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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09
    김일선 조선 & 삼성 왕국 Vs 백석의 시
    처절한기타맨

김일선 조선 & 삼성 왕국 Vs 백석의 시

  • 등록일
    2007/12/09 21:57
  • 수정일
    2007/12/09 21:57

북한은 공산 왕조로 전락했고, 삼대까지 충성을 바쳐야 할지 모르는 가련한 북조선 인민들.ㅠ.ㅠ;;

그리고 이병철-이건희-이재용 역시 삼대로 이어지는 삼성 왕국 형성 

그나마 남한은 천박하지만 어째든 파렴치한 부르조아지가 정권을 좌지우지하게 되면서

이제 겨우 전근대적인 사회를 넘어 근대의 초입으로 진입하는 것일런지도?

 

시대 정신은 '평화'와 '복지'가 아니라, 머니머니해도 역시 '돈' 만이 최고다.

즉슨 잘 먹고 잘 살자뿐이다. 어떻게 잘 먹고 어떻게 잘 살자인지는 대략 난감이다.

그래서 이명박이 주가를 올리고 있는 것이겠지.

국가적인 망신살이고 수치고 쪽팔린 상황인걸 아는지 모르는지.

 

진보인척했던 신자유주의자인 놈현 정권,

10년간 권력의 단맛과 기득권의 세월을 맛 보았던 무능하고 파렴치하기 이를때 없는 인간들은

그걸 제 손아귀에서 놓지 않으려고 진보입네 하며 안간힘을 쓸 뿐 이고

친일 살인마 정권의 계보인 한나라당 꼴통 보수 기득권 몰염치한 인간들은 

권력을 다시 찾아올려고 하는 판국일 뿐이다.

 

게다가 진보정당이랍시는 민노당은 주사돌이들 덕택으로 삽질하고 있고,

지리멸렬의 극치다.

 

떡찰이라고도 불리워지는 요즈음의 대다수 국가 조직들은

강자의 구린 뒤를 봐주면서 핥아주면서 약자들에겐 군림하고 있다.

이 나라 정말 꼴불견 갈데까지 갔다.

 

또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쫓겨 분신을 하고 싸우다 죽어야

가진것 없는 사람들이 일하며 살만한, 살맛나는 세상이 될려나...

 

뒤늦게 인터넷에서 대선 후보 6인의 TV 토론회를 보는데 그들이 쏟아내는 말들에는

아무런 감흥이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가슴이 답답하고 아득해져서 그들의 말소리를 배경 음악 삼아

백석 시집을 찾아내어서는 웅얼웅얼 한줄한줄 따라 읽어본다.

 

백석의 시중에 제일 유명한 시다.

 

눈물 난다.

 

              

         남신의주(南新義州) 유동(柳洞) 박시봉방(朴時逢方)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끝에 헤메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木手)네 집 헌 삿을 깐, 
                   한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 같이 생각하며, 
                   달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위에 뜻없이 글자를 쓰기도하며, 
                   또 문 밖에 나가지두 않고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베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 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천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이 힘든 
                   일 인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끼며, 무릎을 꿇어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어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팔 원 ( 八 院 )


― 서행시초(西行詩抄) 3

 

  

  차디찬 아침인데
 
  묘향산행(妙香山行) 승합자동차(乘合自動車)는 텅하니

  비어서  나이 어린 계집아이 하나가 오른다

  옛말속같이 진진초록 새 저고리를 입고
 
  손잔등이 밭고랑처럼 몹시도 터졌다

  계집아이는 자성(慈城)으로 간다고 하는데

  자성(慈城)은 예서 삼백오십리(三百五十里) 묘향산(妙香山)

 백오십리(百五十里)

  묘향산(妙香山 어디메서 삼춘이 산다고 한다

  쌔하얗게 얼은 자동차(自動車) 유리창밖에

  내지인(內地人) 주재소장(駐在所長) 같은 어른과 어린아이들이

  내임을 낸다

  계집아이는 운다 느끼며 운다

  텅 비인 차(車) 안 한구석에서 어느 한 사람도 눈을 씻는다

  계집아이는 몇 해고 내지인(內地人) 주재소장(駐在所長) 집에서

  밥을 짓고 걸레를 치고 아이보개를 하면서

  이렇게 추운 아침에도 손이 꽁꽁 얼어서

  찬물에 걸레를 쳤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팔원 이란 위의 시를 제일 좋아한다.

