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분류 전체보기

마냥 좋아보인다....

할 말이 없다.. 쩝...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난 늘 외롭다. 특히 오늘은 더더욱...

학생운동 시작한지 벌써 4년이 되었다.. 처음엔 사람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나중엔 그것이 진리가 되었고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어야만 하였다. 그렇게 4년을 보냈다...

사람이 좋아 시작한 운동에서 나는 사람이 싫어졌고, 요새는 웬만하면 집에만 붙어 있으려 하고 의무감에 사람을 만난다. 하지만 늘 반가운 얼굴표정과 늘 밝디밝고 명랑한 목소리로 그들과 있는 그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그들을 너무 좋아하다 못해 사랑하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난 늘 그렇게 긴장해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올해에는 사람 만나기가 싫어 종종 잠수를 탔다. 길어봤자 일주일.. 3~4일... 이번 방학엔 거의 3주? 처음으로 꽤 길게 잠수를 탔지만.. 부분적 잠수였다.. 몇몇과는 그래도 연락을 했으니...

하지만 이러한 잠수 기간에도 늘 진심으로 웃고 그 사람이 연락해오기만을 늘 기다리는 유일한 1인이 있었으니 바로 안똥이다... 안똥과 싸우기도 참 많이 싸우고 헤어지고 싶을 때가 수십번도 더 있었지만, 난 늘 안똥의 연락을 기다리고 늘 보고 싶어했다.

지친 내 4년간의 학생운동을 그나마 책임감으로 버티게 해준 것은 바로 안똥이었다. 그런 안똥을 난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는 내게 동지이자 연인, 선배이자 후배였다. 그런 그가 일주일전 내가 있는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가버리고 말았다. 서울에서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밤낮없이 일하기에 하루에 한 번 정도 통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낙이고 얼굴을 보기도 매우 힘들어진 상황이다. 물론 그가 서울에 있을 때도 상황은 이와 그닥 다르지 않았다. 내가 바쁠 땐 그가 한가했고, 내가 한가할 땐 그가 바빴으니까...

하지만 난 지난 일주일간 집밖을 출입하지 않았다.. 너무 외로워서... 나갈 수가 없었다.. 거의 모든 약속들을 취소하거나 무시하고.. 지쳐있는 내 자신이 느껴진다... 밤만 되면 눈물을 떨구며 잠이 든다. 이런 나에게 안똥은 웬 청승이냐고 하겠지만... 난 정말 외롭다.

남자친구에게 모든 걸 매달기고 기대는 철없는 여자친구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다. 운동에 지칠대로 지친 나에게 나의 마음을 내보일 수 있는 유일한 휴식처는 안똥밖에 없었다.

난 늘 누군가가 어떠한 행동이나 발언을 하면, 자동적으로 그 혹은 그녀를 분석하고 성향과 활동방향 및 전망까지 파악해야만 하였고, 늘 그것을 전제로 하여 그들과 그녀들을 대하였다. 머리 속으로 계산에 계산을 더하고 더한 것이었다.

그러한 방법을 누가 나에게 강요한 것은 아니였지만, 눈치빠른 나로서는 그런것이 다 보일 수밖에 없었고 나의 선배는 늘 그러한 것들을 파악하는 것에 대해서 정확성을 강조하였다. 비단 나의 선배만이 그것을 이야기한 것은 아니였기에 난 나의 이러한 자연스러운 행동이 때로는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그것은 나를 지치게 하고 외롭게 만들어 점차 날 집어 삼키는 괴물 중 한마리가 되어 늘 나를 괴롭혔다.

 

안똥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안똥은 안똥이었으니까...

그런데, 내가 외로워하거나 슬퍼하면 늘 나무가 되어 주었던 그 사람이 이제는 내가 나무가 되기를 원한다.  난 사실 자신이 없다. 왜냐하면 새로운 사회에 적응해야만 하는 안똥도 힘이 들겠지만, 안똥이 없는 나는 지금 그 어느 것 하나 자신없고 외롭기만 하다...

예전에 누군가 갑자기 내 곁을 떠났던 작년처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둘리씨 고마워... 하고싶은 연애를 하게 해줘서..

