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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끊으삼

  • 등록일
    2006/11/14 04:34
  • 수정일
    2006/11/14 04:34

이 글은 2006년 11월 06일 04:02:17에 처음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덧글 잘 보시라고, 당분간 블로그의 맨 앞으로 옮깁니다.

 

 

 

네 이X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어제 저녁부터, "이정현 첫사랑", "커밍아웃" 등등의 말들이 올라왔는데,

아직까지도 이와 비슷한 내용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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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부탁인데, 관심 좀 끊으면 안되겠니?

궁금한 거는 알겠는데, 남의 사생활을 꼭 알아야겠냐고...

 

누군가는 동성애든 양성애든 상관없고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말하겠지만,

그러니 그냥 털털하게 공개하는 게 보기 좋다고 말하겠지만...

그렇게 말하는 순간, 당신들에게서 '이해와 존중'은

기대할 수 없는 개념이 된다는 것은 알고 있는지?

 

이정현씨가 자신의 상대가 양성애자였다고 말했던 것, 딱 거기까지는 괜찮다.

어차피 누구인지 모르니까... 세상에 양성애자란 존재하는 거고...

그런데, 그 양성애자의 상대 남성이 연예인이라는 정보를 공개해버린 것은

누가 머라고 해도, 잘못된 처사였다.

물론 이정현씨는 공개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항변할 수도 있겠으나,

추궁의 불씨를 던졌다는 것만으로도 비판해야 하는 일이다.

 

본인이 공개한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에 의해서 사생활이 공개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기분나쁜 일이고, 또 좋지 않은 일이다.

하물며 그 공개된 사생활이 동성애였다.

 

이제 사람들은 그 동성애를 하던 사람이 누구인지 추궁한다.

추궁하고, 또 추궁한다. 진실게임의 시작이다. 곧 사냥의 시작이다.

자기들 마음대로 이 사람, 저 사람 거론하고, 이니셜 게임을 하고,

자신이 익히 알고 있는 남자 연예인들 중의 아무나에게

그 머리에, 그 가슴에, 그 심장에 '변태'라는 주홍글씨의 도장을 새겨버린다.

물론, 아니면 그만이다. 또 다른 사냥감을 찾아나설 뿐...

 

사냥이 끝나고 난 뒤,

일부, 개념있는 척할 사람들은 그래놓고도 이해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자기들은 궁금했고, 그 궁금증이 풀렸으니 된 거라고...

그의 생활을 존중하겠다고... 동성애하면서 잘 살면 된다고...

그의 머리에, 가슴에 새겨놓은 주홍글씨를 영원히 지켜줄 거라고...

 

생각해 봐. 여기에서 우리가 자유로울 수 있는가?

우리들의 아웃팅은 우리가 의도한 그대로 관철될 수 있는가?

당연히 이것이 중심에 놓여야 함에도, 그렇게 되지 못하는 세상이다.

궁금한 것은 정말 궁금하면, 당사자에게 직접 진지하게 물어봐.

대신 그가 대답하지 않는다고 해도, 보채지는 말고...

그의 대답을 기다려. 그가 평생동안 말해주지 않는다고 해도, 그냥 기다려.

아니면, 모른체하고 살던가...

 

 

p.s. : 신동엽씨가 한말에 "아직 커밍아웃하지 않은 분"이라는 표현은 정말 가관이다.

모든 성적소수자는 언젠가 다 커밍아웃을 해야한다는 거야? 만나면 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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