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8/12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12/22
    경제는 몰라요! 투기는 알아요!
    바람-1-9
  2. 2008/12/16
    이제는 반격할 때가 되지 않았나?(1)
    바람-1-9

경제는 몰라요! 투기는 알아요!

뭐 예상했던대로 이명박은 강만수를 얼굴마담으로 해서 삽질과 투기의 경제를 재건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4대강 정비 사업에 추가적인 투기 억제 조치를 해제한단다. 그래놓고 한다는 소리가 경기를 살리고, 디플레이션이 더 큰 문제란다.

나도 실업과 부도가 엄청나게 걱정되고,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을 걱정한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까지 오게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처하지 않고, 삽질과 투기를 열심히 하자는 이 대통령과 경제팀의 주장을 듣고 있자면, 아예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현재의 상황과 그 원인을 살펴보고, 삽질과 투기 부양 정책(투기 조장하는 것도 정책이라고 해야하나 싶지만)이 얼마나 그릇된 것인지 살펴보자.

집값 엄청 빠지고 있다. 이걸 디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을까? 디플레이션이 되려면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서 장기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확실히 존재해야 한다. 겉으로만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이니 땅값, 집값이 떨어지는 것은 소비를 전반적으로 줄이는 역할을 하고 소비 감소는 결국 가격의 전반적인 하락에 기여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그러면 지금의 집값이 적절한 가격인가이다. 집값이 전세값의 수배에 이르는 상황이 수년간 계속된 곳이 많다. 그리고 그 집값을 대기 위해 대출을 끼고 있는 집이 넘치고 넘친다.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가격이 아닌 것이다. 이렇게 집값이 투기에 의해 부풀려진 상태다 보니 집이 안 팔린다. 집값이 떨어져 자산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집에 너무 많은 자금이 묶여있고, 집이 비싸니 안 팔리니 돈도 돌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상태에서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은 무엇일까? 비정상적으로 투기에 의해 부풀려진 집값을 투기를 통해 유지하거나 높이는 것은 언제나 다시 더 큰 문제로 우리 경제를 또 수렁에 빠트릴 것이다. 선택은 가능한 집값이 정상적인 가격으로 내려가도록 해서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일 것이다.

집을 투기 목적으로 산 것이 아니라면, 집값이 떨어져 자산이 줄어든 심리적인 효과는 크겠지만, 어차피 다른 집들도 같이 가격이 내린다 생각하면 새로 집을 얻어야 하는 다음 세대들에게는 경제적으로 적은 부담을 끼치게 되고, 소비의 여력도 늘려줄 수 있다. 경제 전체로 보면 집값이 하향 안정화되는 것이 거품 경제의 붕괴 위험을 줄이고, 여타 분야에서 경제 활동 활성화와 국민의 생활 수준 향상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투기와 관련한 규제를 줄이겠다는 이명박 정부를 보면 말은 디플레이션이고 어쩌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집값, 땅값 올려주려니 기대했던 자신의 지지자들의 기대에 어떻게든 부응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들어난 거다.

삽질은 참 편한 정책 도구다. 이건 어떤 성격의 정권이 되었던, 고용이 부족하다 싶으면 가장 쉽게 채택하는 정책이다. 창업 지원이니 뭐 이런거 수백억 쏟아도 일자리 몇백개 나올까 말까 한다. 삽질하고 공공 근로 (월 백만원 정도 주고)이거는 그냥 돈 얼마당 일자리 몇개 딱 나오고, 적은 돈으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일자리는 가난한 노동자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이런 식의 고용 정책은 결국은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만드냐에만 관심을 두기 십상이어서 일자리의 질은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재정이 바닥 나면 지탱하기도 어렵고, 이런 가난한 노동자는 결국 재정의 규모만큼만 수요를 창출하게 되니, 국가 재정의 범위를 넘어서 경기를 활성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보기 힘들정도로 저임금의 비정규직 일자리가 확대되고 있다. 하루 먹고 살기 바쁜 이들이 엄청 부실한 사회 안정망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더 저임금의 일자리라도 아무 일자리라도 찾아 돌아다니는 일이다. 이런 노동자들이 양산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더 나은 임금을 얻을 수 있는 자기 개발이니 창업이니 하는 것은 꿈나라 이야기다.

