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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 시

낚   시


-인골수습현장에서



잡혀온 물고기에게 말 걸지 않듯

손 안의 해골에게 죽음을 묻지 않습니다

아! 그건 바람이 빠지는 풍선

입만 벙긋이는 복화술 인형이라도

산 사람을 통해 듣고 싶었죠

낚시의자에 앉아

A급 해골*의 이빨을 닦는 나는

오늘도 구경꾼의 은유를 불러 모았으나 그들은

죽은 뼈에만 눈을 맞춥니다

바지 기장을 맞추듯 

-사이즈가 크네요, 남자 건가요

묘지로 가는 백발의 노인에게

부서진 엉치뼈를 들어 보였으나

(이것은 당신이 아닌가요)

말 없이 가던 길을 갔습니다

해 질 때까지 길목을 잡고 기다렸으나

그림자조차 나타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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