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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끝은...

 

이제는 익숙해 져야 하는 건가. 도대체 이노무 정부가 누구 정부인가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가난과 역경 속에, 배제 당하는 민중의 그 끝은 반드시 반동의 혁명일 것임을 믿으며..


WTO 투쟁 당시 홍콩에 있을 때 11명의 억류자들이 쿤퉁 법원에서 구속적부심을 받던 날.  심리 시작에 앞서 어물쩡 망보고 다니다 째지는 목소리에 시선이 꽂혔다. 곱디 고운 정장을 입고 있던 홍콩주재 여성 영사가 굉장히 짜증 스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더니 재판장 안으로 들어갔었다. 1000명이 억류되던 과정 까지 자신들은 할 만큼 했다는 것, 그리고 도주 위험등에 대한 신원 보증이 어렵다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같이 있던 한 활동가는 ‘한국정부가 보증은 안서면 누가 서냐’며 큰소리로 항의했었는데...

한미FTA 협상의 전후 과정을 보면서 이 정부가 도대체 누굴 위해 이리 가나 망막해 질때가 수도 없다. 양기환 영화인대책위 대변인은 마이크 잡을 기회만 생기면 두가지 요지의 말을 한다. 하나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제 2의 탄핵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과(이미 수도없이 터져나왔어야할 정권 퇴진, 타도가 왜 안왜쳐지냐는 반문이기도..) 또 다른 하나는 정부 행정의 키를 잡고 있는 친미관료들에 대한 항의 이다. 행정부 곳곳에 뿌리 박혀 정부 정책을 그들의 신자유주의 시장정책으로 쓸어 버린다는 주장.




이창동 전 문광부 장관이던 시절. 1대 다수의 싸움이 정말 지치더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소위 국무회의라는 자리에 들어가 보면 오히려 정책과 방향을 정해놓고 장관들을 협박해 대니 정말 외롭더라는 거다. 요즘도 마찬가진 게지. 행정부 각 부서에서 정책을 내고 사업을 올려 국무회의에서 받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다 정해서 장관들한테  ‘그렇게 해라’ 라는 식의 협박과 명령 그리고 행동 지침을 꽂아 버리니. 그러니 늘 관계부서들의 대책이 발표보다 늦는거지..


몇 일전에 KT&G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한참이나 시끄러웠다. KT&G와 아이칸의 돈놓고 돈먹기 싸움을 보면, 어차피 경영권이라는 것이 나의 관심 밖의 문제니 ‘그럴 수 있다’고만 치부하지만...


그냥 주식시장에서 외자들이 국내 기업들을 얼마나 장악했고, 배당을 챙겨갔는지의 수치 뿐 아니라 정말 어이 없게 청산당한 오리온 전기 노동자들의 경우나, 위니아 만도 노동자들의 경우처럼 제조업에서 나타나는 자본의 문제에 대해 방관해서는 안될 것 같아서. 결국 그 고리와 기반은 연결된 것이기에..노동권이 우선되지 못하니 경영자의 변화, 기업의 변화가 아니라 자본의 변화가 절대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니..


늘 그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엄청나게 챙겨가는데 상대적으로 우리는 늘 순진하게 믿다가 덜컥 당하고, 대책도 없고, 대안도 없이 덜컥 떨어지게 되는 거 같다.. KT&G와 아이칸에 대한 한덕수 경제부총리라는 작자의 말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너무나 당당하게 “KT&G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 경영권 방어 대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권 방어야 알아서 할 일이지만 국제기준이라는 것이 뭐 덕수형이 늘 말하는 자유시장 원리와 개방경제의 정책을 유지 강변인 셈이다. 설령 정부가 개입해 중재할 거라는 꿈을 깨라는 거다.  


딱히 개입해 보호해 달라 떼 쓰는 입장은 아니지만 현재 자사주 취득 한도 철폐, 제 3자 신주배정, 역공개매수 등의 방식으로 상법이나 기타 특별법들을 활용해 지켜지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이기도 하고

 

공기업들 마구잡이로 팔아놓고, 에너지도 팔고 물도 팔고 은행들도 팔고 투자제한 규정도 완화 시키고, 진입장벽 규제도 완화 시켜 놓고  쎄일 쎄일 하더니 이제는 이런 기업들에서 문제가 생겨도 '정부는 할 일이 없다'는 식으로 배째라로 나오는 모습을 보니 좀 많이 빤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전 외환카드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저지 싸움할 때, 그리고 론스타를 비롯한 외자들의 문제가 불거졌을 때,  청와대의 커넥션이 제기됐을 때도. 오리온 전기 노동자들이 매틀린패터슨에 매각되는 과정에도 정부 입금은 쎄게 작용했다. 근데..뭐야.. 문제가 생겼는데도 개입의 여지가 없다면 도대체 누가 책임지고, 조율하겠다는 건지.

 

KT&G와 아이칸의 문제만으로 보기에는 좀 거시기 할 만큼 개인적인 감정이 깔린 거지만, 너무 쌩쌩하게 잘라 말한 부총리를 보니 참이나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그 방향 대로 FTA 협상들도 마구잡이로 가겠고만 싶어 씁쓸함을 감출수가 없다.

 

자유 경쟁과 시장 만능을 외치는 그들 나름대로의 신념이 여지 없이 드러난다. 그들의 불타오르는 신념이 사회 전반 곳곳에서 드러난다. 므흣~ 그 끝의 처참함을 믿지 않는다면 지금의 일상은 정말 지옥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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