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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을 받았다..


블로그가 어색하네..

이렇게 오래간만에 들어오다니..

이런 내용들을 적어놨었구나... ..... .....



어색한 정체성으로 어정쩡하게 보내고 있는 요즘.



뜬금없이 왠 스펨 메일 같은 것이 하나 와 있었다.

"꼭 읽어주세요" 느낌표 팍팍!!



음... 읽을까 ... 말까...



읽을까 ... 말까 ....



혹시 바이러스라도 옮기면 성능 좋은 컴퓨터 맛 가는거 아닌가 싶어..

그렇게 그냥 지나쳤다.


다시 메일을 확인하다가 다시 '읽어달라'는 메일이 눈에 띄었다...

"도대체 무슨 광고를 이리도 유치하게 하냐"

중얼거리며 메일을 열었는데...



장문의 편지였다.

지역에 사는 고등학생이 보낸. 

최근에 반전 집회에서 만나는 녀석들을 같은 고딩이다. 


'도덕'(난 이런 과목을 배웠다는 것 자체를 잊고 지냈는데..) 과목 숙제란다...

자신의 꿈과 관련된 사람을 인터뷰 해오라는...( 심지어 요즘에는 이런 숙제도 내주나 ..세상 많이 달라 졌다..)

어찌된 인연인지 그 고딩은 날 찍어서 메일을 보냈다...

어찌나 정중하게 질문지를 보냈던지..

그 질문지를 확인하고서는 한 참을 멍하게 있었다.


그 고딩의 꿈은 '기자' 였다..

그리고 관심있게 봤던 몇몇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내가 ...

사춘기도 아닌데..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내가..

이 친구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멍먹한 마음에 한 참을 망설였다.

 


고딩의 숙제 덕분에

내 고민에 대해 내가 답하는 형태가 됐다..


내가 지고 있는 짐 꾸러미를 다시 살펴 보게 됐다.

지웠다 썼다가

 

쩔쩔 매면서 답을 적었다.

아..내가 왜 참세상에 다시 오게 됐을까..

내 활동은 뭘까.


내가 여기서 느끼는 보람은 뭘까...

내가 느끼는 어려움이 뭐지..

 

 

많은 것들이 그리워 지고 많은 것들이 후회가 되고

웃음도 묻어났다가 갑자기 우울해 지기도 했다가..

과거의 시간 속에서 원맨쑈를 하며 답메일을 보냈다.


그러고 보내던 그 날은

내 문제에 휩싸여 기사도 제대로 쓰지도 못했다.


"어떻게 저 한테 메일을 보내셨어요? 참세상을 읽는 고등학생은 못본거 같은데..?"

고딩이 관심있게 봤다는 몇개의 주제를 줬다.

가슴이 턱 막힌다..

음...

나.. 이런 식으로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 호흡하고 있었구나..

 

나의 찌끄리는 찌라시...

음...

반성해야겠군...

낯 모르는 고딩의 메일 덕분에

책임감과 감흥의 일주일을 보내고 있다.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자문하면서.. ...

너무 오래간만에 블로그에 들어왔다...

내 껀데도 글이 내 꺼 같지 않다...

내팔의 푸른 산이.. 안나 푸르나..음...

 

음... 글고 블로그도 좀 손 보고..
삶도 좀 추스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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