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포럼에서 진보넷이 발제하기로한 "웹2.0 ? 정보운동 2.0! " 발제문의 일부분입니다.
이전에 썼던 글들을 줄이고 덧붙이고해서 정리한글입니다, 괴상한 단어들이 많이 쓰였는데, 고치기 귀찮아서 내버려 두었습니다. -_-.;; 길어서 누가 읽을런지. 게다가 2004년도에 쓴글의 재탕이라 상당히 괴롭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를동안 대체 뭘한건지.

이것보다 관련글들을 읽는게 도움이 되실듯.
관련글 목록:
웹2.0? 정보운동2.0!_지음
사이버 세상의 주민, 블로그 _ 지음
정보운동2.0을 향하여_지음
블로그들의 네트워크, 블로그스피어_지음
블로그실험제안 동기서_달군
(블로그)아트와 진보(블로그)_달군
삶의 미학으로서 운동_너부리
2.0_지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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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벗어나기 – 블로그


블로그 문화의 등장은 하나의 분기점이다. 블로그는 네트를 떠돌던 개인들을 각자의 맥락안에서 실체화하는것을 돕는다. 블로그 등장 이전에 홈페이지를 갖기 위해서는 (기존 프로그래밍 언어보다는 훨씬 쉽지만) 기술적 지식을 갖고 제작에 노력을 투자해야 했지만, 블로그는 쉽게 누구나 자기 홈페이지를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기능적으로도 기존의 정적인 웹페이지에 비해 개방적이고 연결성이 강화되어,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고 외부와 링크를 갖지 못해 네트안에 고립된 섬들로 존재하기 일수 였던 개인들이 다른 개인들과 쉽게 링크될 수 있게 되었다.이제 블로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묻는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을정도로 대중화 되었으며, 하나의 문화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는 웹안에서 사회운동이 고립된 섬이 되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처음에 가졌던 희망들은 어디로갔나? 반성과 함께 우리는 다시 한번 질문해야한다. 어떻게 다시 대중 속으로 침투할 것인가, 그리고 우리의 담론들이 힘을 얻고, 효과를 발휘하게 할 것인가. 그리고 대안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고 그것이 어떻게 제 사회에 파열음을 내게 할 것인가. 물론 이에 대해서는 깊은 논의와 다양한 방향의 실천, 실험들이 요구될 것이다.

블로그으로 산개

기존의 인터넷 문화는 게시판-포럼 중심 문화였다. 일정의 공동체를 형성한 집단이 한 곳에 모여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우리 인터넷 문화의 중심이고 힘이었다. 물론 운동사회 역시 다르지 않다. 오히려 CUG(closed user group) 형태의 게시판, 커뮤니티가 주요한 소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국가권력의 감시와 통제하 상황에서 조직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데서 오는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소통 구조는 현재적으로 유효한 맥락이 분명히 존재하나, 단지 그것으로만 국한되었기 때문에 그룹외부와의 소통의 고리들을 잃거나 얻지 못하고 고립되었다. 운동 사회는 안으로만 말린 하나의 섬이 되어 버린 것이다. 또한 일반적인 공개 게시판-포럼이라고 할지라도, 그 게시판 하나의 노드에 접근하는 링크들은 일정정도로 국한되게 되어있다. 그리고 참여에 있어서도 몇몇 적극적이고 논의를 주도하는 이용자 외에는 단지 관망하며 참여하지 않고 스스로를 타자화 하거나 보헤미안으로 머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면 블로그는 개개인들이 하나의 노드가 되어 랜덤하게 대중들과 만나는 기회를 갖고, 대화형 소통을 하게 하는 것을 가능케했다. 운동사회의 담론과 대중과의 접점이 넓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단순히 수적으로 생각해보아도 이해가 쉽게 간다. 단체 홈페이지 2-3개가 대중과 소통하고 전이시킬수 있는 접면보다 개개인 블로거 100명의 접면이 훨씬 넓다. 뭉쳐저 있는 한 점에서 한 방향으로 나오는 목소리가 아니라 산개한 점들이 각각의 색깔과 방향성을 담보하면서 상호적으로 소통하는 것. 그 기제로서 우리는 블로그를 제안한다. (저항자)개인들을 섬 안에서 구출하고 자기만의 방을 내어주는 작업, 그것이 진보 블로그라는 프로젝트의 발단이다.

현실 사회의 소통에 있어서 어떤 권력이 한곳에 집중, 독점된 상태에서 대중들은 '수용'의 역할 밖에 할 수 없었던 반면,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정보 혹은 주장을 공적인 공간에 비교적 쉽게 풀어 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대중들이 독점적 지위에 있던 기존 주류 매체들을 텍스트화해서 분석과 비판을 통해 감시 견제 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 중에서도 블로그는 어떤 그룹에게만 공개된 커뮤니티라던가, 어떤 주제에 국한된 게시판 등과 조금 달리,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오로지 개인적인 맥락하에서 정보, 입장을 계열화하는 매체라는 점에서 좀더 참여적이고 적극적인 의미의 주체로서의 개인들을 인터넷 공간에서 만나게 해준다. 이는 기존 운동사회의 경직성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개인들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실제로, 블로그에서 만나는 개개인들은 단체로 만나는 그들과 전혀 다르며, 굉장히 다양하다.


