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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8/05/09  스물여덟의 백일몽
  4. 2008/05/09  밀고자
  5. 2008/05/09  세상에 이 모든 미움이 어디에서 왔을까
  6. 2008/05/09  대통령의 딸 (3)
  7. 2008/05/07  국민학교 첫 소풍
  8. 2008/05/07  어두운 별의 귀환...
  9. 2008/05/05  난롯가 친구
  10. 2008/05/03  2003년과 다르고 또 같은 것.

밀고자

2008/05/09 00:41 꿈 일기

2004년 6월 21일....

평소에도 법 있어도 죄를 가끔 짓는다만... 원채 억압과 금기가 많은 사람인지라...
꿈 속에서 일탈 행동을 많이 하는 듯하다...
(이런 식으로 꿈 이야기를 시작하는 건 벌써 내 꿈의 욕망을 거세하고,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버렸다는 전조다.)

꿈 속에서...
재은양은 어떤 마피아 마을(아파트?)의 거주자다.
긴장감이 빠지는 배경이야기는 늘 그렇듯 또 까먹었는데,
여하튼 뭔가 집단 내에서 꼴리는 게 있던 재은양,
(나는 그 집단 내에서 어느 집 딸이거나 어느 집 부인이다)
모두 모여 운동회를 하는 날, 경찰들이 운동장을 습격하도록 정보를 준다.

그리고는 경찰 습격 조금 전에 찾아올 물건이 있다며 집으로 돌아가서...
검정콩 한 봉지를 들고 나온다.
(다른 마피아의 집에 들어가서 훔친 것 같기도 하다)

집에서 나오는데, 현관문을 닫고 돌아서는 순간
유들유들하게 생기고, 의사가운을 입은 희멀건 안경잽이 남자가 서 있다.
들킨건가 싶어서 화들짝 놀라다.
(머릿속으로는 끌려가서 고문을 당한다. 화학약품 실험의 희생자가 된다. 이 남자는 고문기술자일까? 라는 온갖 생각이 떠오르고...)

애써 태연한 채 "무슨 일이시죠?" 묻자...
내가 나온 집의 아들에게 입영통지서가 왔단다.
(그걸 왜 의사가 갔다주는 건지는 따지지 않기로 한다.)

"아, 예~ 저 주세요."

그러고는 계단을 나와 아파트 단지의 한 가운데 있는 문제의 학교 운동장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나는 잠시 자리를 비웠을 뿐이고 돌아가니 소탕 작전이 끝나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그렇게 다가가면서... 긴장해서... 꿈에서 깨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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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9 00:41 2008/05/09 00:41

세상에 이 모든 미움이 어디에서 왔을까

2008/05/09 00:41 꿈 일기

2003년 12월 30일. 이모 돌아가시고 25일 지났을 때.....

요즘 자꾸 사람들을 미워하고, 심지어 연락하지마...라는 얘기도 하고...

그러다 외로워질까 걱정돼어...

세상에 이 모든 미움이 어디에서 왔을까... 중얼거려 보기도 하지만...

알고 있다.

지금은 혼자 버텨야 하는 시간이라는 것...

어젯밤 나는 귀신 들린 처녀가 될 뻔했다.
가수면 상태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나는 주제도 모르고...

아직 49제가 지나지 않은 큰이모를 부른 것이다.

왼쪽 관자놀이가 지끈지끈하면서... 몸 안에 신령이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는 공간이 바뀌고... 이모와 나는 한몸이면서 또한 마주볼 수 있는 다른 공간에서 얘기를 했다.

이모에게 무리한 부탁을 했다가 이모의 한을 모두 짊어쓸 판이었다.
용서해달라고 싹싹 빌었다.

그러다 스스로 잠을 깨버렸다.

숨이 가쁘지도, 오줌이 지리지도 않았다.
겨우 한 시간쯤 잠들었을 뿐이었는데...
화장실을 가고 싶었지만 참았다.
다시 이모를 만날까 봐..


그리고 이모가 내게 주겠다며

보여준 고통의 십자가가 내게 올까 봐..