그렇다면 지금 상황에서 바람직한 경기 부양 및 고용 정책은 뭘까? 답은 교과서에 다 써 있다. 일단 산업의 구조 조정(지금의 저임금 비정규직 확대의 방향을 거꾸로 돌릴 수 있도록 돕는)과 노동자의 재교육이 가능한 사회 안정망을 확대하는 것이다. 삽질에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과 재취업을 위한 교육을 받으면서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 재정에 전적으로 매달려 최소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최저 임금을 올리고 노동조합의 활동과 교섭력을 강화해서 가난한 노동자가 아니라 넉넉한 노동자가 사회의 다수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들과 부자들은 돈을 쌓아두고도 투자할 곳을 못 찾는 돈을 노동자의 주머니에 넣어 주는 것이 최대의 경기 부양 (수요 확대) 정책이 될 것이다. 여기에 집값도 하향 안정화, 또는 국가에 의한 주택 공급 확대, 공교육 질 강화가  된다면 노동자는 자신이 벌어들인 돈을 자식들 사교육비와 집값을 모으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자기 개발과 소비로 연결시킬 수 있다. 이게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뉴딜이다.

우리나라와 다른 산업화된 국가에서 경제가 가장 좋을 때는 바로 다수의 노동자가 부유하던 때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단기적으로는 삽질도 때론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런 철학과 장기적인 비전이 없는 삽질과 투기 부양 정책은 결국 우리 사회를 더 깊은 수렁으로 빠트릴 뿐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제는 반격할 때가 되지 않았나?

이명박은 역시나 삽질로 경제 살리자고 나섰다.
촛불 정국에 놀라고 나서는 열심히 사회단체와 네티즌들을 족치고 있다.
공정택은 얼씨구나 전교조 교사들을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자르고 있다.

여론조사들을 봐도 이런 행태에 대해서 찬성보다 반대가 많다.
이명박의 삽질 경제가 경제를 파국으로 몰아가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것도 분명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정치를 외면한다.

이것이 가장 큰 불행이고, 우파 사회 개조 프로그램에 반격을 가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한계다.
민주당은 누구나 다 죽었다고 한다. 뭐 확인 사살을 하자면 재보궐 선거나 2010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에서 완전 몰락하는 것을 재확인하면 되기는 되겠지만, 그걸 확인하길 원하는 사람들이나 있을까?

90년대초 내가 대학 다니던 시절 나름 운동권도 많고 하던 시절에도 이해를 대변할 정치세력이 없다는 것에 통탄을 하고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외치던 시절이 있다. 그때는 민주당도 건재해도 그랬다. 지금은 도대체 한나라당이라는 꼴통당 빼고는 당이라고 칠만한 당도 없는 시절인데 왜 이리도 정치세력화에 대한 목소리가 안 들리나 모르겠다.

이해가 안 가는 바도 아니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다 꼴통이지, 진보정당이라고 하는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도 힘도 없고 신뢰도 안 가지. 정치라는 것에 고개를 돌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야 나도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정치 행위가 투표다. 몇년에 한 번 투표장 가서 도장 하나 찍고 오면 땡이다. 그런데, 투표조차도 점점 더 안하게 된다. 정치에 대한 신뢰가 없고, 신뢰를 보낼 정치세력이 없으니 당연하기는 하다. 예전 같으면 여당이 마음에 안들면 내용이 어쨌든 야당 찍는다는 생각이라도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그런 것도 없는 것 같다.

아직도 여전히 촛불을 이곳 저곳에서 정기적으로 밝혀 들고 있는 분들이 있다. 참으로 존경스럽다.
하지만, 가끔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들이 조금만 있으면 이명박의 실정에 다시 지난 4월, 5월처럼 촛불이 대거 모일 거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이런 "희망 사항"이 당연한 현실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은 지난 촛불 정국이 시민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조직 (특히나 정치 세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계기로도 작용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촛불의 힘이 우리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될려고 했다면, 촛불 집회에 함께 했던 이들이 그 힘을 가지고 기존의 조직으로 또는 새로운 조직으로 모이고 이들이 정치적인 세력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뭐 단기간에 그런 일이 가능하겠냐고 하지만, 기존 조직들이 일정 정도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반과 조직 능력이 있었다면 그런 일들은 막으려고 해도 자연적으로 일어났어야 한다. 솔직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라도 촛불 집회에 담겼던 희망을 담을,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정치 세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것 없이는 아무리 이명박이 삽질로 경제를 망가트리고, 우파 사회 개조 프로그램으로 신자유주의 플러스 전체주의 사회를 만들어 가도 사람들은 저항이 아니라 기권을 하는 것을 계속 선택할지도 모른다.

사람도 없고, 돈도 없고, 비전도 없고, 설득할 능력도 없어서 정치 세력을 못 만든다고 하는 사람들 많이 봤다. 이해가 가는 면도 있지만, 정말일까하는 의문이 든다. 나는 새로운 정치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차고 넘칠 정도로 만나봤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어도 정말 사람도 없고 비전도 없는 상태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의 패배의식 밑에는 함께 토론하고 계획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과 실패의 기억이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을 떨쳐버릴 수만 있다면 우리가 이명박과 우파 사회 개조 프로그램에 대한 반격은 이미 반은 성공한 셈이 될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