태를 알아가는 데 많이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수업 들을 때 다들 짜증 많이 냈었는데, 왠 논리며
이론이 그리많은지.. 그래도 뭔가 배우긴 한것 같다. ㅎ
문득 문득, 너무 죄스러워.
여기서 공부한답시고 끙끙대며 머리 쥐어뜯고 영어로 된 글 이해한다기보다 머리에 계속
부어넣고 있는데,
할 공부가 너무 많아서 더 잘 할 수 없음에 답답하고...
근데, 미누 생각만 하면 내가 너무 죄스러워.
나도 이주해서 한 2년 여기 살건데, 난 너무 편하게 사는 것 같아 너무 죄스러워.
동양 사람이라고 누가 나한테 험한 말 하는 사람도 없고, 거기다 공부하러 왔으니 힘들 일도 없고,
이곳 친구들이 나 신경 써주는 것도 너무 고마운데 그것도 너무 죄스러워.
공부 하느라 걱정만 하고 당장 탄원서에 싸인도 아직 못한 거 너무 죄스럽고,
어서 친구들한테도 얘기해서 같이 보내야하는데 그것도 아직 못해서 죄스럽고,
여기 온지 한 달만에 미누한테 그런 일 생긴 거 너무 마음 아프고,
인간이 이주하는데 정부가, 권력이 인간 가는 길 막고 여기로 가라 저긴 가지마라 이러는 거
너무 성질 나고,
이런 얘길 논리로 밀고나가지 못하고 감정만 내세우는 내가 너무 못나보이고,
다만, 그래도 친구들이 같이 생각해서 여러 아이디어 내는 거 보며 너무 힘 나고 든든해.
너무 여러번 봐왔지만, 이 정부가 하는 짓 너무 빤하지만,
그래도 절대 냉담해지거나 좌절하지 않고 계속 싸웠으면 좋겠어.
우리가 기억하고 행동하는 한 우린 절대 지지 않을거야.
훗, 나도 결국은 여기서 얼마간 살거라고 이민국에 체류비자 신청하러 가야하는데...
이 시점에 정말 만감이 교차한다. 없으면 너무 불편하니까, 3개월마다 세르비아 다녀올 순 없으니까..
결국, 신청할 수밖에..
가장 골치아픈 수업이고, 항상 요약문 쓰느라 토요일밤을 머리 쥐어뜯게 만드는 과목인데, 교재 읽다가
재밌는 부분(!!)을 발견하고 글 남겨본다. 이런 예시가 항상 나오면 정말 공부할 맛 날텐데..ㅎㅎ
이 강의 이름은 Logic of Social Inquiry, 결과적으로 논문을 잘 쓰기 위해 듣는 과정이다. 근데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거 너무 어려워. ㅠㅠ
Suppose that you have been with a lover for a while but that he or she decides to break off the relationship. Because of the contrast effect, there will be an initial reaction of grief. You may then observe your mind play the following trick on you: To reduce the pain of separation, you redescribe your lover to yourself so that he or she appears much less attractive. This, obviously, is a case of sour grapes, or adaptive preference formation. You then notice, however, that the endowment effect is also affected. By degrading the other, you can no longer enjoy the memory of the good times you had together. In fact, you will feel like a fool thinking back on the relationship you had with an unworthy person. To restore the good memories, you have to upvalue the other, but then, of course, the grief hits you again.
The exact course of events will depend on the relative strength of the different mechanisms at work. Just as people "may vary in the degree to which their reactions are dominated by endowment or by contrast", they may also differ in their susceptibility to adaptive preference formation. A person dominated by the contrast effect and highly vulnerable to the sour grapes mechanism will initially be very miserable and then quickly overcome the grief. A person dominated by the endowment effect will not suffer so much in the first place. Others may be miserable for a long time, and still others may experience cycles of misery and relief. And if we we add counteradaptive preference formation to the range of mechanisms is the stuff of novels and of everyday life. Perhaps it is time for the social sciences to consider them?
대략 내용은 이렇다. 헤어진 다음 결별의 아픔을 잊기 위해 옛 연인을, 그 사람과의 기억을 별 것 아니었다고 깎아내릴 것인가, 그렇다면 그 관계도 별 것 아니었던 것이 되고 별볼일 없는 사람과 사귀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면 그 사람의 가치를 높여야 하는데 그럼 당근 슬픔에 허덕이겠지... 그리고 어쩌고 저쩌고 다른 유형도 나오고...
헛헛, 이거 정말 그렇잖아. 나도 헤어진 다음엔 막 별로인 애였다고 생각하다가, 그래도 그애만한 애가 나타날까...싶기도 했다가.. 이랬다 저랬다...
