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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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선대(1)
하늘우에 옥황상제가 산다는 백옥경에서 남쪽으로 멀리 바라보이는 남악봉에는
3천년을 과부로 산다는 위부인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천상의 선녀들을 데리고 살고 있었어요.
남악봉은 언제나 짙은 운무 속에 잠겨 있었어요.
그것은 하늘선년들의 아름다운 자태가 속세에 드러나지 못하게 하려는 위부인의 엄격한 단속때문이었어요.
'내가 있는 한 너희들은 절대로 바깥구경을 하지 못한다.'
그런 이 남악봉의 운무속에서 일생을 살아야 하는 하늘선녀들의 고달픔은 이루 말할 수 었었어요.
굼뜨기로 소문난 바다거북이도 넓은 바다를 돌다못해 땅에까지 올라오거늘 하물며
세상을 훨훨 날 수 있는 선녀들의 경우에야 더 말해 무엇하랴.
선녀들은 남악봉에서 이따금 멀리 바라보이는 인간세계가 못견디게 그리웠어요.
그러나 그것은 허황한 꿈에 지나지 않았어요.
속세의 인간들과 접촉하려는 기대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그뒤에는 어마어마한 천벌이 뒤따랐던거예요.
위부인이 옥황상제에게 고하여 무시무시한 형벌이 가해지도록 하였던거예요.
위부인이 그토록 선녀들의 속세출입을 못하게 한것은 1만2천봉우리를 거느린 금강산의 절경때문이었어요.
만약 선녀들이 땅우의 금강산을 알고 거기의 사람들과 접촉하는 날에는 인간세계를 그리는
그들의 욕망을 막아낼 수 없는것이었어요.
어느날이었어요.
이날도 의례헤 하는 천당의 법도대로 방안에 단정히 앉아 경전을 외우고 난 선녀들은
날개옷을 입고 운무에 잠긴 남악봉을 훨훨 날았어요.
이때 옥선의 곁에서 날고있던 채선이가 자기의 속심을 참지 못하고 내비치었어요.
"저기 인간세상에는 아름답기로 소문난 금강산이 있다고 하던데...그런덴 한번 가보았으면..."
"채선아, 너 어쩌자고 그런 말을 하니.... 위부인이 알면 또 큰 경친다."
마음약한 옥선의 말이었어요.
"아니, 얘 우리가 무슨 죄를 졌다고 밤낮 이 령봉만을 맴돌아야하니.... 부인이 그리 무섭니."
채선이가 이 일때문에 볓해전에 위부인앞에 큰 경을 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도도히 나오는 것은
얼마전에 말판옹로인에게서 금강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왜하늘의 선녀들은 그런 경치 좋은곳도 가보지 못하고
평생 얽매여 살아야 하는가 하는 불만이 생겼기 때문이었어요.
남악봉에는 8만년을 산다는 팔만옹로인이 살고 있었어요.
위부인의 구속과 등살아래 살아온 자신의 처지로 하여 은근히 선녀들을 동정하며 돌보아주던 로인은
어느날 인간세상을 알고싶어하는 채선에게 자기가 가보았던 금강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던거예요.
로인의 이야기는 그러지 않아도 남악봉생활에 환멸을 그낀 채선의 불만을 부채질해놓았어요.
그러나 천상의 법도가 세상구경을 못하게 되었으니 이일을 어찌하랴.
채선의 심정은 마치 조롱에 갇힌 날짐승과도 같았어요.
그러던 어느날 남악봉을 들었다놓는 요란한 사건이 벌어졌어요.
금선이라는 선녀가 남악봉을 돌아가며 놀다가 귀중한 구슬을 천산빡에 떨어뜨린거예요.
그 구슬이 땅우의 사람들에게 들어가는 날에는 선녀들의 향기가 없어지고
위부인이 부리는 조화의 비밀이 새어나가게 될뿐만아니라
인간세상사람들이 선녀들을 끌어내려갈수 있는것이었어요.
위부인으로서는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수 없었어요.
'큰일났구나.....이 일을 어찌한담....'
험상궃은 얼굴을 잔뜩 찌그러뜨리며 악을 피우던 위부인은 드디어 금궤를 열고
몇만리를 내다본다는 요원경을 꺼내들었어요.
"이년아, 어디쯤에다 떨궜느냐?"
"저쯤이옵니다."
금선이가 가리키는곳을 따라 요원경을 움직이며 내려다보던 위부인은 마침내
금강산의 한골안에 떨어져있는 구슬을 찾아볼 수 있었어요.
"그러면 긇겠지. 금강산의 골안에 떨어졌구나."
위부인은 안도의 숨을 내쉬더니 성이 좀 사그라들었어요.
"예? 금강산 골안에요?"
금강산이라는 말에 선녀들은 다시한번 놀았어요.
'그렇게도 가보기를 소원하던 금강산....바로 거기에 구슬이 떨어졌단말이지?'
그러나 금강산을 구경하고 싶어하는 이들의 마음을 알길없는 위부인은
구슬을 자기만이 찾아낼수 있다는 도고한 자세로 말하였어요.
"그렇다. 금강산의 골짜기로 흐르는 담소에 떨어졌구나. 하마트면 큰일날뻔 했다.
숲속에라도 떨어졌으면 ...어찌할뻔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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