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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
당한다고 생각하면 별로 기분 안좋고
하는 사람은 짜릿한 그것.
<횡단보도 선동>
어렸을 때 나의 여동생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거짓선동에 맛이 들렸으니,
바로 횡단보도 선동이었다.
그 때 관찰한 것들....
횡단보도 앞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할 때,
빨간 불일 때 적당한 때를 봐서 차도로 한걸음 딱 내딛으면,
소노여남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우르르 길을 건너기 시작한다.
어떤 사람은 한걸음만 내딛고서 멋적은 듯 다시 돌아가고,
상당수의 사람들은 꽤 멀리까지 나아간다.
극소수의 사람이 스스로 신호등을 재확인 하고 제자리에 멈춰있다. 그러나 이들도 '움찔' 하기는 한다.
참 별거 아니지만,
심리학에서는 이름도 붙여놓았을 법한 집단행동심리를 이용했던 것 같다.
0.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동일한 목적을 가진 다수의 군중이 있어야 한다. '길을 건너서 저쪽으로 간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우선 적당한 시점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1.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차량의 흐름이 잠시 끊겼을 때 해야한다. 차들이 눈에 보이게 저돌적으로 달려오고 있을 때는 사람들도 위협을 느껴 무조건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는다.
2. 파란불이 켜질 때가 되었다는 암묵적 동의가 이루어 졌을 때에 성공률이 높다. 빨간불이 된 지 얼마 안된 때, 즉, '아직 파란불이 될 때가 안됐는데?'라는 의문에 선동이 바로 부딪히게 될 만큼 성급하게 시도될 때는, 사람들은 누군가 차도로 내려가도 신호등을 먼저 확인하지 따라 내려서지 않는다.
3. 이 경우, 태연한 행동이 중요하다. 파란불이 켜졌다는 것을 의심할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러운 발걸음으로 내려설 것
까딱하면 죽는다.
4. 우르르 길을 건너면 오는 차들의 눈에도 잘 띄기 때문에, 차들이 그걸 못보고 계속 달릴 가능성이 적다.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
그러나 태연하게 행동한답시고 아무도 안따라오는데 혼자 계속 걸어나가면, 혹은 나야 빨간불인걸 아니까 일보만 전진하고 섰는데, 노멘탈로 따라서 건너버린 사람이 한두명으로 극소수인 경우, 달리던 차량에 치일 확률이 더 높다.
5. 빨간불이었으나, 일단 한번 보행자들이 횡단보도를 점령하면, 계속 보행자 통로로 사용할 수 있다. 발길이 끊기지 않는 한.
6. 일단 여러명이 횡단보도의 1/4 정도만 나아가면, 그 다음은 서로의 눈치를 본 뒤 그냥 끝까지 건너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 선두그룹이 뛰어가면 뒤이어 오는 사람이 없지만, 그들이 원체 깡이 있는 사람들이라 '차들이 섰네? 에이, 몰라~ 걍 걸어 가~~' 하며 슬슬 걸어가버리면, 뒤에 움찔했던 사람까지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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