잠도 못자고... 여러 사람 전화로 귀찮게 하며...
집안의 불을 모두 켜놓고...  밤을 지샜다.

이모가 살아계실 때 좀더 잘했어야 했다.
그런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모질게 살아야 할 것 같다는 부담만 더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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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9 00:41 2008/05/09 00:41

대통령의 딸

2008/05/09 00:21 꿈 일기

2004년 11월 10일 새벽....

새벽에 꿈을 꾸었다. 꿈에서 깨어 눈을 껌뻑이는데 곧 알람이 울렸으니 6시 반에서 7시 사이에 꾼 꿈이다.

앞부분은 좀 불확실한데...

전쟁이 난다.
한국 대통령인지 총리인지.. 아무튼 최고권자가...북한에 대해 말을 잘못했는지 아님 또 뭔가 잘못했는지...
근데 사과를 안하고 버티다가...북한에서 쳐들어온다.

그런데 나는 그 최고권자의 딸...그 최고권자는 정말 정치풍자코미디에나 나올 법한 우습게 생기고 철없어 보이는 독재자가... 바보같이 말한다. "지금이라도 사과하면 돌아가겠지?"

창이 넓은 고층건물(정부청사?) 사무실에 최고권자와 나 그리고 몇몇 고위급 인사들이 있다.
넓은 창밖으론 헐리우드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거의 창문에 닿을 듯 거대한 전투기들이 서서히 날아다닌다.
북한 전투기답게 선동적인 색깔로 칠해진(아마도 푸른 기운을 띤 백색에 붉은 무늬)
좀 촌스러운 비행기들이다.

나는 청사 옆에 있는 극장에 얼마전에 분실한 미놀타 카메라 생각이 난다. "그걸 찾아와야 해.."
(그러고 보면 꿈의 도입부에선 다른 모델의 미놀타 카메라를 들고
신나서 사무실에 들어서는데 전쟁이 났다")

극장으로 뛰어가는데 신발을 신어야 한다.
복도에서 엄마를 만난다. (엄마는 진짜 울엄마다.)
엄마에게 모카신 스타일로 생긴 하얀색 가죽신발(일명 효도신발)을 빌려 신는다.

극장으로 뛰어간다.
가보니 극장은 극장이 아니라 박물관...

꿈의 전개 속도는 빨라지고...
내가 쫓기는 꿈을 꿀 때마다 늘 그렇듯 수직의 이미지가 강화된다.

나는 건물 계단으로 뛰어올라간다.

뺏길 만큼 뺏기더라도 박물관 사람들한데

중요하거나 부피가 적은 미술품은 숨길 수 있는 한 숨기라고 지시한다.
나도 이 전쟁이 무혈로 끝나리라는 환상을 아직 갖고 있다.

내 카메라를 찾는데...
그 와중에 내가 중요 인물이라 잡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카키색에 붉은 계급장을 단 여군들이 계단을 올라온다.

나는 가까스로 계단참에 있는 벽장에 숨는다.
바로 아래층에 있던 북한 여군들이 계단을 도는 순간 벽장 문을 간신히 닫는다.

그들이 지나가고....
박물관 직원들을 닥달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유는 까먹었지만 나도 벽장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방 옆에 가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들은 더 많은 미술품을 내놓으라고 성화다.

그 뒤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곧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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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9 00:21 2008/05/09 00:21

어두운 별의 귀환...

2008/05/07 16:41 꿈 일기

살아 있는 악몽의 귀환이랄까?

 

이건 뭐... 헬리 혜성도 아니고...

5월이면... 어두운 별이 귀환한다.

 

해마다 5월이면 설렘으로 준비하는 모임에...

꼭 그를 불러야 하는가 말이다.

내가 그를 보고 싶지 않다고, 내가 모임의 주선자라고 해서...

그가 이 모임에 참가할 자격을 잃는 게 아니란 말이지.

아아, 난 참 인생 피곤하게 사는구나. 왜 이렇게 모질지 못한가.

 

아무렇지도 않게, 어제 본 사람처럼 친근하고 발랄하게 통화해 놓고는...

전화를 끊자마자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다.

