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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중국 여행(가보지 못한 티베트) /네 번째 이야기(5/7)

 

2011년 5월 중국 여행(가보지 못한 티베트) /네 번째 이야기(5/7)

 

10. 화청지(華清池)

아침 8시 반에 숙소를 나섰다. 어제와는 달리 출근을 위해 기다리는 주민들과 정류장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토요일인데도 학교와 직장으로 가기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6년 전, 연길과 베이징에서는 큰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 부대를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오늘 시안에서는 자동차도로와 분리된 자전거도로로 달리는 많지 않은 자전거를 볼 뿐이다. 그나마도 전기로 움직이는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거의 대부분이다.

기차역 주변에 내려 화청지와 병마용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기 위해 광장을 가로질렀다. 주말이라 관광을 나선 중국인들도 엄청나다. 담배가 떨어져 광장 매점에서 어제 핀 담배를 보여주니 어제 산 가격의 절반인 5위안을 달라고 한다. 담배를 한 대 피는데 도대체 입이 써서 필 수가 없다. 가짜 담배였다. 끊임없이 ‘삥마용’(bīngmǎyǒng 병마용)을 외치는 버스 호객꾼들을 뿌리치고 306번 버스를 탔다. 306번 버스는 시안시에서 운행하는 공영버스라 사설 관광버스보다 저렴하고 안전하다.

화청지에 먼저 도착한 버스는 수많은 관광객을 토해낸다. 중국의 관광지 요금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예전에는 외국인과 내국인간의 요금을 차등해서 받았다고 하였는데 ‘글로벌스탠다드’ 어쩌고 하는 지적에 요금은 단일화되었지만, 비싼 요금에 중국 내부의 불만은 어찌하나 싶다. 어떤 이는 중국 내의 높아지는 관광 열기에 수요 조절을 위해 관광지 요금을 고가로 유지한다고 하는데 겉으로나마 사회주의 국가가 이래도 되나하는 생각이 든다. 화청지의 입장료는 70위안(약 12,000원)이다.

 

중국에서 현존하는 최대규모의 당나라 왕실 원림이다. 고대부터 수려한 풍경과 질 좋은 지하 온천수 때문에 역대 제왕들의 관심을 받아왔던 장소이다. 화청지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는데, 일찌기 서주(西周)시기, 주유왕(周幽王)이 이곳에 려궁(驪宮)을 지었으며, 후에 진시황과 한 무제도 이곳에 행궁(行宮)을 건립하였다.

특히, 당 현종 천보년간에 건설한 궁전누각이 가장 화려하며 이때 정식으로 "화청궁(華淸宮)"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하였다. 당시(唐詩) 중에는 화청지에 대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는 시가 비일비재할 정도로 중요한 소재가 되기도 했다. 화청지 동쪽구역에는 정말약(郭沫若)이 쓴 "화청지" 금자편액이 걸려있으며, 구역 내에는 하화각, 비하각, 오간정(1936년 서안사변 당시 장개석이 머물던 곳) 등의 건축물이 있다. <DAUM 관광정보>

 

화청지는 지배자와 그 애인의 별장이고, 목욕탕일 뿐이다. 그럼에도 관심을 가졌던 것은 중국식 오페라 ‘장한가’때문이었다. 백거이의 시를 소재로 장예모 감독이 총 제작을 맡은 이 ‘대형 실경 역사 무용극’은 려산과 호수를 무대로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과 역사를 멋지게 재현한다고 하였다. 공연을 보고는 싶었지만 다만, 야간에 하는 공연 특성상 대중교통이 다 끊긴다는 점과 5만원 정도의 관람료가 부담스러워 관람을 포기하였다. 혹시 시안에 가실 분들은 꼭 보시기를 바란다.

 

11. 병마용과 진시황릉

병마용은 진시황제가 자신의 사후세계를 지키기 위해 지었다고 알려져 있다. 70년대 농부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어 아직도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처음 병마용을 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학교 교실이 모자라 도서실을 교실로 사용하였는데 많지 않은 장서였지만 내 생애에서는 처음으로 많은 책들에 둘러싸여 생활했던 첫 기억이었다. 세계지리총서에 나왔던 병마용의 모습은 그 후, 진시황제라는 이름과 같이 머리에 남아있었다.

시안을 여행하기로 결정했던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병마용이었다. 이 곳을 좀 더 여유있게 보기위해 화청지는 건성으로 돌았다. 병마용 버스정류장에 내려 가방을 무료로 맡아주는 곳에 가방을 맡기고, 입장권을 샀다. 사전정보는 90위안인데 110위안(약 19,000원)이라고 적혀있다. 매표소에서 입장소까지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 기념품을 파는 상가도 병마용의 분위기에 맞추어 새로 지어 예쁘다. 기존의 낡은 상가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위해 매표소와 입장소를 분리하였나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우리는 어제 산 빵과 음료로 점심을 때우고 병마용에 들어갔다.

병마용은 총 3개의 갱과 전시실, 박물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전시실에서 대략적인 개요를 훑고, 갱을 관람하고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을 보는 것이 추천할만한 코스이다. 전시실에 들어가면 진나라의 역사와 발굴과정이 360도 파노라마로 상영된다. 1호 갱으로 들어가면 앞 쪽으로는 전체의 형상을 볼 수 있고, 뒤쪽으로는 발굴과정을 볼 수 있다. 흙으로 지은 장군, 병사와 말들의 형상은 그 모습이 다 다르고, 머릿결 하나하나의 표현에도 세심한 주의가 기울어져 있었다. 갱에서 가까이 보지 못한 아쉬움은 박물관에서 달랠 수 있다. 근엄하고도 멋을 부린 각각의 토병은 살아있는 듯 나에게 눈을 맞춘다.

병마용을 나오면 무료 셔틀버스가 진시황릉으로 실어준다. 병마용 입장료에 능 입장료가 포함되었던 것이다. 진시황릉은 내부에 도굴을 우려한 여러 함정이 있다며 아직도 발굴을 진행하지 않아 외형만 볼 수 있다. 능 앞에서는 시간별로 공연이 펼쳐지고 있어서 간단히 관람하고 시안으로 돌아왔다.

 

12. 혁명공원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온 우리는 시내를 걷기로 하였다. 큰 도로를 뒤로 하고, 작은 도로를 따라 걷다가 지도를 보니 혁명공원이 보인다. 시안 시내이지만 큰 빌딩 뒤로는 중국인들의 거주지와 작은 가게들이 이어지고, 그 한쪽에 널따란 공원이 펼쳐진다. 아마추어 가수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주민들과 데이트를 나온 연인들의 모습이 정겹다.

공원을 나와 가이드북에 추천된 저렴한 맛집이 가까운 듯해서 찾아보았지만 이전되고 없었다. 다시 회족거리로 와서 저녁을 먹고, 시장 구경을 하였다. 돼지고기를 대신해서 양고기나 야채로만 만든 각종 길거리 요리는 보는 것으로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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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청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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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용 1호 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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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마용 1호 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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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마용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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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마용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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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시황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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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명공원, 회족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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