내 남자친구의 이름은 둘리다. 처음 그를 본 순간, 난 그가 둘리가 아닌 다른 그 무엇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그는 둘리를 닮았다. 혹자는 희동이를 닮았다고도 하지만, 그것은 그의 눈 웃음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

둘리는 나보다 5살이 많다. 개월수로 따지자면, 75개월 정도 더 살았다고 보면 되겠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건 작년 1월 즈음... 학생회장이 되어 새롭게 운동을 시작하였을 때였다. 물론 그는 나의 선배의 동기였고,  나의 선배의 동기로 본 우리 둘리는 그닥 매력적인 존재는 아니였다. 둘리가 나를 본건 내가 대학 새내기였을 적, 난 매우 작디 작은 여자아이였다고 한다. 즉, 별 관심 없었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연애를 시작한 건 작년 9월...

즉 서로를 알고 지내온 그 시간들 동안 우린 각자의 연애를 하며 성숙해나갔고, 잠시 쉬고자.. 다시 연애 같은 건 하지 말아야지 라며 마음을 다지던 시기에 서로를 알아보았다.

난 그를 만나기 이전까지 여성주의적 연애라는 것이 무엇일까.. 그리고 과연 그것이 가능한 것일까에 늘 의문을 품어왔다. 가장 단편적인 예로 수많은 남성 애인을 지닌 여성들이 성관계를 맺을 때 절대절대 콘돔을 쓰지 않는다. 그 이유로는 남성들이 안하거나 준비를 안하기 때문에 혹은 아주 소수의 여성들이 착용하기를 거부하기 때문인데.. 후자의 경우 매우 드문 케이스라 할 수 있겠다. 바로 이런 경우에 덜컥 임신을 하야 몸과 마음을 다 상하고서도.. 정신 못차린 남성들로 인하여 다시 임신을 또 덜컥하고 유산을 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미친 세상에서 더 미친 것은 이성애자들인 남성들이 자신의 여친에게 흔하게 범하는 실수인 바로 성폭력인 것이다. 여자친구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경우는 당연하거니와 한번 관계를 맺고 나면, 그 때는 지 영혼이 마치 여자친구의 영혼과 몸이 뒤바뀌어 지 몸인마냥 마구 주물려대며 여자친구가 매우 좋아할 꺼라 착각까지 하게 된다.

이뿐이던가... 식사를 하거나 영화를 볼 때는 이들은 갑자기 페미니스트로 돌변하야 더치페이를 하지 않는 여자친구들에 대해 욕을 실컷 퍼부어준다. 그러나, 평소에는 여친은 지켜줘야 할 대상이고 돌봐야 할 애완동물과도 같다. 어떨때는 끓어오르는 욕정의 출구와도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이야기가 매우 다른 데로 새어가려고 하고 있으나, 암튼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연애도 사실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남자친구가 아니라 하더라도... 난 끊임없이 오해했었고, 상처받았었다. 음... 그랬었던 것 같다...

 

그런데 눈웃음이 주무기인 둘리를 만나고 나서 난 처음 연애를 하는 것만 같았다.모든게 설레이고 핸드폰은 항상 내손에서 둘리로부터 오는 문자 혹은 전화를 위하여 준비태세에 돌입해있고, 머릿속은 둘리의 눈웃음으로 가득차 있었던 것이다.

 그러기를 한달여... 난 둘리와 헤어질 마음을 먹게 되었다. 그런 설레이고 두근거리는 내 마음을 감당하기도 어려웠던 당시의 내 두려움도 있었거니와 그 두려움을 증폭시킨 둘리의 행동들은 내 가슴의 스크래치 이상의 스크래치를 남겼기 때문이다.. 난 헤어지자고 이야기했고.. 둘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난 둘리에게 있어 눈웃음이 다가 아니라, 내가 보지못했던 그의 무심함, 상대방에 대한 무배려;;;, 반여성주의적 말과 행동들... 그 모든 것이 나에게 있어 상처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후 난 2주에 한번씩은 꼭 히스테리를 부렸고... 왜냐하면 2주의 한번은 둘리가 꼭 사고를 쳤기 땜시.. 그는 매번 용서를 빌기에 바빴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쳐갔다. 특히 난 너무나도 지쳐서 헤어지자는 말을 한 5번도 넘게 했었던 것 같다... 너무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와 연애하는게... 아니 남자와 연애를 한다는게 힘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가 특별히 무심한 것도 문제지만, 오히려 그의 행동들은 보통?의 남자들이 하는 행동과 별반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힘들고 지쳐하면서 우리는 지금 여기까지 와있다...