 

그는 여전히 내게 상처이고, 

인생에서 접어 놓은 페이지, 

평범하고 성실한 생활에서 빛을 앗아가는 어두운 별.

 

그냥 좀 밝고 명랑하게 건강하게, 남들처럼 살고 있으면 안 돼?

왜 그렇게 찌들어서,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혼자만 상처 받은 것처럼... 전화를 받지?

당신에게 나를 만날 권리라도 있는 것처럼... 왜 그렇게 당당하지?

 

3년이면 충분히 의사 표현한 거잖아.

당신도 다 알아먹었으니까 나한테 감히 연락 못하는 거잖아.

왜 그렇게 연락 안 했냐고... 그런 말 같은 건 안 하면 좋잖아.

정말 답 안 나오는 사람이다. 당신은.

난 당신의 (비뚤어진) 소울메이트 같은 거... 아니거든?

 

미안하다. 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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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7 16:41 2008/05/07 16:41
─ tag 

2003년과 다르고 또 같은 것.

2008/05/03 01:22 생활감상문

와와... 오늘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가 열린다는 말을... 막냉이 중간고사 끝난 기념으로 간만에 세 박자매 저녁 먹으면서 막냉이한테 들었다. "그럼 내일 너랑 광화문에 집회나 하러 갈까?"... 속으론 '어언 5년 전 초딩인 너를 데리고 탄핵반대 촛불집회를 다녀온 보람이 있구나. 뭐 하기는 그때도 Y양이 널 데리고 간 것이다만.' 흐뭇해하면서.

 

사실 어제 내내 골골해서 전주영화제 못 가겠구나 했다.  

4월 초에 기차표도 미리 끊어 놓고... 예매 오픈날 기다려서 영화표도 예매해 놨지만...

오늘 밤에 집에 와서 다 취소하고.... 맘 비우고....

 

주말에 쉬다가 원고 좀 볼까 하던 참에.... 그제 막냉이가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집회 알림 문자를 보고....

아아, 여기 가서 힘이나 받을까 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오늘 컨디션은 좋아졌고....

많던 일에 대한 압박도... 일은 여전히 많지만... 좀 줄어들었다.

 

아니, 어쩌면... 전주영화제가 아니라 그냥 여행을 다녀오면.... 쉬다 오면 기운이 날지도 몰라.

 

그래서 어디 가서 데모를 하는지, 세미나를 하는지, 술을 마시는지, 예정된 대로 여행을 갔는지 통 연락이 닿질 않는 Y군에게 다시 한번 전주 날씨를 묻는가 하면.... 간만에 대전 사는 대학동기 L군과 전주영화제 스테디 팬인 M선배에게 전주 가냐고 문자를 쳤다.

 

Y군은 답이 없고, L군은 친히 전화를 하시어 내일 아침 일찍 도착한다며 미리 가서 미처 구하지 못한 영화표를 구해 준다 했고, M선배는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사실은 명박이 반대겠지. 선배는 명박이의 골수 안티다.) 때문에 (안 바쁨에도) 영화제를 포기했단다(선배에게 우리 막냉이를 부탁했다. 집안 대표로 데모 나간다며... 아아, 그녀는 이제 막 민증이 나왔다).

 

아아, 오늘 촛불집회에 1만 명 모였다는 사진을 보니까 물론 나도 집회 가고 싶다. 2003년에 몸도 안 좋고, 막 취직한 지 일 년, 독립한 지 6개월 우울하고 몸도 아프던 차에 탄핵반대 촛불집회는 얼마나 즐겁고, 힘받는 경험이었던가. 지금은 흥분 안 되도... 가면 즐겁겠지. 우리가 뭔가 이룰 듯한 힘을 막 느낄 거야. 평소에 느끼던 제약이나 답답함도 많이 풀리겠지.

 

와와, 이렇게 큰 덩어리를 보면 좀 설렌다. 이것이 낭만주의요, 전체주의라 해도 할 말 없다.

 

 

그런데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

이번엔 흥분하지 말고 좀더 일상적인 방식으로 하고 싶다.

