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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6/13
    <냉동된 새끼비둘기 쏴 맞히기>
    처절한기타맨
  2. 2012/06/11
    악몽들의 연속
    처절한기타맨

<냉동된 새끼비둘기 쏴 맞히기>

  • 등록일
    2012/06/13 00:21
  • 수정일
    2012/06/13 00:21

<냉동된 새끼비둘기 쏴 맞히기>라는 게임이 나온 것도 그 시점이었다. 그것은 말 그대로 바다 위에 떠다니는 빙산 조각 위에 인디오의 일가족을 올라가게 한 다음 총을 쏘는 게임이었다. 그 당시 매키버, 올라바리아, 보셰프, 브로티검, 폰 플락, 스펜서 가문으로 알려진 농장주들은 각각의 표적이 된 원주민들의 다리와 팔을 쏜 뒤에 얼어 죽든 물에 빠져 죽든 가장 오래 버틴 표적을 고른 쪽이 승리자가 되는 살인 행위를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루이스 세풀베다의 지구끝의 사람들 (99쪽)

 

고래에 대한 학살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속에 남미 인디오들의 학살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덧대여져 있다.

 

어릴적 난 울산에 살았고 장생포라고 고래잡이로 유명한 포구가 있어서

가끔 동네에 고래고기 장수가 들르곤 했다.

 

어느때인가 고래 고기를 온 동네 사람들이 사먹고는 탈이 났다.

우리집만해도 아버지,어머니,동생 둘이 다 배탈이 났는데

이상하게도 나만 멀쩡했던 기억이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어뜯는 기억들,

 

요사이는 계속 학살에 대한 것들, 죽음에 대한 것들이

내 주변을 부유한다. 흥건히 흘러 넘친다.

 

육식의 종말에서는 버팔로가 어떻게 절멸되었는지가 나오고,

그것과 더불어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어떠한 취급을 당했는지,

그리고 또 어떻게 학살 당했는지가 부록처럼 딸려 나온다.

 

지난 세기는 아니 지금 세기 역시 악한 인간들이 세상을 너무나 유린하고

파괴와 피로 세상을 물들이고 있다.

 

시하나 뜬금없이 동봉해서 올려놓고 읽어본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이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에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하여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30원을 받으러 세번씩 네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絶頂)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 김수영,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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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들의 연속

  • 등록일
    2012/06/11 15:56
  • 수정일
    2012/06/11 16:06

어제도 또 악몽을 꾸었다.

동굴속에서 냇물이 흐르는데 온통 핏물 투성이다.

손전등으로 어두운곳을 비춰보는데

좀비인지 목이 매달린 시체들이 보이고

그냥 비명도 지르지못하고 있다가 잠을 깻다.

 

그 후의 꿈은 무협지와도 같은 꿈인데

역시 죽음을 등에 업은 것들이였다.

 

현상금이 걸린 무사를 다른 무사가 도전해서

그 무사의 목을 뎅겅 잘라버리고 그 자리를 승계받은

그 무사 역시 그를 노리는 무사에게 늘 목숨을 도전받아야하는

쳇바퀴 도는 피비린내 나는 이야기.

 

요사이 계속 이런 꿈들만 꾼다.

어째건 술은 당분간 끊거나 한병이내로 제한하기로 맘을 먹었고,

페이스북은 일단 폐쇄조치를 했지만,

긁적이는 버릇은 없앨수가 없어 여기다 적어둔다.

 

내 안으로 잘 파고 들어가서 고통들과 연민들과 슬픔들의 차이와 간격들을

잘 파악해야할때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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