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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네팔(7)-안나푸르나 트레킹(2)

걸어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잘 걷는다. 두 다리가 유독 튼튼한 이유도 있다. 가이드 디카는 나에게 'strong leg'을 가졌다고 칭찬할 만큼 잘 걸어다녔다. 산 이라서 좋았고, 여유있게 이동하는 사람들 틈 속에서 이것 저것 내 맘대로 할 수 있는게 많아서 좋았다. 숨 틔임 이랄까.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사실 눈빨 날리는 곳에 가지 않고서는 뒷동네 등산하는 기분이다. 이정표가 뚜렷한 것도 아니고 한국의 등산로 처럼 아스팔트가 깔려 있는 것도아니고 .. 네팔 고산족이 사는 곳을 지나치며 이동하고, 코스가 어렵지도 않다. 상황에 따라 산 하나 전체가 증계이거나, s 라인으로 쭉 파진 길 때문에 바들바들 떨어야(고소공포증이 있는 경우) 하기도 하고, 간당간당한 줄 다리 건너는 스릴도 있지만 내가 간 코스까지는 그냥 뒷동산과 같은 동선이었다.

 

-> 산 밑에 있기에 일출을 볼 순 없지만 해가 떠오르면서 생기는 산 그림자는 볼 수 있다. 산..정말 좋다.

 

 

-> 산에 있는 로지나 고산족들의 생필품은 이 녀석들이 책임지고 있다. 목에는 종 달고, 일렬로 걸어다니는 당나귀들. 트레킹 하다 보면 하루에 두세번은 만난다. 이녀석들은 지구력은 있지만 속도가 늦기 때문에 이들을 만나면 먼져 보내주거나 아예 앞질러 가야한다. 먼져 보내주면 당나귀 똥을 계속 밟으면서 가게 되는 단점이 있다.

 

나야풀에서 시작했지만 둘째날은 고레파니(Ggorepani)에서 묵었다. 고레파니 정도 올라오니 사실 공기가 달라짐이 느껴졌다. 사실 첫 날은 땀이 나서 반팔입고 올라왔는데 이제 부터는 긴팔입고 다녀야 할 만큼 더워도 일상의 공기가 차졌다.



고레파니에서 새벽에 일어나서 이동하면 푼힐(punhill) 전망대에서 멋진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왕복 5시간 정도 걸린다.

 

 

 

그리고 아직은 낮은 수위였지만 일행중에 고산병 증세를 나타내는 사람이 생겨서 느릿느릿한 이동은 더욱 속도를 늦췄다. 고산병은 해발 2500m 이상이 돼 산소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증세라고 하는데 어지럼증이나 구토나 소화불량 두통등의 증세가 나타난다고 한다. '인덕'이가 고산병 소화불량과 어지러움의 고산병 증세를 나타내니 스님들이 평소 들고 다니는 침을 활용해 손을 따기 시작했다. 로지에서 난로에 옹기 종기 앉아서 10손가락에 10 발가락까지.. 구경하던 외국인 뭐하는거냐 물어 보고 .. 물론 나 같은 사람은 고산병 '고'짜의 증세도 없이 씩씩하게 잘 다녔다.

 

이동하던 중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같이 왔던 녀석들을 만났다. 푼힐까지만 짧고 굵게 갔다올 계획이라던 녀석들은 힘들어서 죽으려고 했다. 어찌나 반갑던지 .. 내 첫인사말은 "너네 살아있었구나" 였다. ㅋㅋ 이 녀석들은 심지어 인도 바라나시 길거리에서도 만난다.

 

 

 

-> 어딘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 로지를 배경으로 찍어본 사진.

 

고레파니 숙소에서는 가무의 판이 벌어졌다. 네팔 사람들 특히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음주가 없이도 가무를 즐기는 듯 했다. 호기심 쟁이 '진경' 스님이 벽에 걸린 악기를 건드렸다가 시작된 노래 공연. 네팔 노래도 처음 들었거니와 육성으로 듣기는 정말 처음이었고, 그 노래에 맞춰 다들 춤도 추고..

산에 올라오는 동안 흘리는 땀만큼이나 흥겨운 놀이다.

 

 

-> 같이 다닌 일행 중 한 명과 함께. 난 트레킹을 할 계획도 없었는데 배낭 여행을 준비하면서 등산복과 등산화를 챙겨왔다.. ㅋㅋ 선견지명이랄까...^^ 모자를 쓰고 있는 이유는 추워서가 아니라 햇볕이 너무 강했기 때문..

 

-> 동선 자체가 네팔 사람들이 사는 집을 지나갈 수밖에 없게 돼 있다. 지나가다보면 아이들을 많이 만난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알아서들 V자를 그린다. 워낙 한국인 등산객들도 많고 사진을 같이 찍는 경우도 많아서 아이들이 매우 반응이 좋다. 나중에 만난 네팔 친구 '부릉'은 아이들에게 사탕이나 초콜렛을 주지 말라는 말을 했다. 여행객들은 하나 둘 주는 거지만 여기 아이들이 치과를 가기 힘들거니와 양치도 꼬박꼬박 챙기기 어려워 이빨이 썩는다는 거다.  아이들에게 좋지 않으니 주지 말라는 경고.

 

-> 이런 정경을 보고 있노라면 머리가 백지가 돼 버리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얼굴에 베어나와 버린다.

 

=>트레킹을 하면서 고지를 향해 올라갈 수록 모든 음식, 물값이 비싸진다. 손님이 일상적으로 있는게 아니기 떄문에 사실 점심 식사 한번을 하려 해도 한시간 이상이 걸린다. 그래서 보통 트레킹 하는 사람들은 식방에 쨈을 챙겨와서 점심은 짜이와 함께 간단히 먹고 이동하고 아침 저녁을 든든하게 먹는다고 한다. 물론 우리 일행들은 3끼 모두 천천히 밥 다 챙겨 먹었다. 난 아침과 저녁은 무조건 라이스로 먹고, 공갈빵 처럼 생긴 네팔빵을 점심으로 많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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