우리의 지난날들을 생각해보면, 위에서처럼 늘 난 상처받았었고, 그 상처받은 맘 때메 둘리에게 상처를 주었고... 상처에 상처를 거듭하는 나날들이였던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가 나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그를 좋아하기 시작해서 이제는 사랑하게 되기까지 정말 우리에겐 각자의 영향이 지대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우선 나의 경우... 그를 만나기 전 난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로 사람들의 눈도 마주치기 힘들고, 앞에 나가서 말하는 것 자체가 큰 모험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둘리의 눈을 마주치는 것은 처음부터 어렵지 않았다. 그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고, 그는 나에게 다른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나에게 다시 웃음을 주었다. 지쳐가는 생활 속에.. 운동이라는 것을 재고민하던 그 시절에 그는 활력소처럼 늘 나에게 다가와 웃는 법, 그리고 다른 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법에 대해서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내가 다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누군가에게 내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

 

그리고 그의 경우.. 둘리는 대단한 마초였다. 빙하시대에 엄마 공룡과 일찍 헤어져 가부장제의 가장 큰 피해자인듯한 길동이와 살아서 그런지 모랄까 권위적이고 타인, 특히 여성에 대한 아니 여자친구에 대한 배려가 전무하고 여성주의에 대한 인식 자체가 그닥 많지 않은 그런 사람이다. 좀더 구체적인 예를 이야기하고 싶지만;;;;

암튼 둘리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것 때문에 나와 참 많은 싸움을 하였는데... 어느날이었던가. 자신의 스케줄을 저버리고 내가 좋아하는 초밥을 사서 집앞에 서 있는 그를 발견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자기자신의 운동에 대한 배신이 아님을 확신하는 그를 보았다.

 나에게 생리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물어보고 있는 그를 발견하였다.

또한 집안에 계신 어머니의 가사노동이 힘든 '노동'임을 인식하고 있는 그를 보았고, 몸이 아픈 사람을 배려하고 있는 그를 발견하였다. 매일매일 전화를 하거나 혹은 문자를 보내며 안부를 묻는 그의 모습을 보며, 무심했던 둘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따뜻한 미소를 지닌 그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콘돔의 중요성을 매일같이 주창하고, 나에게 심지어 훈계까지 한다. 그리고 최지영님의 글쓰기를 보며 연서명을 한 그를 보며 난 놀랐고, 나에게 내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귀기울여 듣는 그를 보았다. 그리고 나와 같이 힘들어하는 그를 보면서 난 그에게 '마시멜로우' 해 라고 말했다.

그 때 둘리의 모습은 사랑한다는 말로 부족했기 때문에 난 '마시멜로우'하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었다.

 

요즘들어 난 둘리와 만나면서 때로는 아직도 많이 싸우지만... 가슴의 상처가 아직도 나기도 하지만 둘리의 매력포인트 눈웃음 한번이면, 별안간 상처가 아문듯이 희미하게 웃고 있는 내자신을 발견한다. 이제 '남자'를 만나면서 아프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하고 싶은 연애를 드디어 하게 된 느낌이다. 나를 사랑하고 그를 사랑하는 그야말로 사랑으로 가득찬 연애.. 그것이 여성주의연애지 싶다...

그것도 아니면, 거북이와 둘리의 연애라고 할수밖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몰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트랙팩님의 [성폭력 생존자에 관한 지지와 연대] 에 관련된 글.