 

고기 먹기를 지양한 게 벌써 4년째. 우유 먹을 분량도 절반은 두유로 줄였고.

집에서 해먹는 반찬도 김치, 멸치, 달걀, 야채볶음으로 대체로 줄였고.

남획되는 참치도 많이 먹지 않으려 노력하고.

혹시 속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로컬 농업 부활에 작은 힘도 보태고, 좀더 건강한 음식 먹으려고...

수입산 식재료 안 산 것.... 제대로 선언한 적은 없지만 혼자서 열심히 지켜왔다.

지켜왔는데도 명박이가 이 지랄이니까 솔직히 화는 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나를 즐기기 위한 여행을 계획해 왔고.... 그래서 떠난다.

여행도, 데모도 일상을 벗어나는 일이지만... 굳이 고르라면... 여행 쪽이 더 그런듯싶다.

그들은 오래 준비해 왔고, 교묘하게, 전면적으로 모든 것을 바꾸려 한다.

가장 일상적인 차원에서 전선이 만들어지고 있고,

그 싸움은 살아 있는 한 끝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2박 3일 후에는... 지치지 않고.... 지레 실망하지 않도록.......

5년 전처럼 나가 떨어지지 않게....

이번에야말로 정신 바짝 차리고.... 하지만 유연하게.... 즐겁게....

새 싸움을 받아들이고 싶다. 남도의 햇볕 듬뿍 받고, 이렇게 난 음식 정기 받아서.

 

 

한옥마을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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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3 01:22 2008/05/03 01:22

몸이 또 감옥이 되어 간다. 다 내 죄지만.

2008/05/02 01:13 생활감상문

지난 주부터.... 계속해서 빡빡한 저녁 스케줄을 소화한 결과, 또 골골하다.

 

월요일 저녁에 서랍장 배송 와서 집에 헐레벌떡 뛰어왔다가 세탁소에 겨울 코트 맡기고 운동 갔다가 화요일에 영어학원 갔다가 집에 와서 인터넷 안 된다고 신경질... 수요일에 야근하고.... 집에 와서 <온에어>에 잠시 기분 좋아졌다가... 목요일에 영어학원 갔다가 N언니랑 방오빠 만나 술 마시고 노래방 갔다가 새벽 2시 귀가. 금요일에 결국 수면 부족에 골반 아파서 한의원 갔다가 11시 넘어서 출근... 그러고도 저녁엔 집에 통밀가루 사 가지고 들어와  초컬릿 레시피 연습. 토요일에 집에 서랍장 자리 정하고 대청소 시작했다가 N언니 아들 돌잔치 갔다가 사진 찍어 주고, 4년인가 5년 만에 만난 Heon's 수다 들어주고, 돌잔치 끝나고 다시 모인 선배들 수다 들어주고, 다시 지하철까지만 데려다 준다더니 거의 납치 수준으로 구로까지 데려다 주면서 풀어낸 Heon's 수다 들어주고. 부모님댁 가서 내일 할 강의 원고 쓸 자료 준비하다가... 일요일에 아버지랑 막냉이 아침 차려 주고, 집에 와서 대청소 마저 하면서 머핀 구워서 Y군이랑 M군이랑 <너를 보내는 숲> 영화 보고 메밀묵밥 먹고 아이스크림(콜* 스* CJ거라 좀 그렇지만 맛은 있더라) 먹고, 집에 와 일하다가 자정 넘어 취침.

 

다시 시작된 한 주....

