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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13
    <동경 이야기>, 1953, 오즈 야스지로
    inforata

<동경 이야기>, 1953, 오즈 야스지로

 

 <동경 이야기>, 1953, 오즈 야스지로

<동경 이야기>는 오즈 야스지로가 보여주는 형식미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나 역시 지고지순한 미학의 대전제라 할 수 있는 통일성이라는 측면에서 그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주제적인 측면에서의 동경의 비좁고 갑갑함이 그의 강박적이고 편집증적인 화면 구성을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비좁은 일본 다다미 방을 보여주는 평면적 화면들은 관객이 그가 말하려는 정서, 갑갑함을 느끼기에 충분하고도 남아 심지어는 불편함까지 감지된다. 형식적으로 아니 훌륭하다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인물을 다루는 그의 태도이다. 유심히 살펴 보면 그가 화면에서 인물의 구성에 얼마나 세심하게 신경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오즈 야스지로는 배우들의 걸음걸이까지도 계산했다고 한다. 각각의 인물들은 영화 속에서 자신의 위치와 드러나는 방식이 카메라 앞에서 정확하게 고정되어 있다. 그 외의 다른 방식으로 인물들은 재현되어서는 안된다는 듯이 그 방식은 강박적으로 반복된다. 이러한 화면 속에서 나에게는 인물들이 미장센을 구성하는 기타 장식들과 같이 고정되어 죽은 듯이 보인다. 화면의 평면적 효과는 이러한 효과를 배가 시키는 듯 하다. 이마저도 통일성이라는 미학적 관점에서 훌륭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가? 이러한 의문을 지니는 내가 오히려 지나치게 인간중심적인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감이 들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저항감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인물이 카메라 앞에서 가구와 같은 무생물처럼 취급된다는 느낌이 <동경 이야기>가 훌륭한 형식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현재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지나친 보수적 도덕성을 견지한 노리코라는 인물 역시 불편하긴 마찬가지지만 그것은 리얼리티의 관점에서는 이해할 법도 한 구석이다. 그러나! 철저한 의도적 구성에 의한 죽어버린 인물들의 형식 중심의 영화를 과연 리얼리즘 미학을 추구하는 영화로 볼 수 있을 것인가 라는 문제가 또 다시 떠오른다. 개인적 관점에서는 이 영화를 리얼리즘 계열로 분류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이로써 노리코가 보여주는 보수성에 대한 면죄부가 파기된다. 이제 우리는 그가 보여주는 보수성에 대해 공격할 수 있다. 보수적인 도덕적 강박때문에 <동경 이야기>의 인물들이 모두 죽어버린 것은 아닐까? 우리 정서로서 이해하기 힘든 가족 간의 깍듯한 비인간적 예의가 보여주는 바는 바로 억압적인 도덕적 강박으로 인한 영화의 죽음이고 비인간화는 아닐런지. 인간중심적 사고를 넘어 야스지로의 카메라는 세계 속이 아닌 위에 군림한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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