지난번 김원호 성폭력 사건을 접하고 나자마자 블로그를 만들게 되었고, 지지를 표하게 되었지만, 트랙팩이 몬지를 몰라 이렇게 뒤늦게 지지를 표합니다;;(아직도 그게 뭔지를 모르겠습니다;;)

 

성폭력...

정말 이 세상에서 가장 먼저 없애버리고 싶은 단어입니다. 그 다음은 가부장제이구요..

저는 이 놈의 성폭력 때문에 남자들을 다 없애버리고 마초적인 여성들을 그 다음으로 없애버리고 싶었던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모두 다 감옥에 가둬두고 우리끼리 잘 살고 싶었던 그런 사람입니다. 때문에 김원호 성폭력 사건을 접하였을 때, 피해자의 글 한줄한줄을 읽으며 목이 타고 눈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장 선결되어야 하는 것이 저의 성폭력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최지영님께 연대를 표하고 저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래서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전 아직도 최지영님과 함께 투쟁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나 지금에나 지영님이 머물렀던 피해자의 조직이 아닌 가해자의 조직인 곳에 머무르며... 저 자신에 대해 투쟁하며 아픔을 감추려고 더이상 혼자 술을 마시지도 않으려 애쓰고 있으며, 조직에 대해 어떻게 하면 지영님의 그 큰 상처를 덧나지 않게 하게 만들지, 어떻게 하면 더 이상 가해자의 조직이 되지 않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의 힘은 미약하지만.. 아주 미약하지만...

우리 생존자들의 목소리는 멀리서도 미약하게나마 들릴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생존자니까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남자친구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었어...

어제 남자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최지영님의 글쓰기 이야기까지 나왔지. 그는 기관지에 그분이 글을 쓰는 동안 화두가 되겠지만, 곧 그것은 사그라들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어. 그래서 난 그렇게 되면, 나의 성폭력 사건을 나의 자유게시판에 혹은 기관지에 계속해서 올릴 것이라고 말하며 내가 겪은 성폭력 사건을 이야기해주었지.

그런데, 그는 내 얘기를 침착하게 아무말도 하지 않고 들어주면서, 참으로 힘겨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어. 동시에 난 말하면서 매우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꼈고...

그는 내가 이야기를 다 끝마치고 난 뒤에 이런저런 이야길 해주었지..

물론 그 이야기들의 대부분은 내가 동의할 수 없는 것들이였지만 -.-;; '그 자식 정말 얼굴 보면 한대 때려주고 싶다'.'위험하니까 밤에 아무리 힘들어도 웬간하면 택시 타지말아라'.'주변에 있는 남성들에게 웬만하면 선 긋기를 했으면 좋겠다'등등 -.-;;;

그러면서 그는 "내가 너무 보수적인건가?. 근데 난 너보고 조심하라 뭐 이런얘기가 아니라, 아무튼 최소한의 막을 수 있는 것들은 막아야 할 것 같아서..."

 

난 웃으며 끄덕였지만, 속으론 조심하란 이야기지 그럼이게 뭔가 싶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을 알기에 화가 난다거나 속이 상하지는 않았다. 뭐랄까.. 그냥 이야기만 들어주었으면 더 좋았을 껄?이라는 생각정도는 들었지만 >.<;;

 

내 얘기를 들어주었다는 것만으로도 넘 감사했고, 이 사람이 비록 해결방안으로 내세운것은 오히려 더 상처일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너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아 그와 손을 잡고 걷는 길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컴맹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절감하며..ㅠ.ㅠ

현현님의 제안대로 하려했으나, 도저히 컴맹인지라 먼말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난 최지영씨의 활동에 깊은 동지애를 느끼며, 연대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다만... 난 정확히 오늘 새벽에 이 블로그를 만들었다. 내가 블로그를 만든 이유는 단 한가지. 무언가 지영씨의 글을 읽고 난뒤 나를 표출해내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은 그 기분으로 블로그를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블로그를 만든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지금 내 블로그의 방문자 수는 무려 60에 가깝다...

