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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가 아프다....

 

오늘 아침 버스를 타고 병원으로 갔다. 어제는 저녁 9시 25분에 들어갔다 나왔는데 주차비가 2,500원이 나왔다. 병원 주차비는 보호자는 저녁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1,000이다. 그래서 주차비가 걱정이다.


오늘 하루 종일 병원에서 하경이 주변에서 지킴이 노릇했다. 아내 체력이 떨어지는 것에 반비례하며 하경이는 생생해지고 있다. 하경이는 아픈 아이 치고는 잘 먹고, 잘 싸고, 잘 논다. 그래서 내심 토요일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는데 병원에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병실은 6인실인데 오늘 4아이가 집으로 돌아가 6인실을 2인실로 사용하고 있다. 아내는 평소 하경이를 껌딱지라 부르는데 인석이 병원에 입원하고서는 엄마한테 껌딱지 노릇을 더 한다.


연말을 병원에서 보낼 생각을 하지 착잡하다. 아버지가 저녁에 병원에 오셨다. 일을 끝내고 집에 가셨다가 병원까지 되 집어 오신 거다. 걱정하실까봐 하경이 아프다는 연락을 안했는데 토요일 병원에서 못 나갈 것 같아 이실직고 했다. 토요일에 병원에 오신다고 하시더니 하루를 못 기다리시고 병원에 찾아오셨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는 말씀드리지 말라고 하셔서 말씀드리지 않으려했는데 하경이 아픈 것을 비밀로 하기에는 쉽지 않아 아내가 전화를 드리기로 했다.


하경이는 아내가 보고 난 금요 기도회 때문에 아버지와 함께 병원에서 나와 아버지와 버스를 함께 타고 지하철도 탔다. 지하철에서 술 취한 사람의 소리가 들려온다. 친구인지 후배인지에게 술 좀 사달라는 전화를 하는데 상대방이 거절을 하는 것 같았다. 술 취한 사람은 회사에서 진급이 되지 않아 맘이 상한 것 같고 상대방은 그런 주정을 받아 줄 여유가 없는 것 같았다.


전화 내용이 하도 씨발 어쩌고 하는 통에 말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내버려 뒀다. 괜히 건드렸다가는 속뒤집어 지는 일이 생길 것 같았고 오죽하면 술사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그렇게 같은 소리를 반복할까라는 생각도 났다. 결국 우리가 만난지(?) 두어 정거장 뒤에 쓸쓸한 뒷 모습을 한 채 사라졌다. 아버지와 헤어진 후 금요 기도회가 끝나고 병원으로 가려는데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침 일찍 오라고... 괜히 주차비 낭비하지 말라고... 그리고 주일 준비하란다.


사실 병원에서 토요일에 집에 올 수 없다는 말에 잠깐이지만 짜증이 났다. 돌아오는 주는 송구영신 예배다. 지난 2006년을 돌아보고 2007년을 준비하는 예배다. 그런데 하경이에게 매달리느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짜증이 났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누군가를 원망한다고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짜증이 났던 것은 주일 점심이나 저녁 송구영신예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내의 손길을 원했기 때문일 것이다. 평소 성도들에게는 형편이 되지 않으면 가까운 곳에서 예배를 드리라고 하면서 왜 난 아내에게 그런 자유를(?) 주지 못하는 것일까? 하경이 때문에 병원에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난 그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까?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아침 일찍 병원에 가려면 그리고 병원에서 하경이 지킴이 노릇하려면 난 그만 자야 한다. 하경이는 움직이는 폭탄이다. 몸이 정상으로 돌아올수록 하경이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입원 다음 날 아침 하경이가 엄마의 감시와 침대 안전망을 뚫고 바닥으로 철퍼벅.... 다행히 보호자 침대로 떨어져 다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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