개인들은 그 자체로 노드이기도 하고 노드이지 못하기도 하다. 노드란 매듭 혹은 얽힘, 혹은 생성되는 곳, 마주치는 점, 접속점 혹은 분기점을 의미한다. 생성되는 곳이라는 점에서 개개의 개인(블로거)들은 노드이지만, 다른 노드와 교차하고 만나게 하는 링크를 가지지 못한다면 노드가 아니다. 네트워크는 노드들과 그것들을 가로지르는 링크들로 구성된다.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어떤 노드들도 서로 링크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가능성만으로 그치거나 그것을 자발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힘든 일이다.


블로그의 트랙백이라는 기능은 이것을 상대적으로 아주 용이하게 한다. 각각의 글(포스트)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 다른 글로 링크를 맺는 것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포스트 스스로가 마주침을 위해 찾아간다. 정보와 담론들이 수평적으로 서로 링크를 주고받으며 얽힌다. 피상적인 인간관계를 넓히는 수준이 아니라 각각의 생각들과 활동들이 충돌하고 만나고 계기들을 만들게 된다. 트랙백은 표준적 기술지원이기 때문에 진보 블로그에서 네이버로 네이버에서 엠파스로..블로그의 허브들이 어디이건 간에 어떤 사회적 집단에 속한 개인이건 간에 다른 집단의 개인에게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


블로그는 논쟁보다는 공감으로서의 정치를 용이하게한다. 블로그는 분산적인 성격을 갖기때문에 한 주제에 대한 집중적인 논쟁보다는 공감하고 전이시키는 것에 더 가깝다. 분산적일 뿐아니라 한 개인의 사적이고 경험적인 일상의 기록이 주가 되기때문에 그것들은 감정이입이 쉽고, 또 다른 개인에게 연상작용 혹은 전염을 시킨다. 트랙백으로 이어지는 글들을 보면 논쟁적인 것도 많지만, 비슷한 이야기들이 주되고, 그런 연쇄작용이 오히려 생산적으로 보일때가 더많다. 배타적으로 경쟁해서 도태시키기(설득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보다는 공감을 이끌어내고, 전염시켜버린다.



광장과 연대체로서의 블로그를 고민하자


대중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비교적 수평적으로 내지르는 것이 분산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비문이라서 고쳤음. 그래도 뜻을 알수 없는 이상한 문장이군) 전복적 힘을 획득하려면 그 목소리들은 다양한 지점에서 교차하고 모였다 분산했다를 반복해야 한다. 이는 커뮤니티적 소통 방식에 가까울 것이다. 즉 블로그의 분산적 성격이 개개인의 '발화'를 가능케 한다면 , 그것이 일정한 정치적 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혹은 사회적 의미성을 가지는 사건 혹은 힘들이 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적 소통 역시 필요하다.


때문에 블로그-개인화는 다시 광장-커뮤니티를 고민해야 한다. 사람들이 떠들고 오가고 만나고 충돌하거나 때론 싸우고 하는 시끌시끌한 광장. 말들과 생각들, 그리고 행동들이 교차하는 곳. 그리고 그것들이 하나의 에너지가 되어 힘이 되어 그 영역을 온-오프로 확장해 나가는 곳. 블로거가 각각의 노드라면, 진보 블로그는 그 집합체, 허브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진보 블로그는 하나의 정치적 커뮤니티이기도 하다. 단일하지는 않지만 정치적 입장이 상대적으로 비슷한 집단의 커뮤니티. 어떤 가입형 블로그도, 어떤 블로그 이용자 모임 혹은 허브사이트들도 '정치적 입장'에 의해 구성되어 있지 않다. 이런 점은 진보 블로그만의 독특한 강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이 때문에 또 다시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일 수도 있을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실험할 것인가 이것이 우리의 문제이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광장에는 중심이나 주인이 없다. 운영에 있어서 블로거와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활동가 사이에 위계나 기술 독점현상이 있어서는 안된다. 때문에 블로거 각자가 운영에 언제든지 개입하고 그것에 대한 공동의 논의를 통한 수렴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 자체가 일종의 실험이 될 것이며, 기존의 공간들과 다른 질서를 갖는 공간을 마련함으로서 비 동질적인 부분들을 확장해 나갈 것이다. 우리가 인터넷에 대한 국가와 자본의 통제에 맞서 반대 전선을 긋고 싸워왔다면 동시에 이제는 인터넷 공간의 가능성을 발현시키기 위한 실험들을 시작해야 한다. 다른 방식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검증해내고 확장해 내야 한다.

진보블로그의 메인페이지가 일정정도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역으로는 외부와의 단절된 커뮤니티가 머무를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때문에 진보블로그 메인은 진보넷에 개설된 블로그들만의 네트워크가 아니라 외부로 열려진 어떤 블로그 서비스를 쓰던 간에 ‘정치적 경향’을 매개로한 메타 블로그가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는 지점이 바로 여기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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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4 03:19 2006/03/24 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