사실 난 이 방문자수가 많은지 적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내 개인적 판단으로는 매우 많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내게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그만큼 이번 사건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이고, 그렇기에 내 글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고 본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에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몇년전이었던가.. 나는 눈물을 흘리며, 나의 선배에게 당신이 진정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여성주의에 관심을 갖고 그것에 대해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그 선배가 너는 환경운동에 관심있냐고 되물었다. 운동을 하다고 해서 왜 모두가 여성주의적이어야만 한다는 마치 기본조건인것인마냥 이야기하는 나의 태도가 모순이라고 생각하며 너무나도 싫다고 하였다.

그 때 난 다시 울 수밖에 없었다...

당신의 후배인 여성인 내가, 나와 함께 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그렇게 잘못되었는가.. 이 세상의 운동권은 남성들로만 가득차있는건가.. 하며 소리없이 울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안다. 그 선배의 우문에 우답을 했다는 사실과... 이제는 나의 그러한 고민이 결코 나만의 자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여성주의에 있어서 좌파와 우파가 과연 다른 점이 있을까? 또한 우리는 좌파 혹은 진보진영을 그 이름 그대로 명명지을 수 있을까???

 

 

성폭력 사건은... 정말로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나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그 사건 이후 나는 지하철에서 또한번의 충격적인 성폭력 사건을 겪었고.. 사람이 밀집해 있는 가운데서.. 가해자는 너무나도 뻔뻔스럽게 내 온몸을 훑어내려갔고, 나와 내 연인만이 동의하에 할 수 있는 행동들을 가했다. 아는 사람과 함께 탑승한지라.. 아무 소리도 아무 행동도 당시에는 할 수 없었다. 난 또한번 나의 무기력함을 느꼈다... 소리없이 울었지만, 그 또한 아무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나의 남자친구에게 이 사실을 거의 울다시피 하며 이야기했지만, 그는 오히려 왜 아무것도 하지 못했냐며, 화를 낼뿐이었다. 그의 분노가 나에 대한 분노가 아닌 가해자에 대한 분노였음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또한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또 하나의 가해자임을 느낄수밖에 없었다...난 그가 날 안아주길 바랬다. 단지 그 뿐이었다.

 

난 앞으로도 성폭력 사건은 내 인생에 있어서 화두로 작용할 것이라 호언장담한다.

그 때마다 내 주위의 남성 혹은 주변인들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결국 그들이 진보라 스스로를 명명하건 그렇지 않건간에..

난 단지 그들에게 소리내어 우는 방법을 체득해나갈 따름이다. 그래야지만이 내가 아프다는 사실을 그들은 인지하기 시작하니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무언가를 참아낸다는 것.. 힘든일이야..

내가 만약 내가 가입한 조직의 성폭력 사건을 알았더라면, 난 가입하였을까?

분명 아닐꺼야..

분노에, 아픔에 그리고 자신을 보듬어가기 위해 목소리 높여 이야기하는 그녀의 글을 보면서 난 가슴저리게 그와 비슷한 아픔을 느끼고 있어.. 나의 성폭력 사건은 어떠했는가?

나에게 치유의 시간이 있었던가...

난 그저.. 나쁜년...으로 오해받지 않았던가...

무엇도 잘 모르던 2학년 가을의 그 시절.. 영화제를 준비한답시고 이리저리 뛰어다녔었더랬지... 시험도 다 제쳐둔채로... 같이 영화제를 준비하는 계기로 알게 된 캠의 선배가 함께 고민을 나누며 술한잔을 나누다가 그는 나에게 관심을 표명했고..

그때나의 기분은 그닥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상황이었어.. 왜냐하면, 그에게는 여자친구가 있었고.. 그와 그의 여자친구는 나와는 다른 정파의 인간들이였기때문에 난 마냥 누군가가 나를 좋아해준다는 사실에 기뻐하기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지.. 하지만, 이제 막 누군가를 잊기 시작한 단계였기에 마냥 싫지만은 않았어.. 이후 그의 끊임없는 연락과 우연을 가장한 만남의 과정들이 있었고.. 어쩌다보니.. 이런저런 스킨십까지 하게 되었지만..결코 그 상황에서도 마음의 확정을 내린건 아니였어...