월요일 저녁에 세종문화회관으로 낭만주의 피아노 공연 갔다 기운생동한 연주와 어딘가 기이한 피아니스트의 몸짓과 표정 '지대로' 즐겨 주다가 끝나고 SW이와 수다 떨고...(광화문 스폰지 1층 카페 좋더라.) 화요일에 허리 아파서 일찍 귀가했다가 영양 부족인 듯해서 3시간 동안 주말에 하던 서랍장 및 책꽂이 정리 마무리하고 반찬 만들고 설거지하다가 허리 다시 아파지고... 수요일에 점심 시간에 병원 다녀왔다가 야근하고... 또 겨우 <온에어> 시청.  그런데 또 정신 못 차리고 몸도 아픈 주제에 다음날 늦게 자도 된다며 괜히 새벽 1시까지 인터넷에 티비 시청에 빈둥빈둥. 목요일엔 날은 좋은데 삭신이 쑤시고, 입엔 혓바늘이 다섯 개쯤 났다. 피곤하다고 운동도 병원도 안 가고.... 괜히 룸메이트 밥 차려주고, 학교 가서 친구들이랑 먹으라고 당근케이크 구워주고.... 자고 싶은데 깅의 원고도 써야 하고, 다음주에 만나기로 한 서울대 K교수 원고도 검토해야 하고... 당근 케이크 먹고 소화 안 될까 봐 낮잠도 못 자고.. 계속 스트레스만 받다가 괜히 친구들에게 전화나 돌리다가.... 서울시 지원금 신청 중인 Y양 방해하면서 어버이날 선물 뭐 살까 열라 고민하면서 왕 수다 떨다가... 과연 기차표랑 영화표 끊어놓은 전주를 갈까말까 하면서(사랑방 신청 떨어진 후에는 못 갈 듯해서 방도 안 구해 놓았다가...) 한옥 숙박을 구하면 웬지 전주 가서 병이 다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품었다가... 역시 예약이 꽉 찬 것을 보며 좌절했다가  괴로워하면서 겨우 30분 원고 좀 쓰다가 영어 학원 갔다가 소화시킨다며 걸어왔다가 티비만 내처 보다가... 11시 반 넘겨서야 원고는 무슨 원고, 강의 목차나 제대로 잡자고 여기저기서 필요한 내용 잡아서 타이핑만 하다가... 괜히 일하는 H양 방해하면서 메신저질 하다가.... 여기 와서 또 이러고 있다.

 

몸이 조금만 골골하면.... 정말 사는 게 구질구질하다. 신체의 능력 부족. 이럴 땐 몸이 정말 감옥 같다.

한번도 치열한 적 없이 바쁘고, 아프기만 한 몸. 산만하고 에너지 절약할 줄 모르는 정신 상태.

 

게다가 기다리는 전화는 오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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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2 01:13 2008/05/02 01:13

당신들이 아무것도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나는 들었다.

2008/04/26 08:10 베껴쓰기

작은짐승님의 [어떤 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 을 보고 사들인 브레히트 시집에서....

제일 먼저 소리 내어 읽어 본 시.

 

당신들이 아무것도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나는 들었다.

Ich habe gehört, ihr wollt nichts lemen

 

당신들이 아무것도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나는 들었다.

추측컨대, 당신들은 백만장자인 모양이다.

당신들의 미래는 보장되어 있다.----미래가

당신들 앞에 환히 보인다. 당신들의 부모는

당신들의 발이 돌멩이에 부딪히지 않도록

미리 준비해 놓았다. 그러니 당신은

아무것도 배우지 않아도 된다. 당신은 지금 그대로

계속해서 살 수가 있을 것이다.

비록 시대가 불안하여, 내가 들은 대로,

어려운 일이 생긴다 하더라도,

당신에게는 만사가 잘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정확하게 말해 줄 당신의 안내자들이 있다.

어떤 시대나 타당한 진리와

언제나 도움이 되는 처방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그들은 모든 요령을 수집해 놓았을 것이다.

당신을 위하여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한

당신은 손가락 하나 움직일 필요가 없다.

그러나 만일에 사정이 달라진다면

물론 당신도 배워야만 할 것이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1932년)

 

건조하게, 묵시론적으로, 저주하듯이 한 번 읽고,

비분강개해서, 속사포처럼 분노와 비아냥을 쏟아내면서 또 한 번 읽고,

살랑거리는 목소리로, 아첨하듯이, 생글거리면서, 약을 올리듯이... 한 번 읽는다.

 

지금도 '당신'이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지는 모르겠다.

스펙 시대인 요즘엔 돈 있는 사람들만 자유로운 상상력을 가진 것도 열 받고.

MB정권이 애들을 공부하라고, 학교에서 밤새라고, 학원에다 돈 갖다 바치라고

너무 들들 볶아서 짜증스럽기도 하던 차인지라... 