 

 시 하나 더 추가.

 

어리석은 메기

 

 

어느 산골
조그만 강에
메기 한 마리
살고 있었네.

넓적한 대가리
왁살스럽고
뚝 뻗친 수염
위엄이 있어,
모래지, 비들치,
잔고기들이
그 앞에선 슬슬
구멍만 찾았네.

산골에 흐르는
조그만 강이
메기에게는
을씨년스럽고,
산골 강에 사는

잔고기들이
메기에게는
심차지 않았네.

이런 메기는
그 언제나
용이 돼서 하늘로
오르고만 싶었네.

하루는 이 메기
꿈을 꾸었네―

조그만 강을
자꾸만 내려가
큰 강 되고,
크나큰 강을
자꾸만 내려가
넓은 바다 되더니,
넓은 바다

설레는 물속에서
푸른 실, 붉은 실
입에 물고
하늘로 둥둥
높이 올랐네.

그러자 꿈을 깬
메기의 생각엔―
이것은 분명
용이 될 꿈.

메기는 너무도
기쁘고 기뻐
그 기로 강물을
내려갔네.

옆도 뒤도
돌볼 짬 없이
급히도 급히도
헤엄쳐 갔네.

옆에서 참게가
어디 가나 물으면
메기는 눈 거들떠
보지도 않고
(용이 되려 가네)
대답하였네.

뒤에서 뱀장어가
어디 가나 물으면
메기는 눈 돌이켜
보지도 않고
(용이 되려 가네)
대답하였네.

작은 강을
자꾸만 내려가
큰 강 되고,

큰 강을
자꾸만 내려가
넓은 바다 나설 때
늙은 숭어 한 마리
메기 앞을 막으며
어디로 가느냐
말 물었네.

메기는 장한 듯
대답하는 말―
(용이 되려 가네)

늙은 숭어 웃으며
다시 하는 말―
(이렇듯 늙은 나도
못 되는 용,
젊은 메기 네가
어떻게 된담!)

이 말 듣자 메기는
꿈이야기 하였네―
그 좋은 꿈이야기
늘어놓았네.

그러자 늙은 숭어
껄걸 웃어 하는 말―
(그것은 다름아닌
낚시에 걸릴 꿈.)

이 말에 메기는
가슴이 철렁,
그러자 얼른 눈 둘러보니
실 같이 가느단
빨간 지렁이
웬일인가 제 옆으로
흘러가누나.

작은 강, 큰 강
헤엄쳐 내리며
배도 출출히
고픈 김이라
용도 꿈도 낚시도
다 잊은 메기
지렁이도 낚싯줄도
덥석 물었네.

꿈에 물은 붉은 실
붉은 지렁이,
꿈에 물은 푸른 실
푸른 낚싯줄,
꿈에 둥둥 하늘로
오른 그대로
낚싯줄에 둥둥 달려
메기 올랐네.

어리석고 헛된
꿈을 믿어
용이 되려 바다로
내려왔다가
낚시에 걸려
죽게 된 메기
눈에 암암
자꾸만 보이는 것은
산골에 흐르는
조그만 강,
그 강에 사는
작은 고기들―
산골에 흐르는
조그만 강,
그 강에 사는
작은 고기들―
이것들이 차마
잊히지 않아
메기는 자꾸만
몸부림쳤네
낚시를 벗어나려
푸덕거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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