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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3 변명

1. 질문이 중요하다. 자신이 무엇이 궁굼한지, 무엇을 더 알고 싶은지 진정 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한다.

2. 자신에 대한 질문 없이는 모든 것이 뜬구름 잡는 개소리다.

3. 너는 그런 게 없다.

대답: 있는데요?

참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나, 변명하기 위해서 쓰는 글은 쓰는 당사자도 짜증나고 읽는 이도 짜증나는 것 같다. 그래도 정리는 한다.

나는 일단 소설과 만화가 좋다. 풀어서 이야기 하자면 서사가 좋다. 이야기가 좋다. 이건 그냥 왜, 이유가 붇지 않는 사실이다. 좋은 서사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며 감동하게 한다. 동시에 나를 자극한다. 그래서 많고 많은 과 중에서 한국어문학과를 선택하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소설책 읽기 모임을 기획해본 적이 있고 그래서 나는 책을 읽고 혼자 서평을 쓴다. 소설을 쓴다. 이렇게 구차하게 증거물을 대는 내가 비참하다. 삶속에서 그대로 들어나길 바랬는데. 글로서, 행위로서 드러나길 바랬는데, 결과적으로 글은 없고 이렇게 주장과 변명만 있으니. 한심하다. 그러니 이러한 슬픈 조언이나 받지. 동시에 말하면 그리 나한테 관심 있는 것은 아니잖아?

아무래도 의심스러워 계속 의심해봤다. 그냥 책을 좋아하는 내가 좋은 것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책이 좋은 것인지. 그냥 지금까지 읽어왔던 책들이 모두 자기만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저 허세이고 책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책 읽는 나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이렇게 계속 고민해오면서 하나씩 소거하다보니 결국에 남는 것은 글, 책에 대한 미련과 질문들이다. 책으로 세상이 변할 수 있을까? 어떠한 글이 삶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하게 하는가?, 좋은 글이란 어떠한 글인가? 글을 쓰는 순간 어떠한 책임, 의무가 부여되는가. 그래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글이란 것은 정말로 괜찮은 수단인가? 이러한 질문들은 정리 하지 못하되 내 안에서 가지고 있는 것들이다. 이게 내가 책을 좋아하든지. 그런 나를 사랑하고 싶은 것인지, 그냥 허세인지 상관없이 이러한 문제는 내 안에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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