내가 이해하기 쉬운 시였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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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6 08:10 2008/04/26 08:10

꿈이라는 에너지

2008/04/23 13:00 꿈 일기

동양식 꿈풀이를 믿던, 정신분석학 지식대로 꿈을 분석하던, 개꿈으로 치부하던....

내게는 꿈을 꾼다는 것 자체가 나의 특정한 상태를 알려 주는 일이다.

즉 무언가 고여 있는 에너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평상시만큼의 에너지인데 쓸 데를 찾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새로이 창조적인 기운이 꿈틀꿈틀 올라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잡념 또한 에너지가 남아서 생기는 것이니.

 

여하튼 나는 가끔 기억할 만큼 강렬한 꿈을 꾸었다.

예를 들어 허리가 반 토막 났다가 다시 붙은 용이 불난 기와집 안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집 앞 강으로 들어갔다가 승천하는 꿈(작년)이라던지,

강남길이 콜롬보 흉내 내는 형사로 나와서 남편을 죽인 나를 잡아가는 꿈(24살)이라던지,

궁전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금화를 잔뜩 줍는 꿈(27살)이라던지,

여자들만 있는 명상의 집에서 영적 지도자들을 만나 대화하다가

내 아니무스로 짐작되는 남자와 모험의 길을 떠난다던지 하는 꿈(26살),

혹은 예루살렘 유적지에 가서 예수의 관 모형을 열어 본다던지 하는 꿈(10살) 등이었다.

 

2005~2007년 사이 불면증으로 워낙 고생을 한 터라

요사이 제법 숙면을 이루는 것만으로 감사했지만,

한편으론 따로 좀비 영화나 스릴러 영화 돈 주고 안 봐도 될 만큼

꽤 다양한 내용을 볼 수 있던 꿈이 없어진 게 약간 아쉬운 감도 있었다.

 

그러더니 이번 달 들어 이런저런 특이한 꿈들을 다시 꾸기 시작했다.

좀비들이 지배하는 지구에서 단 400명만 지구 탈출의 기회를 주는데,

그 기차에 탈 수 있을지 없을지 하는 꿈이라던가

어제 글에 쓴 대로 꿈에 도둑을 쫓아가서 돈을 돌려받고, 다시 얼마간 나누어주기까지 하는 꿈

(무료 해몽 사이트에 가서 물어보니, 걱정하던 일에 대해 마음이 놓일 징조란다. ^ ^),

오늘 새벽에는 Y군이랑 불고기집 갔다가 그 머리카락에 불이 붙어서 끄느라 아주 혼이 났다

(이 꿈도 해몽 사이트에 물어보니, Y군한테 온힘을 다해 해결할 일이 생겼다가 어쨌든 해결은 난다 하여, 주책스럽게도 군에게 전화까지 걸어 해결 잘하라고 격려까지 해주었다.)

 

우열을 가릴 수는 없지만, 꿈을 무시하거나/꾸지 않는 사람들에 비하면

우리 집안 사람들은(특히 모계 쪽으로) 꿈을 믿고, 그러다 보니 신경 쓸 만한 꿈을 꾸기도 한다.

엄마는 큰이모가 돌아가시는 날 새벽에 도움을 요청하시는 꿈을 꾸셨고,

나는 그분이 돌아가신 후 얼마 되지 않아

이승에서 겪은 고통을 호소하시는 꿈을 꾸었으며,

(내게 전에 살던 대로 살면 그 고통을 물려주신다 해서.... 얼마나 겁을 먹었는지 모른다)

막냉이는 돌아가신 막내 삼촌이 어떤 여자아이와 부녀지연을 맺고

잘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하시는 꿈을 꾸었다.

작년엔 꿈히 하도 히한해서(그리고 내 심신이 좀 지쳐 있어서)

엄마 편에 전문 해몽가에게 물어보니

동생 Y양이 상 받을 일(실제로 문화진흥위원회에서 전시지원금을 받았다)이 있다는 꿈을 꾸기도 했다.

 

뭐 완전히 믿느냐 하면, 또 그렇지는 않지만...