그래 그가 자신의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고 나에게 연락을 한 순간... 난 이건 아니다 싶었지.. 이전부터 그런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서 확실하게 그 때 나의의견을 이야기했으나, 이후 그는 술자리에서 나에게 성폭력을 가했지.. 그 일이 있고 난뒤에 어정쩡한 사과를 난 받았고.. 구분조차가지 않았어.. 무엇에 대한 사과였는지.. 

정말로 사과했다면, 이후에 그렇게 술을 마실때마다 나한테 전화를 할 수는 없는 거였어...난 참을수가 없었고... 성폭력 사건으로 그를 고발했지..

나중에 고발하자마자 알게 된 사실은 나의 대변인을 통해서 가해자가 황당해한다는 사실이였어.. 자신은 사과를 했다는거지.. 노발대발 하더라고.. 그는 학생회활동을 하는 인간이였기에, 난 자연히 그를 피해다녀야만 했지만 나또한 타단위 학생회 대표자이다보니 내 일이 사람을 만나는 일이였고 나는 그 속에서 나의 고통의 시간들을 인내하며, 그의 주변인들을 만나야만 했지. 더욱더 황당했던 사실은 그가 학생회 선거운동에 참여한다는 사실이었고... 양심이 있다면.. 암튼지간에 난 그걸 막을 생각을 하지 못했어. 한번의 실수로 활동을 못하게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너무 궁지로 몰아가는게 아닌가라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배려를 한거지 허참...

더 웃겼던 사실은 내가 활동하는 공간에 선거운동본부를 허락도 없이 차렸다는 것이야. 선거운동원들이 나와 안다는 그 사실 하나로.. 뒤에 통보식으로 이야기하길래 난 나가달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굉장히 미안해했지 더 기가막혔던 건  그들이 나의 성폭력 사건을 알고 있었다는 거야...

하지만 그들에게 나는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라 남의 남자친구를 빼앗아간 나쁜 사람이였고. 헤픈 사람이였던거지.. 

난  그 사건 이후로 1년정도를 그 정파 사람들을 증오했고, 그들이 지난 몇년간 성폭력 사건을 빈번히 일으켜왔다는 사실에 더욱더 분노하였으며... 그들을 피해다니기에 급급하였지.. 나에게 민족주의는 공공의 적이었어.. 워낙에 사상에 동의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나에게 있어 우리캠의 민족주의자들은 증오의 대상이고 2차가해자였던 것이니까...

그냥 무섭기만 했어.. 앞에서는 나에게 대표자님 대표자님 하면서 뒤에서 나를 그런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다닌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힘들게 나의 선배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으며.. 혼자 있는게 무서우니 같이 있어달라 했지.. 선배는 결국 같이 있어주지 못했고.. 난 그것에 더 큰 상처를 입었어..

그를 2차 가해자라 이야기하며 다시한번 울부짖었지..

 

이랬던 나에게 1년의 치유시간이 지나고, 다시한번 성폭력 가해자가 내 생활에 들어오게 되었지 나와 함께 활동하는 인간 한명이 그 인간과 술을 마시고 있다하더라고.. 그 가해자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사과문 하나 쓰지 않고 군대로 토꼈을 뿐더러.. 전혀 반성하는 것 갖지도 않았어... 더군다나, 같이 술을 마신 그 인간도 이해가 가질 않았지..

 

아무튼... 난 아직까지도 우리학교 NL애들이 싫어. 그렇게 수백번도 가해자가 되어놓고서도 성폭력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마초애들이니까... 그런데 내가 막 가입한 조직이 몇년전 사건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해결을 보지 못하고 피해자를 아프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되다니...

내가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난 절대 가입하지 않았을꺼야.. 그녀가 아직도 이렇게 아파하는게 느껴지는데..그녀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주고 위로해주고 싶을 따름이야.

당신은 그대로도 온전할 수 있을꺼라고...

 

분노의 시간들을 보내고 나지 않으면... 나는 나로서 살아갈 수가 없다는 사실을 나도 너무나도 잘 알아... 지금은 그녀의 분노에 박수를 보내고 나의 조직에 분노를 보낼뿐이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