이것 말고도 물가와 임금, 회사 기여도와 여가 시간, 정치 참여 등등 여러가지 예시가 나온다. 이 글의 제목은 A please for mechanisms by Jon Elster.
재밌긴 한데 너무 졸리고, 근데 또 요약해서 메일 보내야 하고... 죽겠네. 머리만 쥐어뜯고 있다. 아아아
2일 밤 터키항공으로 출국, 한국 시간으로 오전 11시 30분경(터키 시간 5시반) 이스탄불 도착.
지금 다섯 시간동안 부다페스트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 정말 어리버리의 절정을 보여주며 지난밤 나는 얼마나 쌩쑈를 했던가.
짐도 짐이고, 들어갈 때도 느긋하게 있다가 공항내 기차 타야한다는 것도 모른채(흥, 근데 아무도 말 안해줬잖아!) 허겁지겁 뛰어 들어가서 배웅 나온 사람들이랑 포옹도 못하고 들어와버렸네..ㅜㅜ
막 뛰어서 갔더니 생각보다는 여유가 있더군. 첨에 알려준 어떤 사람이 비행기 못탈거라고 겁 줘서
완전 눈앞이 하얘지고 막 그랬는데..
여기 앉아있다보니 터키 사람들 말하는 것이 뭐, 경상도 사람 말투같기도 하고, 자꾸 나한테 말 거는건가.. 이러면서 쳐다보게되네.. 음식 하나 시켜서 먹었는데 토스트 무지허니 맛 없고 얇고 짜디짠 소세지만 그득하던.. 근데 방금 전 네이놈에서 세계 3대 음식 천국 '터키'라면서 메인에 떴던 것은 무엇인가!
지금 장난해?
아, 이제 또 슬슬 사람 구경하다가 떠날 준비 해야겠다. 나의 이 어리버리 빈틈 투성이 삶이 헝가리에선 또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까...
대만 출신 활동가 친구와 지난 일요일 영화를 보았다.
캐릭터.
그야말로 액션 캐릭터인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 팅윤.
사장이랑 월급 달라 얘기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한쪽은 베트남 말만, 한쪽은 한국말만 하는데, 제대로 소통 불가한 이 사회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어쨌거나 사장노무시끼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뭘 달라고 하냐며 배 째라 이런 식.
암튼, 여친을 찾겠다며 길을 나서는, 거기다 돈까지 갈취하는 팅윤, 대단혀~
솔직히 여친이 돈에 팔려 한국이란 나라로 가버리는 걸 넋놓고 보고있어야만 하는 남성들이 얼마나 많을것인가...
진욱.. 정말 나같아도, 아니 그냥 다른 시골에서 온 사람이라도 그 아파트촌에 들어서면 헷갈릴 수밖에 없을거 같다. 이 아저씬 무슨 속이 그렇게 좋아서 첨 보는 외국인 이것저것 다 도와주고 돈 내줘, 맞고있는 사람 구해줘... 팅윤과 달리 이 사람은 정부에서 집까지 받고 휴대폰 받고 돈 받는 처지라서 어쩐지 더 불안해보이더라.. 그렇다고 별로 행복해보이지도 않는 그, 뭔가 가슴 한 구석이 휑하더라. 과연 이 사회에서 복닥거리며, 싸우면서 잘 살아낼 수 있을까..
그 장면, 기억에 남는다. 여관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울던..서로 아픈 구석이 다르기 때문에 말 안통하는 대화 속에서 자기 식대로 해석하는 그들..팅윤은 오직 사랑하는 여자 생각 뿐이고, 진욱은 중국에 팔려간, 미친듯이 찾았지만 찾지못해 죄책감으로 남은 여동생 생각뿐. 서로 완전 다른 얘기 하면서 같은 생각하는 줄알고 울던... 웃겼지만 어찌 웃을 수만 있으리..ㅡㅜ
대만 출신이라 이 친구랑 이주노동자 얘기하면 아주 흥미롭다. 대만은 한국과 여러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고, 하지만 또 다른 면도 꽤 있기 때문에... 뭐 그래도 이주노동자들 억압하는 거 마찬가지ㅡㅡ.
최근 이주노동자 관련 영화가 제법 나오고 있어(특히 이 여름!) 아주 흥분된 상태다. 반두비는 누구랑 볼 지 심지어 고민까지 하고있다. ㅎ 여러번이라도 보겠다. ㅎㅎ 19금이라니, 젠장할!
편견과, 억압과, 무조건적인 비난에 맞서 싸워야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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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어느 누구와 싸우든 당당해질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해." 박수x100헝가리 사회운동, 투쟁 소식도 많이 전해주셈. 이주노조는 올해 좋은일만 생기지 않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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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아주 활발한 활동 중이네... 오늘 진보넷 블로그들 보며 놀고 있어.. 잼있는거 많네.. 아는 사람도 있구..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