무언가 특이한 꿈을 꾸면 좀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해몽이 있으면 그럴지도 몰라... 하고 기분이 좋은 거고,

나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하면, '조금 조심하자.' 혹은 '좀더 노력하자.' 정도의 마음을 먹는 거다.

 

아까는 에너지가 남아서 꿈을 꾸는 걸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사실 현실에서는 확실히 내 상태가 안정적이지 않을 때 꿈을 꾼다.

꿈은 내가 움직이고, 감행해야 할 때임을, 지금 이 상태로는 안 된다고 알려준다고 한다.

바로 그 생각 때문일까? 아니면 흐린 날씨 탓일까?

며칠 간 이어진 특이한 꿈들 사이에서 유독 깨어나질 못하고,

(할 일 많은데... 오전 그냥 보내고, 점심도 아침 대신으로 사온 빵으로 때우고....)

계속해서 좀 어색하고 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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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3 13:00 2008/04/23 13:00

빗속에 쓰는 며칠분 일기

2008/04/22 23:23 생활감상문

며칠 간 날은 더웠고, 그 탓인지 소화불량과 간단한 짜증에 시달렸다.

토요일엔 북한산 진달래 능선으로 등산 갔다가 산에서 기분 좋다고 김밥에 와인까지 과식하고는

하산해 맥주에 골뱅이무침, 추어탕 반 그릇까지 먹고는...

소화제 먹고, 다음날 집에서 꼼짝 안 하며 하루 세 끼 다 먹었더니....

어제 아침 먹고 확실히 소화불량 징후가 나타났다.

결국 점심, 저녁 두 끼 굶고, 오늘 아침엔 에너지바 두 개와 커피 한 잔.

점심부터 밥 먹기 시작.

 

그 사이 집엔 인터넷이 안 되어 답답해하다가.... 오늘 저녁 재개.

(그 덕분에 일요일에는 1월부터 최근까지 본 영화표를 노트에 붙이고 책상을 정리했다.)

 

금요일엔 회사에서 작은짐승 님 포스트에서 자극받아 산 브레히트 시집에서

시를 한 편 베껴두다가 블로그 창을 닫아 버리는가 하면,

어제는 칼퇴근해서 서랍장 배송 받고 미용실로 건너가 차례 기다리며

소화불량(먹을 것뿐 아니라 독서와 일과 글쓰기를 포함해서)에 관해 몇 줄 쓰다가

순서가 되어 비밀글로 저장해 두었지만... 오늘 이어갈 기운 없어서 삭제.

(기분전환 삼아 한 달을 별러 산 서랍장과 이틀을 별러 자른 머리모양은 둘 다 제법 성공했다)

 

비는 오고, 할 일은 많음에도,

J옹에게 N언니 아들네미 돌잔치 건으로 전화한 것을 시작으로

친구 서넛에게 메신저와 전화로 집적집적.

(사실 내가 걸기는 했다만, 수다가 길어진 건 H군 때문이다.
마침 뭐 열받는 일이 있더라고. 열심히 들어주고, 또 몇 가지 위험요소에 대해 충고를 했지)

 

어제 간만에 집에서 교정 보다가 잤더니 역시 잠자리가 불편하더군.

잠을 잘 못 이루다가 겨우 새벽에 잠들어 꾼 꿈에서....

지갑을 도둑 맞았다가.... 되찾았는데.. 알고 보니 빈 지갑.
전/현 직장 사람들과 택시 타고 가다가 돈 찾는다고 무작정 뛰어내려서
빈 지갑을 되찾은 장소에서 서성이니까.... 수다 떨던 아줌마들이 도둑을 알려준다.
화를 버럭버럭 내서 돈 5만 원을 되찾았다. 노점상을 하는 그는 내게 5만 원을 돌려주자...
7000원이 남았더군. 웬지 또 미안해서 만 원을 주고 꿈에서 깼다.

오후에 무료 꿈풀이 찾아보니... 도둑이 들면 내 근심걱정을 다 들고간 건데...

난 도로 찾아왔으니 근심걱정을 되찾아온 셈인가?

