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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지리산 둘레길-일본 여행이야기 3/ 8.29(월)

2011년 8월 지리산 둘레길-일본 여행이야기 3/ 8.29

 

1/ 개요

오늘 걸어갈 구간은 둘레길 덕산~위태 구간이다. 10Km 남짓 되는 길이다.

우리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두 가지 코스를 준비했다. 장모님의 상태에 따라 더 걸어갈 수 있다면 위태~하동호 구간중에 있는 궁항마을까지 더 걷는 것이 2안이었다. 이렇게 걸으면 약 18Km정도를 걷게 된다.

미리 말하자면 우리는 궁항마을 앞까지 걸었다. 사리마을에서 오율마을까지 약 16Km를 걸은 것이다.

이 날, 걸은 구간의 세부 정보는 사리-덕산-시천면사무소(1.7km)-천평교(0.6km)-중태(2.6km)-유점마을(2.1km)-중태재(갈치재)(2.3km)-위태(상촌)(1km)-지네재(1.8km)-오대사지(0.4km)-오율마을(0.4km)-궁항마을(픽업 이용)이었다.

 

<공지 : 아내의 신비주의를 위하여 얼굴은 비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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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출발

전 날, 일찍 잠을 잔 덕에 6시 정도에는 더 잠을 잘 수가 없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벌써 잠을 깨신 장모님과 오늘 걸을 구간 앞길을 거꾸로 걸어 산보를 하였다. 작고 아담한 덕산공소(성당 예배당)를 지나 마근담 방향으로 20분 정도 걸으니 새로 공사하는 임도가 나오자, 길을 되돌아왔다.

짐을 다 꾸리니 아침 식사가 준비되었다. 식사를 마치자 주인께서 옥수수를 쪄서 싸주신다. 날씨가 더워서 밥은 상할 듯 하여 옥수수로 준비하셨다고 미안하다고 하신다. 고마운 마음에 둘레길을 오기를 잘했구나싶다.

 

  사리에서 출발한 길은 시천면사무소를 못 미쳐 남명 조식의 덕산서원에 먼저 머물렀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남명 사후에 세운 서원보다는 남명이 예순이 넘어 강학하며 머물었던 산천재의 단순함이 그의 성품을 드러내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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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다시 이어져서 천평교로 이어지고, 덕천강변을 따라 중태까지 이어진다.

아침임에도 햇볕이 따갑다. 다른 둘레길보다 늦게(2011.5) 개척된 길이라 걷는 사람이 아직 우리뿐이다. 길 왼편으로는 덕천강이, 오른편으로는 두방산이 따라 흐르고, 멀리 지리산이 겹쳐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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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점마을까지 약 7Km를 걸었지만 장모님께서 예상보다 잘 걸으신다.

이 정도면 오늘 16Km는 문제없겠다 싶었다. 중간 중간 휴식도 취하면서 미리 준비한 과자도 먹고, 가방 무게를 더하는 이온음료도 소비한다.

그런데, 갈치재에 이르니 장모님이 힘들어하신다. 짧은 휴식을 자주 가지면서 길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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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치재를 지나 위태마을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비상식량으로 햇반과 3분 카레를 준비해왔다. 크래커와 닭가슴살 통조림도 있다. 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마을의 정자는 어르신들이 앉아 계시고, 우리는 길바닥 그늘로 찾아갔다.

그래도 좋다. 지나는 사람이 없으니 신경쓸 일도 없고, 배낭을 등받이삼아 잠시 누웠다가 길을 이어간다. 다시 이어지는 지네재를 넘어서니 시원한 대나무 숲이 귀와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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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동 외가

 

산청군에서 출발했지만 벌써 우리는 하동군으로 넘어와 있었다. 하동은 외가가 있는 곳이다. 어릴 적, 7시간 넘게 걸려 진주로 와서 한참을 덜컹거리며 버스를 갈아타고, 다시 한참을 걸어 옥종 외가에 오면 외할머니는 ‘우리 강아지 왔나’하시며 맞이해주셨다.

중학생 때 마지막으로 온 뒤, 고3 학력고사 직후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다시 못 왔던 곳이다. 위태마을에서 4Km 남짓 되는 거리에 옥종이 있다는 표지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옥종에는 외삼촌 내외분이 살아계시지만 재작년 어머님의 장례에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 많은 외사촌들조차도. 외삼촌은 어머님과의 직접적인 갈등은 없었지만, 다른 장조카와의 갈등에서 여동생들이 장조카 편을 든다고 여기셨다.

오랜 기간 서로 연락은 없었지만 어릴 적에, 그리고 서울에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 집에 들렀던 외사촌들에 대한 서운함은 형님과 나에게 오래 남아있었다.

“외숙모님! 저, 승권입니다.”

“호권이가? 승권이가? 내 엄마 때, 못 가봐서 미안하데이.”

“건강은 어떠세요? 외삼촌은 편찮으신 곳은 없으세요?

“외삼촌 맨날 골골해서 누워있다. 나도 아프고.”

전화를 드린 것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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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궁항정

 

지네재를 넘어서 오율마을에 이르렀다. 마을은 길의 경사가 가팔랐지만 깔끔하였다.

재를 넘기 전 오늘 묵을 궁항정에 예약을 하였고, 픽업을 요청드렸더니 백발노인이 무쏘를 끌고 오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궁항정(055-884-1660)은 작은 폐교를 개조하고, 펜션을 새로 올린 민박집이다. 집 주인께서는 김해중학교에서 평교사로 퇴직하시고 고향에 다시 돌아오셨다며 설명을 해주신다.

먼저 온 아가씨가 있어서 우리에게는 작지만, 황토로 마감된 방 하나를 내주시면서 나에게는 이층에 올라가서 별보면서 자라고 권하신다.

넘치는 저녁상을 받고, 따뜻하게 목욕을 하고나니 몸이 노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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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ji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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