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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는 3월

그런 친구들도 있다.

우리 사무실에 있다.

50분짜리 방송 프로그램을 1주일에 세편씩 만들어내는 친구들...

90분짜리 방송 프로그램을 1주일에 한편씩 만들어내는 친구들도 있다.

그들은 일만 하고 산다...거의 그렇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일을 감당할 수 없다.

나는 그들이 어떻게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나는 일만 하고 사는건 정말 싫다.

일 할 때는 하지만 나는 빈둥거리는걸 좋아한다.

빈둥거리고 노닥거리는 시간이 나에게는 진짜 삶이다.

일하는건 빈둥거릴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이다.

 

그런데 3월의 내 일정표를 보면 빈둥거릴 틈이 보이지 않는다.

30분짜리 두 편, 2시간짜리 한 편, 60분짜리 또 한 편...

네 편의 프로그램에 대한 진행 스케쥴이 달력에 새까맣게 표시되어 있다.

정말 맘에 안든다.

그래도 할 수 없다.

한다고 했으면 하는 것이다.

나는 두 말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핑계대는 것도 싫다.

우는 소리 하는건 더욱 싫다.

 

그래서 그냥 한다.

그래도 속터진다.

이렇게 살아야 하나?

나무에 물이 오르고 풀들이 싹을 틔우고 꽃들이 피어나려고 아우성인데...

 

남도에 가고 싶다.

막 봄이 오는 그 시점에 남도의 붉은 황토와 화사한 봄꽃들이 이제 막 피어나는

그 순간의 풍경을 맞이하고 싶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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