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추접스러워지는 게 싫다

사람이 추접스러워지는 건 한 순간이다.

그걸 매순간 매번 느끼는 건 내가 그렇기 때문이다. 늘 추접스러워진다.

 

'관계'의 문제는 나에게 늘 과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무슨말을 해야 할지, 솔직하게 행동하면 되는건지 내가 상처받지는 않을런지.. 내가 상처받지 않는 방법으로 그런 방향으로 살기 위해서 늘 애쓰지만 늘 상처받는다.

 

그래서 이런 고민때문에 다른 일도 못한다. 아니라고, 관계문제 때문에 그런 '하찮은 일'  로 내가 '중요한'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고 스스로를 설득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난 괴롭다.

 

예전부터 스스로에게 되뇌이는 건 절대로 마음을 다 주지 말자는 것이다. 늘 재고, 속으로 다른 생각하고 다른 마음먹자고 한다. 그러면서도 내 입에서는 진실이 흘러나오고 마음이 새어나온다.

 

그리고 상처받는다.

 

나의 상대방에 대한 기대는 오로지 나 자신의 기대일뿐이다. 합의된 것도 없고, 그건 그냥 지극히 개인적인 기대 그 자체, 없어져도 될, 망가져도 될 기대일뿐이다. 상대방이 부응하면 감사한 그것, 그 기대를 나는 늘 포기하려 애쓴다.

 

얼굴 보며 술 먹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상대방이 원하지 않을 때.... 전화통화하며 울고 싶을 때 전화를 받지 않는 상대방... 이 사소한 일로부터 나는 상대방의 마음을 느낀다. 기대를 져버린 것일텐데 나는 그것을 마음으로 느낀다.  나를 이해해주겠거니 생각하고 했던 말에 대한 의외의 대답... 의외의 반응을 나는 견뎌내질 못한다. 나는 그게 상대방의 마음인것만 같다.

 

사람들은 나의 이런 마음을 소심, 또는 예민함으로 이야기한다.

맞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일을 못할 정도로 심란하니... 그런데, 나는 나의 이런 복잡한 마음이 단지 소심함, 예민함으로만 압축되는게 너무나 불쾌하다. 단지 신경이 날카로워서, 마음이 여려서 이러는게 아니다.  그대를 너무 좋아해서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느껴왔던 부족한 한 구석, 퍼즐 맞추기로라도 하듯이 찾아헤메고 있어서다. 그런 사람은 없다고, 누구나 다 그렇다고 다들 말하지만... 나는 내 퍼즐을 깎아서라도 그대와 맞추고 싶은거다. 그게 만남이고, 교류이고, 관계라고 생각했다.

 

관계라는 건 왜 생성되고, 왜 지속되어야 하는건지, 생존을 위해서인지, 삶을 위해서인지 잘 모르겠다.

 

정말 속이 복잡하다. 일이 손에 안잡힌다. 잊고싶을 따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대가 수면위로 떠올라야 한다. 나타나야 한다. 나는 그대의 얼굴이 보고싶다. 아니, 봐야 한다. 그대의 마음을 느끼고 싶다. 알고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