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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하철로 출근하면서 아이파드(ipod)로 미국의 경제 관련 라디오 프로를 들었다. "Market Place" (http://marketplace.publicradio.org/~라고 매일 방송하는 프로그램이다. 인터넷에서 파드캐스트(podcast)로 공짜로 다운로드 받아서 들을 수 있다. 어제 방송을 듣는데 데이빗 프럼(David Frum)이라는 보수논객의 코멘트 하는 것이 꽤 재미있었다. 이 사람은 보수논객으로 최근에 "Comeback: Conservatism That Can Win Again."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책제목을 번역해 보면 "컴백(복귀): 다시 승리할 수 있는 보수주의여"쯤이 될 것 같다. 오늘 코멘트의 제목은 "Wage stagnation is the real problem"("임금 정체가 진짜 문제다". http://marketplace.publicradio.org/display/web/2009/01/21/pm_wage_stagnation/)였다. 보수주의 경제 논객의 입장에서, 공화당과 보수주의가 실패할 수 없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2007년의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7년전보다 거의 늘지 않았다는 것이란다.
흠.... "실용 보수"를 제창하는 이명박 정부는 "임금 삭감"을 전제한 "일자리 쪼개기" (우석훈씨가 쓴 말 같은데 맘에 든다)를 떠들고, 왠지 이명박의 "보수"가 뭔지 제대로 헷갈린다. 미국 보수하고는 결이 틀린건가? 헐헐. 재개발과 살인진압으로 사람들은 죽어나가도 삽질의 한길로 매진하는 이거는 무시기 주의 경제 정책이라고 불러야 하나. 최소한 미국식 보수는 아닌갑다.
제목과는 다르게 서설이 길었다. 그렇다고 전혀 주제와 관계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늘 드디어 지난 2008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마이너스로 나왔다. 경제성장률이 이따구로 확 내려간 것은 세계 경제의 위축이 예상을 뛰어넘고 따라서 수출이 대폭감소한 것이 주원인인 것 같다. 내수도 같이 주저앉고 있기도 하다.
지난 주부터 금융위기 이야기 다시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 아니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에서 그리고 미국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이거 작년말에 있었던 금융위기가 다시 오는건가? 해외에서는 그럴수도 있다는게 대세가 슬슬 되려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 위기의 진원지는 지난번과는 달리 투자은행이 아니라 상업은행이다. 미국 같으면 투자은행을 샀던 상업은행이나 기존에 부실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로 부실이 밝혀진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모기지와 파생상품의 부실이 아직도 정리되지 않아서 금융위기가 재연될 위험도 높아지고 있지만, 이번에는 실물 경제가 꼴아박는 상황이라 이에 따른 새로운 부실의 등장이 한층 위험을 높여주고 있다.
미국에서 아주 아주 잘나가는 엄청나게 큰 기업 몇개 빼고는 요즘 기업들이 돈을 빌리려면 15% 정도 이자 줘야 한단다. 우리 기업들도 이런 고금리 내는 것에서 예외는 아니라고 들었다. 왜 이리 금리가 높으냐고? 은행은 돈 빌리려고 하는 기업들이 망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에서 우리 경제성장률 마이너스로 한참 꼴아박은 것 이야기했다. 너무나 가슴 아프지만 올해 우리나라 기업들도 많이 부도날 거고,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미국도 당연한 거고. 다행히도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지만, 우리나라 금융은 그런 상황까지는 가질 않았다. 그렇지만, 이렇게 기업들 부도나고 하면 우리나라 금융이라고 해서 멀쩡할지 자신할 수 없다. 기업 부도와 개인들의 전세 대출 상환이 어려운 상황이 동시에 벌어지면 금융위기 상황 올 수도 있다.
뭐 우리가 IMF를 겪어봤고 작년의 미국 금융위기를 봐서도 잘 알고 있지만 금융시스템이 무너지면 경제가 통째로 주저앉을 위험이 커진다. 영국이나 유럽은 아예 은행들을 추가적으로 국유화해서라도 이 상황에서 금융시스템 붕괴는 막으려고 한다. 미국은 워낙 국유화에 부정적이라 현재는 민간 금융기관으로부터 부실 자산만을 사들이는 배드뱅크를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 배드뱅크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 것이라는 여론이 비등하면 미국도 국유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도 올 수 있다. 요 며칠 미국와 유럽의 은행들 주가 확 꼴아박았다. 자산의 부실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너나 할 것 없이 국유화를 생각하니, 이제는 은행이 더 이상 돈장사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국가 기구가 되는 것이라 이윤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없으니, 사실 은행 주식은 주식 시장에서 가치는 빵원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너나 할 것 없이 단돈 얼마라도 건지려고 팔아재끼고 있다. 그러니 주식이 폭락을 안 할 도리가 없다.
자 이제 실물경제의 위기로 시작하는 진짜 위기는 한국에서 이미 시작이 됐다. 어떻게 이 춥고 어두운 시절을 서로 보듬고 헤쳐나갈 것인가, 그리고 어디에서 희망을 만들어 갈까? 나는 당장 이명박의 토목 공사에 돈 쏟아붇기를 그만두고 중산층이하의 노동자와 서민들에게 직접 돈을 쥐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업급여 제대로 주고, 재교육 기회 주고, 배고프고 아프게 하지 않도록 하자. 그리고 이참에 문제 생기는 은행 있으면 이번에는 국민 세금 넣어서 부실자산 갚아서는 딴 나라 투기 자본에 떠안겨주는 일은 하지말자. 국유화해서 은행 통해서 서민들, 중소기업들에 돈을 주자. 그리고 지금 부자들과 대기업 주머니에 있는 돈을 빨리 줄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자들과 대기업 주머니를 적절히 줄여주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집짓기, 땅파기를 헤대다가는 경제는 축소되는데 황당하게 집값, 땅값은 오르는 황당한 상황이 오고 다른 물가들도 상승하는 정말로 요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산층이하는 들어오는 돈은 줄지, 언제 짤리지 모르지 하는 상황인데 집값 오르고 물가 오르고 하는 상황이 생기면 이중으로 죽게 생겼다. 부자와 대기업 주머니를 가볍게 해주는 것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면, 최소한 그들이 가진 돈이 집투기, 땅투기로 몰리는 것이라도 막아야 한다.
개념 없고, 사람에 대한 예의도 없고, 경제는 쥐뿔도 모르는 이놈의 정부만 쳐다보다간 다 죽게 생겼다. 어찌 어찌 나 혼자 잘 해서 살아왔다고 쳐도, 이번 위기에는 그러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이것도 희망이라면 희망일까? 혼자 잘난척 산다는게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깨닫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라는 자가 국가의 이름으로 국민을 죽여놓고도 말로라도 죽어간 이들과 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나누는 척이라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더 이상 사람으로 보이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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