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퇴거, 안돼!

국방부는 명도소송을 걸고 조만간 강제퇴거를 강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는 평택으로의 미군기지 이전이 전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미국의 군사전략에 따른 것이므로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하는 동안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 대해서는 함께 이야기나눠보지 못한 것 같아요. 촛불문화제에 나갔다가 돌아와서 잠을 청하는 집, 일 나가기 전에 맛난 밥 지어먹는 집, 이웃들이랑 감자 쪄먹으면서 오순도순 이야기나누기도 하는, 바로 그 ‘집’ 말입니다.

여기서 나누려고 하는 이야기는 ‘주거권’에 대한 것입니다. 조금 생소한 말일 수도 있는데 쉽게 말하면, ‘사람이 살만한 집에 편안하게 살 권리’입니다. 수많은 철거현장에서 쉽사리 주거권이 침해되고 집없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는 지금, 집에 대한 권리를 이야기하는 것이 사치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권리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진실을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당하는 인권침해에 대해서 우리가 먼저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진실도. 그래서 주거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이 자료집은 토지수용과 강제퇴거의 과정이 어떤 인권침해적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또한 강제퇴거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행정대집행이나 용역업체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제도적 문제점뿐만 아니라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사업에서의 주거권 침해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우리의 땅을 지키고 집을 지키는 투쟁,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우리의 저항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자료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