  

원고는 딱 세 줄 보았는데.... H군 얘기 들어주면서

형광등 끄고 촛불 켰더니... 일할 마음 싹 사라지네.

에잇. 세탁기 돌린 빨래나 널고 자야겠다. 내일은 야근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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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2 23:23 2008/04/22 23:23

wffis 2008 그리고 또 골골, 더하여 약간의 반성

2008/04/13 22:10 생활감상문

어젯밤에 나름 정성 들여... 어제 갔던 여성영화제 풍경과 이런저런 소회를 포스팅했으나...

(상하이 룸바드림 걸즈 / 팝의 여전사  동시상영, 이렇게 두 타임을 H양과 관람했고,

그 와중에 늘 마음의 빚이었던 이대 KEH 선배와 우연히 만나... 생사를 확인했다. )

제목 수정을 한다는 것이 그만 삭제를 눌러 모두 사라져 버렸다. T T

실의에 빠져 괜히 티비 리모콘만 괴롭히다가 잠든 게 새벽 한시.

 

아침에 일어나니 온몸이 찌부둥.

(어제 영화 두 타임 보고, 아이쇼핑하고, 집에 와서 장시간 컴퓨터 쓴 것도 나빴지만...

이미 야근, 영어학원, 비 오는데 선 보기, 영어학원, 야근으로 이어진 주중 스케줄이 사단이었다.)

목용탕 가서 뭉친 근육 좀 풀어주고 영화제 갈까 했지만...

그나마도 기운 없어 탕에서 땀 빼다 영화 포기하고 귀가하는 사태가 날 것을 우려하여...

집에서 대략 이런저런 시간 때우다 뜨거운 샤워로 대치하고 30분 일찍 아트레온 도착.

(<붉은 거리>에서 <키드의 특별한 여름>으로 갑자기 바꾸는 바람에 현장 예매를 해야 했다.)

 

일요일인지라 한산했다.(어제는 제법 붐볐는데.)

표도 수월히 구했다. 올해는 홍보가 부족했는지, 뭐가 문제였는지...

오늘 본 영화는 자리가 꽤 많이 남아 있었다.

 

아침엔 단편 모음인 꽃은 피고 지고 / 라크쉬미와 나 / 축하해요! 데이지 그레엄 / 신부, 도망가다 세트를 후배 HN과, 오후엔 키드의 특별한 여름를 JY와 보았다. 

 

하나하나 생각해 보면.... 할 말이 많은 영화들이겠지만,

오늘은 골골인지라 곰곰히 생각하는 건 삼가는 게 좋겠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요새 포스팅은 자주 하면서도,

피곤하다는 핑계로 제대로 글을 쓰는 경우는 별로 없는 듯싶다. 뭐 언제는 깊이 있는 글을 썼냐만은.

 

KEH 선배가 졸업한 지 이미 6년이 지난 논문을 그래도 보고 싶다 해서...

(사실 나도 6년 내내 이 양반한테 논문 못 드린 게 죄송하긴 했다. 워낙 잘해 주신 분이라.)

한 부 드리기로 한 김에 어제 좀 읽어 보았다.

(졸업 이후 논문을 읽어 본 게 처음은 아니고, 잘 쓴 논문도 아니다만...)

지금은 이만큼 쓰려면 못 쓸 것이고, 문체도 바뀌었고, 호흡도 짧아졌고, 글을 쓸 때 신경 쓰는 부분도 달라졌다. 사실 내 논문은 석사 논문 치고도 짧은 논문임에도... 대체로 대학원 시절 배운 내용이나 페이퍼 관련된 내용은 모두 합친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니 결국 또 글쓰기란 뭔가를 표현하는 게 아니라 공부한 걸 정리하는 일이라서... 노트북만 사서 책상에 올려놓는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구나...라고 절감했달까?

(그러고서 나름 어제 영화 본 걸 까먹기 전에 써 보려고 했는데... 그걸 날려서 더욱 실의에 빠진 셈)

 

그럼에도 오늘은 일찍 자야지. 아, 정말... 그만 골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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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3 22:10 2008/04/13 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