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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열심히 살고 있다. 나의인생을? 아니..그건아니다

나의 동거인, 내 세상의 전부.. 수달이 말한다.

"넌 집에 와서도 일을 하거나 일 얘기를 하고 있어. 우리 얘기는 언제하지? 집에 휴지가 떨어지고, 먹을게 없어져도 넌 몰라. 심지어 넌 내가 몇시까지 잠 못드는지, 왜 잠못자는지도 모르지."

 

내가 지긋지긋해 하는, 떨어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나의 뿌리, 엄마가 말한다.

"엄마가 아파 누워있는데도 넌 전화 통화할 시간도 없지. 엄마가 교통사고 나서 전화했는데도 넌 바쁘다고 전화를 끊었지. 아빠가 쓰러졌을 때도 회의중이라고 전화를 끊어버렸지."

 

난, 억울하다.

 

지치고 아프다고 말하지만, 친구가 말한다.

"넌 어느순간부터 니 얘기만 하고 있어. 넌 내 생일도 잊어버렸고, 너랑 가장 친한 언니의 결혼식에도 나타나지 않았지."

 

"돈 백 받으려고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거기서 잘 버티던가, 맨날 힘들다고 징징대면서 시간도 없다하고 언제쯤 여유가 생기겠니?"

 

나도 모르겠다. 나에게 여유라는게 생길수가 있는건지. 돈은 버는것보다 쓰는게 더 많은 것 같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점점 멀어지고. 나는 점점 지쳐만 간다. 다들 매일같이 바쁘지 않은데 난 정말 매일같이 바쁘다. 나처럼 오히려 나보다 더 매일같이 바쁜 사람을 본 적 있다. 그 사람은 이혼한단다. 또 한사람은 할거란다. 이혼이 나쁜건 아니지만 사유가 나와 같다면 매우 나쁜 거다.

 

노동조합 상근의 장점은 적어도 정신적으로는 괴롭지 않고, 칼퇴근이라던데 그건 정말로 뻥인듯 싶다.

노동조합 상근자는 바깥 동지들에게 관료, 조합주의자라는 호칭을 듣고, 안에서는 원칙을 지키면 정파적이라고 욕 먹으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데도 왜 안그만두냐고? 재밌냐고?

재미?? 모르겠다. 그냥 하루하루 나아지고 있다. 심신의 고통이... 다만, 좋아지고 있다. 점점 버텨가는 힘이 생기는 나를 보는게... 그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건 수달과 맛난 음식을 함께 먹으며 좋은 하루를 보내는 것. 다른 건 없다. 근데 왜 있냐고?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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