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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25
    2007네팔(6)-안나푸르나 트레킹(1)
    랄라^^V

2007네팔(6)-안나푸르나 트레킹

다시 여행일지를 펴 들고 ^^;

가물가물한 기억의 끝을 정리해 볼까나..

이렇게 더운 날씨에 더욱 그리워 지는 네팔..

그립다..

지금 한 참 예쁠텐데..

 

네팔의 포카라에는 한국식당이 많다. 결국 현지에서 일행을 구하지 못했던 나는 혼자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하기로 결심했다. 가이드 겸 포터 한 명을 구하고, 두툼한 오리털 침낭을 빌리고, 모자와 장갑을 구입하고 내일의 트레킹을 위해 늦으막히 저녁을 먹으며 힘다지기를 하고 있었다.

 

네팔에서 천금같은 삼겹살을 먹는 것은 너무 호사이고..

그래도 보신을 해야 겠기에 '한국 사랑'이라는 한국음식 전용 식당에 가서 닭도리탕을 시켜먹었다. 저녁 9시가 넘은 시간 손님도 없고 한적한 식당에서 혼자 열심히 닭다리 뜯으며 다음날 부터 시작한 트레킹을 상상했다. '혼자여도 괜찮아' 주문을 외우며 열심히 먹고 있던 찰라 '삼겹살을 먹자'며 한국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한국 사람들은 음.. 우르르 몰려 다닌다)

 

포카라에서 고기 먹는 사람들은 십중 팔구 산에 올라갈 계획이 있거나, 아님 오늘 산에서 내려 온 사람들이다. 그들 얘기에는 관심도 없거니와 난 먹는데 완전 몰입한 상태였다.

 

'한국사랑'에서 먹은 닭도리탕. 네팔에서 이런 음식을 만난다는 건 .. 정말.. ㅡㅜ

-> 정말 양호하지 않은가..네팔에서 먹는 닭도리탕.. 한국과 맛이 똑같았다.  

 

갑자기 일행중 한명이 내 옆 벽에 걸린 지도를 향해 걸어왔다.

"이렇게 가는 일정이라니까"라며 지도를 보고 일행들과 얘기를 한다.

 

그러더니 갑자기 나한테 말을 시킨다..

 

"트레킹하셨나봐요.. 고기 드시게.. 어떠셨어요?"

"아..(먹던 고기가 걸려서..) .. 아뇨 .. 내일 가려구요.."

"설마.. 혼자가세요?"

"네 .. 그럴려구요..일행을 구하다가 못구했거든요..."

"아? 그래요.. 잘됐다.. 우리 일행 구하고 있었는데.. 일정 맞으면 저희랑 같이가요.."

 

무슨 드라마 처럼 혼자 몸보신하다가 일행들을 만나게 됐다.

졸라 기뻐하며 포터 예약 취소하고, 이들과 어울려 짐도 다시 챙기고 ..

날 버리고 애인찾아 떠난 친구한테 메일 보내고 그 밤이 너무 짧았다.

   

그렇게해서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같이 하게 된 일행은 1년 동안 트레킹을 준비해 왔다는 나이 지긋한 선생님 한 분, 유학을 앞두고 추억여행을 하고 있는 커플 그리고 불교 성지들을 여행하고 있는 스님 2분.




일지를 보니 07년 1월 12일 부터 17일까지 안나푸르나(annapurna) 트레킹을 했다.

트레킹을 하려면 우선 공식적으로 네팔 정부로 부터 허가, 퍼밋(permit)을 받아야 한다.

절차나 요건이 까다롭지 않다. 중간 에이전시를 통하면 10~20Nrs의 수수료를 받지만 직접 가서 신청서 작성해서 제출하면 수수료는 들지 않는다. 사진과 퍼밋 요금 2,000Nrs를 신청서와 함께 작성해서 제출하면 10분만에 나온다.  난 출발당일 택시 타고 가서 받아서 출발했다.

 

그리고 안나푸르나 트레킹 하는 입구에서는 마오이스트들이 트레킹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요금을 받는다. 이에 대한 관광객들의 반발이 적지 않는데,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마오이스트들과 정부가 합의해서 입장료를 걷을 수 있게 했다는 것과, 이 돈이 주요하게 마오이스트들의 활동 자금으로 쓰인다고 설명을.. 음.. 하루에 100Nrs로 책정해서 트레킹 일정 동안의 요금을 받는데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하기도 한다.

