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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춘 (11) 2008/01/23
입춘
-황인숙
바람이 쿵쿵거리며 몰려왔어.
숲은 발가락을 꼭 오므리고
어깨를 움츠렸어.
그녀의 엉성한 머리는
울창하게 나부꼈어.
바람은 흰 불꽃을 튕기며 보라쳤어.
어린 나무가 울 듯이 속삭였어.
못 견디겠어요.
흰 불꽃은 아랑곳않고
마른 나뭇가지를 핥았어.
포식한 바람은 제먹대로 쏘다니며 흥얼거렸어.
그는 고리지 않은 음정으로
이윽고는 인디언처럼 고함치며
숲을 누벼 돌았어.
그는 목이 쉬도록
돌고, 돌고, 돌고
이제는 눈을 감고 돌았어.
한 나무가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었어.
미쳤군.
옆의 나무가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었어.
미쳤군.
그 옆의 나무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어.
쿡쿡 누군가 웃기 시작했어.
쿡쿡쿡 누군가 따라서 웃기 시작했어.
쿡쿡쿡쿡 나무들은 몸을 비틀며
정신없이 웃어댔어.
내 마음 속에 나뭇잎새가
찰랑찰랑 차오르며
목젖을 간지렸어,
어제 누가 내다 버린 시집을 주웠다. 운좋게도 황인숙, 백석 시집이 있길래 챙겼다.
같이 살게 된 친구와 어떤 사람에게 읽어 주었다.
어떤 시는 눈으로 읽는거보다 소리내어 읽는게 좋은거 같다.
배고파 죽겠다.
독립라이프는 배고픈거구나.
-황인숙
바람이 쿵쿵거리며 몰려왔어.
숲은 발가락을 꼭 오므리고
어깨를 움츠렸어.
그녀의 엉성한 머리는
울창하게 나부꼈어.
바람은 흰 불꽃을 튕기며 보라쳤어.
어린 나무가 울 듯이 속삭였어.
못 견디겠어요.
흰 불꽃은 아랑곳않고
마른 나뭇가지를 핥았어.
포식한 바람은 제먹대로 쏘다니며 흥얼거렸어.
그는 고리지 않은 음정으로
이윽고는 인디언처럼 고함치며
숲을 누벼 돌았어.
그는 목이 쉬도록
돌고, 돌고, 돌고
이제는 눈을 감고 돌았어.
한 나무가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었어.
미쳤군.
옆의 나무가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었어.
미쳤군.
그 옆의 나무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어.
쿡쿡 누군가 웃기 시작했어.
쿡쿡쿡 누군가 따라서 웃기 시작했어.
쿡쿡쿡쿡 나무들은 몸을 비틀며
정신없이 웃어댔어.
내 마음 속에 나뭇잎새가
찰랑찰랑 차오르며
목젖을 간지렸어,
어제 누가 내다 버린 시집을 주웠다. 운좋게도 황인숙, 백석 시집이 있길래 챙겼다.
같이 살게 된 친구와 어떤 사람에게 읽어 주었다.
어떤 시는 눈으로 읽는거보다 소리내어 읽는게 좋은거 같다.
배고파 죽겠다.
독립라이프는 배고픈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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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라이프는 배고픈거구나. 라는 말이 가슴에 시린다. 크. 옥탑방에 혼자 살던 대학시절. 연애도 끝나고 나니 어찌나 배가 고프던지 매일매일 식빵이며 이상한 볶음밥들을 해먹다가 열나 살이 쪘었지 -_-;; 너는 점점 더 마를 것 같긴 하다만. 크흐흐- 오늘 한예종 놀러오지 않으려냐. 이래저래 사람들 모여 살풋이 한잔 할 듯.
입춘이라니 생각만 해도 조아라.
그런데 이제사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독립라이프는 배고픔이 본질이죠.
배고픔과 궁상은 독립의 옵션이랄까...
엄마 보고 싶어...;ㅁ;
나 독립하니까 매일오회식사병 고치고 매일이회식사만 하게 되었삼;
난 졸립던데.
거한/ 나는 잠이 안오던데;; 점점 잠자는 시간이 늦어지고, 낮에는 피곤해 미칠지경.
한 달안에 니 안에 내 모습이 보이겠군화...ㅜ.ㅜ어쩌냐...ㅋㅋㅋ
내안에 너있다...가 되는거냐. +ㅗ+
아, 황인숙이네요.^^ 그리고 독립, 역시 해냈군요! 늦었지만 축하해요. 왠지 달군은 잘 살 것 같아요. 저는 벌써 10년차 자취생... ;;;
사슴벌레/ 오 10년;; 해냈어요. 고마워요. 황인숙, 사슴벌레 때문에 알게된 시인이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