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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연
-인골수습현장에서
사람은 가고 뼈만 누웠습니다
대칼*을 손에 쥔 불한당인 나는 한 평
관 안의 휴식을 불러 깨우지요
비 온 뒤 연탄마냥 손끝에서 부서지는
왼쪽 정강이, 타다 남은 젓가락이군요
허리의 작은 코뿔소는 척추를 타고 달리며
목도 날개도 쭉- 빼고 고니로 날다가
오스카 상반신같은 손아귀에 덥썩,
그게 아마 뒷 목 쯤이라지요
도끼 같은 엉치뼈는 어디에 숨겼었나요,
넓적다리로 몽둥이를 드니 심성 착한
원시인의 눈망울이 저 너머에 있습니다
조심스레 흙이 낀 이빨을 솔질하며 하냥
입 안의 내 혀도 부지런히 이빨을 닦네요
콧노래 흥얼거리는
입 안까지 시원할 자 누구인지, 이제 상관없지요
다만 어떤 날에 일어선 뼈가 누운 뼈에게 말합니다
-밥이 되려 나를 기다렸나요
-뼈로 살아 마냥 기다렸나요
*대칼:대나무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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