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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7

  • 등록일
    2007/08/27 19:36
  • 수정일
    2007/08/27 19:36
1. 어제 결혼식 무려 군 부대 안에서 벌어지는 결혼식에 부모님을 모시고 가야했다. 나는 거의 길안내를 하는 목적으로 간 셈이지. 결혼을 하는 사람은 혈통으로 따지면, 나의 조카뻘 되는 여성이었고, 물론 오늘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그녀와 결혼을 하는 상대는 물론 군인이지. 그남의 제복에서, 그남의 웃음에서, 그남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는 결혼식 사회자를 비롯한 동료 남성들에게서 뭔가 가까이 두고 싶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입장 순서 때, 내 아버지를 비롯한 몇몇 어른들은 과연 누가 그녀의 손을 잡고 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녀의 아버지가 없었고, 그렇다면 어떤 남성이 그녀의 손을 잡고 입장해야 하느냐... 결국 그와 같은 방식의 결혼식은 한 남성이 다른 남성에게 여성을 넘겨주는 것이었지. 무슨 소지품이냐. 결혼식을 무려 한시간동안 했다. 군인답게 온갖 체력테스트를 하고, 목소리 작으면 다시 시키는 짓... 아 짜증나. 축가를 부르는 데, 반주가 끊겼다.ㅋㅋ 결국 몇번의 시도를 했으나, 반주가 다시 부활하지 못하여 무반주로 축가를 부르더라. 일반인인 것 같은데, 노래 너무너무 잘하더라. 2. 채식 어제 결혼식 피로연장은 다행히도 부페식이었다. 그래서 나는 동물성 식품은 하나도 가져오지 않고 먹었다. 덕분에 친척들에게도 내가 채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 피곤하지만, 이거 꽤 할만한 일이다. 어제 저녁에는 형네 집 근처에서 부모님, 형, 그리고 형의 여자친구와 밥을 먹는데, 4:1로 몰려서 채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했다. 그러나, 무사히 잘 넘겼다. 이제 대놓고 채식한다. 물론 어제부터 오늘 사이에 이 문제를 가지고 계속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 어머니는 무조건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하시고... 3. 보드게임 요즘 내가 자주 들고 다니던 보드게임인 Burn Rate와 Citadel을 형에게 넘겼다. 그거 원래 내꺼는 아니었지. (내가 선물했던 거니까...) 물론 어느 순간 나에게 주길래, 감사히 받았으나, 다시 달라고 하길래, 그냥 줘버렸다. 다시 살까? Burn Rate는 너무너무 재밌다. 4. 졸업식 졸업식을 했다. 내 졸업사진을 찍으려고 부모님이 서울까지 오신 것이지. 집에다가 커다란 사진을 걸어놓으시겠단다. 그래서 나는 아예 졸업장도 걸어놓으시라고 말했다. 근데, 커다란 사진을 내 방에도 걸어놓으라는 거다. -_- 오늘 그것때문에 하루종일 싸웠다. 어쨌든 사진값이 40만원이 들었는데, 부모님은 그걸 묵묵히 내셨다. (그러고는 서울여행경비가 없어서, 나에게 은행이 어딨냐고 물어보시더라.ㅋ) 어머니가 다른 집에 가서 학사모를 쓴 사진을 보고 오셔서, 이런 지점에 대한 강렬한 욕구를 가지고 계셨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내가 대학을 나온 것으로 가지고 자랑하시는 건 상관없으나, (내가 대학을 나온 것은 순전히 부모님 공이니까..) 나는 내가 대학을 나온 걸로 자랑할 생각은 없고, 또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5. 혈통 오늘 아침드라마 3개를 보니까, 3개 모두 혈통의 문제가 소재가 되더라. 누구랑 누구랑 결혼해서 사는데, 애가 직접 낳은 애가 아니고, 또 친부모가 누구네... 친자확인소송도 준비하고... 그리고 대조영을 보니까, 검이 대조영의 아들이라고... 그래서 검이는 고구려의 피가 흐르고... 근데 검이는 초린의 아들이지롱. 하여튼 이딴 식으로 혈통확인하는 거. 디게 이상해 보인다. 자식이 부모의 소유물도 아니고... 니가 낳았다는 이유로 다 니꺼니? 6. 환상의 커플 이 드라마가 유행할 때는 전혀 볼 생각도 못했는데, 어제 보드게임을 하다가 무려 두편이나 봐야했다. 근데 한예슬 너무 귀엽고 재밌잖아.ㅋㅋ 늘 이런식으로 뒷북이다. 어쨌든 찾아서 다 봐야겠다. 7. 일 부모님이 오늘부터 우리집에서 며칠동안 사셔야 한다. 차라리 나는 어디 좋은데라도 구경시켜드리고 싶은데, 부모님은 또 덥다고 그냥 집에만 계시겠단다. 그리고는 할 일도 없으니, 청소도 하겠다고 그러시고, 밥도 하겠다고 그러시고... 결국 다른 건 일단 다 내가 했는데, 된장찌개를 끓이는 일은 어머니한테 빼앗겼다. 정말 막무가내이시다. 에어콘의 경우도, 지금 계속 틀어놓고 계신다. 뭐 어쩔 수 없다. 내가 이번 여름내내 틀었던 총량보다 지금 부모님이 오셔서 틀어놓은 양이 더 많다. 전기세가 아까운 게 아니라, 내 생활패턴이 이런 이유로 바뀌어야 하는 게 싫은 거다. 지금도 과외 안 가냐고 뭐라뭐라 하신다. 늦지 말라는 거다. 근데 지금가면, 40분이나 일찍 도착한다는 거 -_- 말해도 소용없다. 계속 시계보고 계시는 어머니... 8. 제사 목요일 밤에 큰집 제사에 끌려가야 할 듯 하다. 결국 그렇게 될 듯 하다. 채식에 대해서 또 한번 싸우게 될 지도 모르는 자리로. 금요일에는 반드시 해방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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