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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30

전에 자신만만하게 여행 간다고 자랑해놓고 보여줄 만한 어떠한 글도 쓰지 못 한채 여행 전날 이렇게 끄적거리며 용두사미의 끝장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내가 자기를 혐오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에서야 실은 자기애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글, 여행을 만들기 위해 뻘짓 하다가 결국엔 그만두었다. 왜 여행 한번 가는데 이렇게 스트레스 받아야하는지 의문이다.

난 왜 여행을 가고 그게 왜 서울인건가?

 

1. 놀러가고 싶다.

너무 청주에 오래있었다. 이미 놀러가고 싶은 욕망은 봄이 왔을 때부터 있었지만 갈 사정이 되지 않았고, 그리고 봄바람에 의지해서 여행을 떠나기에는 너무 늦었기에 참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나름의 놀 구실과, 시간이 군대를 통해 만들어졌다. 군대를 가야되니 알바를 그만두어야 했고 시간과 돈이 생겼다. 하지만 나는 정말 놀고 싶었던 지라 다음 여행지를 서울을 선택했다. 자아, 자신과 대면하는 것은 매우 고된 노동이다. 딱 제주도, 지리산을 걸었던 딱 그만큼의 노동이고 나는 지긋지긋한 나 대신 다른 사람, 다른 지역, 다른 글들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내보내고 싶었다. 나는 그리 큰 그릇이 아닌지라 많은 것을 담아두지 못 한다. 끙끙 한줌도 안 되는 것을 아무란 표현 없이, 만남 없이 그저 끌어안고 가기는 싫다. 그리고 내가 나의 것을 들어내는 방식은 글이다. 

2.

진짜 원해서인지, 집착인지, 허세인지, 그저 관습인지는 몰라도 나름 책은 읽어왔으며, 청주에 없어서 읽지 못한 글들이 있다. 이미 절판되서 찾기가 거의 불가능한 책이 한권, 보고 싶었던 논문이 두어개 있고 양장본 삽화를 보고 싶은 책이 한권 있다. 논문은 일반 도서관에서 구할 수 없으며, 대학교 도서관에 있는 것은 상당히 제한적이며, 인터넷으로 보려면 돈을 내야한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읽으려 한다.

 

3.

내가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곳, 내가 같이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만나고 싶다.

 

4.

잊고 살았던 친구 면상이나 한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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