 

-> 큰 가망을 짊어진 사람이 우리 가이드 '디카' . 입장료 협상 중인 셈.  허술하게 보이지만 뒤에 앉은 사람들이 마오이스트들. 레닌과 마오의 사진이 걸려 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일정을 짜기 나름인데 우리는 나야풀(nayapul)에서 시작해, 고레파니, 푼힐, 촘롱(chhomrong), 안나푸르나 베이스 켐프로 이동하는 동선으로 10일+알파의 일정으로 이동하는 동선이었다. 워낙 구성 멤버들이 무리하지 말자는 주의여서 일정이 빠뜻한 나 같은 사람만 조바심 나는 상황이었다.

 

12일 오전 9시 부터 트레킹을 히작하려 했지만, 늘어지고 늘어져 점심 때 쯤에나 트레킹을 시작할 수 있었다. 포카라에서 나야풀까지는 버스로 이동할 수도 있지만,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택시는 정액인데 음.. 가격이 잘 기억나지 않고, 난 할당된 200 Nrs를 냈던 기록만 남았다.

 

 

 

사랑곶 사전 탐방을 잘한 셈이다. 안나푸르나의 초입은 마오이스트들만 지나쳐 오면 화살표 하나 없이 그냥 산이다. 로지(lodge)들이 곳곳에 있다고 하지만, 나야풀 초입의 상가들을 지나쳐 오면 그 뒤로는 산과 들과 물만 있을 뿐 어디가 어딘지 전혀 알 수가 없게 돼 있다. 혼자 다니는 외국인들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 가이드나 포터가 없이는 이동하기 쉽지 않게 돼 있다.

 

짜이 한잔을 마시고 시작한 트레킹. 첫날은 나야풀에서 시작해 비레탄티, 힐레를 넘어 티르케둥자와 울렐리(ulleri) 중간에서 일정을 마무리 했다. 늦게 시작했기도 하지만, 산이라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3시에 이날의 일정을 마무리 했다. 거짓말 처럼 4시 부터는 해가 지기 시작하는데.. 정말 놀라울 뿐이었다.

 

밤은 일찍오고 할일은 없고..

모여서 오손 도손 통성명 하며 얘기도 들으며 ..

 

시트콤 같은 스님들의 불가 생활얘기와 왜 트레킹을 하게 됐는지.. 그 이전 여행 코스는 뭐 였는지.. 그들은 이미 서로를 알고 있었지만 제일 늦게 합류한 나에게는 그들의 정보가 없으니..마냥 들으면서 웃고 떠들고.. (이날 사람들은 나에게 반드시 '룸비니'를 가볼 것을 강권했다. 결국 막판에 난 팔랑귀가 돼 급 하산하게 된다 ) 이런 표현은 그렇지만 ... 난 트레킹 내내 스님들의 신념과 의지에 감동했다. 정말 세상에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느낀 날이다.

 

밤이 되니 산의 추위가 느껴졌다.

말로만 듣던 그 추위.. 아직은 산 밑이라 경미한 수준이라고 하지만.. 

추위에 약한 나 같은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정도였다.  

보온 물병도, 보온통도 가져오지 않은 나는 hot water만 시켜 먹을 뿐이다.

 

다행이 내 얇은 침낭 1개와 빌려온 오리털 침낭 1개로 밤의 추위는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최후의 보루로 카트만두에서 나의 등산 욕구를 자극 시킨 녀석들이 준 쑥 보온 팩을 남겨 뒀다.  

'화상주의'라고 경고를 할 만큼 효과가 뛰어나다고 하니 정말 너무 추운 극적인 그 날 난 이 팩을 쓰리라 마음을 먹으며..

 

정말 일찍 잠이 들었다. 해가 뜨는대로 움직여야 하니..

 

=>트레킹 멤버는 6명이지만 스님들은 각자의 짐을 직접 들었다. 그러니 4명의 인원이 한명의 포터와 한명의 가이드와 동행한 셈이다. 가이드 '디카'는 포터로 자신의 부인 '머누'를 데리고 왔다. 아이들은 할머니가 맡고 있다고 말했다. 머누는 사탕과 초콜렛을 나눠 먹을 때는 아이들이 생각난다는 말을 영어로 하며 따로 챙기기도 했다.  여행 내내 이들의 가족, 결혼, 미래의 꿈 등 많은 얘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 트레킹 할 때 꼭 챙겨야 할 것. 한국 사람들은 꼭 스틱 챙기는데,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안나푸르나 일정에 스틱은 필수품은 아닌거 같다. 북한산 등반보다 더 쉬운 코스여서.. 대신 꼭 필요한 것은 보온병이나 보온통. 추워지면 난로처럼 사용하기도 하고, 목이 마를때는 찬 물보다 따뜻한 물이 더 좋다는..  그리고 물수건과 따뜻한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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